염려와 근심

Views 1648 Votes 0 2016.07.19 21:3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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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려와 근심

 

마르다는 요한복음과 바로 이곳 누가복음에만 나온다. 마리아의 언니지만 성경에서의 비중은 동생에게 밀린다. 마리아를 돋보이게 하기 위한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한다. 그렇지만 독자들은 마리아보다 마르다에게 인간미를 더 느낄 것이다. 좋은 뜻으로 대단히 인간적이다.

마르다는 바쁜 일로 염려와 근심을 벗어나지 못하는 유형의 사람을 대표한다. 대한민국 사람들이 얼마나 바쁘게 사는지는 이미 통계에 잘 나와 있다. 노동의 양과 강도는 세계에서 손가락에 들 정도로 높다. 목사로부터 교회 지도자들과 일반 신자들도 모두가 쫓기듯이 신앙생활을 한다. 물론 다는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그렇다. 목사들은 특히 염려와 근심이 많다. 그런 염려와 근심의 이유가 무엇인지는 내가 굳이 말할 필요도 없다. 마르다의 부엌일처럼 필요하기는 하나 본질이 아닌 것들이다.

염려와 근심을 전혀 하지 않고 사는 게 실제로 가능할까? 가능하지 않다. 염려와 근심 되는 일은 반복해서 일어난다. 아주 크게는 갑자가 불치병에 걸리거나 실업자가 되는 거, 작게는 연봉이 줄어들거나 가족 사이에서 다툼이 일어나는 거다. 나이 든 자녀가 일정한 직업도 없이 빈둥대면 부모로서 근심하지 않을 수 없다. 어느 신자가 트집 잡는 식으로 교회에서 말썽을 부리면 목사로서 근심하지 않을 수 없다. 거꾸로 목사가 신자들의 근심거리가 되기도 한다. 근심하지 않을 수 없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을 사람이 다 초월해버리거나 일시적인 근심까지 않을 수는 없다. 문제는 인생 자체를 염려와 근심으로 보내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자본주의 체제 자체가 우리를 이런 삶으로 몰아간다. 교회도 여기서 제외된 게 아니다.

마르다와 마리아이야기는 종종 설교의 주제가 된다. 대다수 목사들은 마리아의 영성을 바르게 설명한다. 그런데 그걸 좁은 의미로만 본다. 마리아가 예수님 발치에 앉았다는 것을 기도와 말씀생활이라고 본다. 신자들은 마리아의 영성을 말하면서 실제로는 교회 안에서 마르다처럼 산다. 무늬는 마리아인데, 속은 마르다. 그런 신자들이 교회에서는 칭찬을 받는다. 이런 말을 교회 일에 방관자가 되어도 좋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는 이들은 없을 것이다.


주안

2016.07.21 00:25:34

대한민국에 태어나 살고 있는 이들로서

대한민국류의 세상의 염려와 근심 없는 이들은 거의 없다고 봅니다.

공부, 외모, 출세, 돈, 건강...등

그러나 이런 것들로부터 자유할 수 있는 길이

예수 안에 있으니 마리아의 영성을 가져야 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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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섭

2016.07.22 22:42:13

그렇지 않아도 삶이 쉽지 않은 과정인데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과도한 경쟁이 삶을 더 어렵게 만드네요.

어느 사회나 경쟁을 있지만

우리의 경우는 그 정도를 넘어버린 거지요.

주님의 평화가...

Lucia

2016.07.22 21:24:08

무늬는 마리아인데 속은 마르다처럼
사는걸 교회는 칭찬한다... 그렇지요^^
예수에게서 발생한 구원사건이
무엇인지를 알아가는것 외에것에
관심을 줄이기위해
교회일에 방관자가 되고 싶은 요즘의 저..
비정상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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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섭

2016.07.22 22:45:11

교회 일은 객관적으로 어느 정도가 정상이라고 말하기는 어렵겠지요.

주어진 분량에 따라서 본인이 잘 판단해야 하는데,

그 기준은 염려와 걱정을 얼마나 하는가 하는 거겠지요.

교회생활에서 예수 구원 사건을 알아가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는 건 분명합니다.

Lucia

2016.07.22 23:06:18

목사님..금방 답을 주셔서 놀랐어요
조직신학편을 듣다가 혹시 하고
들어왔더니..^^ 고맙습니다.
말씀하신 영적소일거리를 안하는게
제분량에 맞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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