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혁 선교사가 들려주는 인도 이야기

무허가 장례지도사

인도의 길 조회 수 1141 추천 수 0 2022.10.07 06:27:03

영사과 업무는 경찰서 업무와

주민센터 업무를 합해 놓은 것 같다.


자국민을 위한 여권업무

외국인들을 위한 비자발급 업무

공증, 병역, 국적, 가족관계

재외국민등록, 운전면허

신원조사, 출입국사실증명서 발급


거기다 사건사고업무가 추가된다.


공관이 커진 다음

비자담당

사건사고 업무 담당이 분리되지만

이전에는 하나였다.


교민들이 그렇게 많지 않던 그 시절,

비자발급업무가 업무량이 가장 많았고

가장 스트레스 받는 업무는 

사건 사고 처리였다. 


불교발상지인 인도 북부와 네팔에는

불교신도들의 필수 순례지인

8대 성지가 있다.


그중 붓다가 가장 오래 머물렀고

가장 많은 가르침을 베풀었던 

기원정사가 있는 스라바스티.


1998년 겨울 홍대 강사였던 한 여인이

부처님의 족적을 좆아 이곳을 찾아들었다.

근처 알라하바드 다닌다는 

대학생이 2불 계약으로 안내인을 자처했다.


하루 가이드가 끝나고

안내비를 지불하는 과정 가운데서 사단이 났다.

여인이 여는 지갑속에 있는 돈을 보는 순간

가이드이 눈이 돌아갔다.


빼앗으려고 달려들었다.

161센티가 넘는 여인을 이기기에 힘이 부치자

돌로 여인을 쳤다. 


콜카타 출장가있던 영사가 현장으로 가고

김실장은 공항에서 고인의 남동생 부부를 맞아

비행기와 택시로 현장으로 이동했다.


인도 시골에는 영안실이 없다.

찬기운이 도는 움막에 얼음을 깔고 시신을 올려둔다. 

퉁퉁불은 누나의 시신을 본 동생이 

자기 누나가 아니라고 부인했다. 

감정을 갈아앉히고 자세히 보라고 했다.

발에 있는 가족만이 아는 흔적을 보고 통곡을 시작했다.


인도 시골 인심히 후하긴 해도 미신이 심하다. 

부정탈까봐

타지의 사람들에게 화장터를 절대 빌려주지 않는다. 


갠지스강 지류인 사류강변 옆에 

장작을 쌓고 시신을 올려놓았다. 

불이 잘 붙지 않아 주변의 검불을 긁어 모았다.


한 나절이 지나 유골을 모아 

토기 단지에 담았다.


인도 전통 화장법에 따라 장례를 지도했다.


고인의 남동생에게 유골 단지를 들고

임시화장터 옆을 흐르던 사류강을 등지고 서도록 했다.

오른쪽 어깨뒤로 그 단지를 강에 던짐으로 장례를 마쳤다.


두 여인을 한꺼번에 화장해야 했던 이야기는 
북인도의 들판에서 부르던 생명의 노래를 참조.


그외에도 아그라행 열차를 타고가다 

간이역 신흐등 기둥에 머리를 부딪쳐 죽은 한양대학생

새벽 호텔에서 차를 타고 나가다가 전복해서 죽은 여학생

인도의 남쪽 끝 화물선상에서 

사료에서 나온 가스로 죽은 선원 등등등


장작불길 속에서

전기로 속에서 한 줌재로 사라진 사람들...


짧게는 이틀 길게는 4일 정도 유족과 함께 하는 시간은

유족의 이유없는 분노를 감내하는 시간이자

그들의 슬픔을 나누는 시간이 되어야 했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눈감으면 아직도 불길속에 활활 타들어 가던 

그 모습이 훤하다. 


허무가 밀려든다. 


그때마다 죽어도 다시사는

영원히 죽지 않는 부활의 예수님을 바라본다.

이 몸 죽어 우주에 흩어지는 원자가 될지라도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몸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안에서 사는 것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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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22.10.07 20:56:41
*.157.223.46

인도에 계실 때 정말 엄청난 경험을 하셨군요.

죽음을 전면에 드러내는 인도의 장례 문화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게 많은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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