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26일, 금
천당 양보 발언
지난 설교 중반부에서 거짓 희망의 한 예로 천당을 언급하면서 이런 말을 했다.
저는 죽은 다음에 이곳보다 더 맛있는 거 배부르게 많이 먹고 더 좋은 집에서 더 쾌적하게 지낼 수 있는 나라에 가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그런 나라를 희망하지 않습니다. 저 대신에 그런 곳에 가고 싶은 분이 있으면 예배 후에 개인적으로 저에게 오십시오. 자리를 양보하겠습니다.
원래 천당은 양보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양보가 가능한 거면 천당이 아니다. 나의 꼼수를 교우들이 다 눈치를 챘는지 예배 후에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다.
성경에는 천당이라는 단어가 없다. 가장 일반적인 단어는 ‘하나님 나라’다. 헬라어 ‘바실레이나 투 데우’의 번역이다. 이에 해당하는 다른 헬라어는 ‘바실레이아 톤 우라논’이다. 이걸 우리말 성경은 천국으로 번역했다(마 5:3). 바실레이아 투 데우와 바실레이아 톤 우라논은 개념적으로 같다. 차이는 전자는 하나님, 후자는 하늘이라는 표현뿐이다. 만약 바실레이아 톤 우라논을 천국(天國)으로 번역하려면 바실레이아 투 데우 역시 신국(神國)으로 번역해야만 한다. 바실레이아 투 데우를 하나님 나라로 번역할 거면 바실레이아 톤 우라논도 하늘나라로 번역해야 한다. 번역의 일관성이 떨어진다.
천국을 종종 천당이라는 말로 받아쓰는 사람이 있다. 하나님 나라, 또는 하늘나라는 공간적인 의미가 아니라 통치적인 의미이기 때문에 집 당(堂)자를 쓰면 오해의 소지가 있다. 천당이라고 하면 소유 개념이 강조되기 때문이다. 나는 천당을 사양하지만 하나님 나라에는 꼭 참여하고 싶다.
존재 지향적인 삶이 이 땅에서 뿐만 아니라..
하나님 나라에서도 동일하게 적용이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