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일기 한편 올립니다.
이 지역 귀농 귀촌 잡지에 보내는 원고인데 마감을 한참 넘겼습니다.
다비안과도 함께 나눕니다.
어제는 봄빛 완연한 길을 걸어 산책을 다녀왔습니다.
보라가 신이 나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남편은 그 광경을 사진에 담아 가족 단톡에 올렸습니다.
돌아와서 늦은 점심으로 김밥을 싸 먹었고 음악을 들으며 그림일기를 그렸습니다.
남편은 그 옆에서 우주에 관한 잡지를 읽었구요.
저희는 수술 하루 전인 내일, 서울로 올라가서 입원을 할 예정입니다.
보름에서 한 달 정도 입원이 필요할 거라는데 수술 후 회복에 따라 달라지겠지요.
오늘은 한동안 비우게 될 집 안팎을 정리하고 시장을 봐와야겠습니다.
남편이 먹고 싶다는 돼지갈비를 해주려구요.
한동안 맛있는 음식을 먹지 못할테니까요.
투병 기간 동안 함께 해 주실 그 분의 인도하심을 의지할 뿐입니다
마음으로 함께 해주시는 다비안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예. 어제 저녁 수술이 끝났습니다.
경황이 없어 궁금해 하시는 다비안께 결과를 알리지도 못했네요.어제 아침 8시부터 시작한 수술이 저녁 5시에 끝났어요. 9시간에 걸친 대 수술이였구요. 7시 경 회복실에서 나온 남편을 봤을 때 하루사이에 환자로 변해 있었습니다.
지금은 병실에서 회복중입니다.
통증은 있지만 진통제 덕에 견딜만 하구요.자세한 상황을 전해드리고 싶지만
노트북을 집에 두고 와서 글 쓰기가 불편하네요.2인실병실에 입원해 있는데
코로나 때문에 면회가 안되고
보호자 한명만 있게 되있어서
조용합니다.
보름 이상은 있게 될 예상이구요...남편만 아프지 안으면
휴양 온 느낌으로 지낼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ㅎ
기도해 주시고 마음을 보여주신 여러분들께 가족의 사랑을 느낍니다.
고맙습니다.
수술실 앞에서의 기다림의 그 시간이
얼마나 길었을까요
수술이 잘 되었길 바랍니다
수술이 끝나고 처음 마취에서 깨었을 때
처음 아내의 얼굴을 보았을 때
남편 분의 마음이 어떠셨을까요
투병과 회복의 시간이 두 분에게
그 어느 날 보다 진한 나날이 되겠네요.
평범한 삶의 순간들이
어느덧 간절한 시간으로 채워질 때
생각이 또렷해지고
마음이 더 맑아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힘 내시구요.
주님의 은총이 함께 하시기 바랍니다.
저도 마음으로 기도하겠습니다.
무사히 수술을 마치고 입원실로 오신게 이렇게 고마울 수가 없네요.
병실의 따뜻한 햇살을 그려보며
두 분의 몸과 마음을 지켜주시길,
다시 건강해지셔서 보금자리로 돌아가시길 기도 합니다.
이런 간절한 정성을 모아주신 덕분에
컨디션이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도
남편은 조금씩
회복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 처음으로 물을 마셨구요.
물 한모금을 마실 수 있게 된 것만으로
엄청 감사하네요.ㅎ
치료 결과가 기쁨으로 드러나길 기원합니다.
서울 산지 40년이 넘어갑니다만,
저는 7~8살 때 맡은 우리 집 뒷산 비탈의 낙엽 냄새를 아직 코끝에 느끼고 있습니다.
생각할 때마다 추억은 희열로 다가와 나와 함께 낙엽 위에 눕지요.
햇볕이 따사롭던 강원도의 우리 집 뒤 산비탈의 낙엽 내음... 지금은 건강한 그리움이죠..
이 건강한 내음을 선물로 드리니 부군으로 인해 힘을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림 이야기가 참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