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4일 밀밭 사이로

조회 수 2656 추천 수 31 2006.10.04 23:39:48
2006년 10월4일 밀밭 사이로

안식일에 예수께서 밀밭 사이로 지나가실 새 그의 제자들이 길을 열며 이삭을 자르니. (막 2:23)

예수님이 제자들과 함께 밀밭 사이로 지나가고 있다는 오늘 본문의 묘사는 전원적인 모습을 담은 한 폭의 그림 같습니다. 예수님을 중간에 두고 종렬을 지었을까요, 아니면 횡렬을 지었을까요? 뒤에 등장하는 바리새인을 포함하면 사람 숫자가 제법 되었을 텐데, 그렇다면 그 무리의 모습이 넓게 펴진 형태를 취했을 것 같습니다. 밀밭 사이의 한 무리들이라! 멋지군요.
밀밭 사이로 지나갔다는 게 겉으로는 낭만적으로 보일지 몰라도 실제로는 상당히 고달픈 일입니다. 한곳에 정착해서 찾아오는 사람들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여러 곳을 돌아다니면 가르치는 유랑 전도자로 활동한다는 건 일단 먹고 사는 문제로부터 어려움을 만나게 됩니다. 그래서 예수님이 내일 일을 염려하지 말라고 말씀하신 걸까요? 염려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으니까요.
나사렛 예수 일행이 어떤 방식으로 일용할 양식을 해결했는지 우리는 잘 알지 못합니다. 복음서 기자들도 그걸 정확하게 기록하고 있지 않습니다. 탁발 수도자들처럼 남에게 순전히 얻어먹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는지, 아니면 그들을 재정적으로 돕는 독지가가 있었는지 우리가 판단할 수 있는 단서들이 성서에는 별로 없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한다면, 예수님보다는 제자들이 알아서 해결했을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어쨌든지, 오늘 본문에서 밀밭 사이를 지나가던 제자들은 밀 이삭을 잘라 먹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배가 고팠을 수도 있고, 아니면 심심풀이 땅콩 정도로 생각했겠지요. 제자들의 이런 행동이 바리새인들에게 트집이 잡힙니다. 특별한 의도 없이 행한 것인데도 불구하고 불순한 것으로 취급당합니다. 이런 일들은 우리의 일상에서 자주 일어납니다. 사람에게는 다른 이의 행동을 선입견 없이 바라볼만한 능력이 별로 없기 때문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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