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28일 신앙공동체와 가족공동체

조회 수 2641 추천 수 33 2006.12.28 07:41:13
2006년 12월28일 신앙공동체와 가족공동체

대답하시되 누가 내 어머니이며 동생들이냐 하시고 (막 3:33)

어머니와 동생들이 찾아왔다는 전갈을 받은 예수님은 뜻밖의 말씀을 하십니다. “누가 내 어머니이며 동생들이냐?” 뒤의 두 구절에서 조금 더 냉정한 말씀을 하지만 이미 이 구절에서도 예수님은 상식적이지 않은 발언을 하신 겁니다. 왜 그랬을까요?
몇 가지로 추정해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출가하면서 가족과의 연(緣)을 완전히 끊었는지 모릅니다. 승가에서도 출가한 사람들은 집안 식구들과의 세속적인 관계를 버리고, 가톨릭의 수도사들도 대개는 그렇습니다. 그러나 예수도 기본적으로는 그런 입장을 취하기는 했겠지만, 예수님의 종교생활이라는 게 세속을 떠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세속의 범주 안에 머물렀다는 점에서 가족과의 관계를 완전히 끊은 것으로 보기는 힘듭니다.
그렇다면 이번 기회에서 제자들에게 새로운 공동체의 한 모범을 교훈하려는 것이었을까요? 그럴지도 모릅니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위기를 절실하게 느낀 예수는 제자들이 자기 몫을 대신해주기를 기대했겠지요. 이를 위해서 예수는 기회가 주어지는 대로 제자들을 가르치려고 노력했으리라는 건 당연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친 어머니와 동생들이 왔는데 반갑게 맞이하지는 못할망정 정나미 떨어지는 말을 했다는 건 아무리해도 이해하기 곤란합니다.
제가 보기에 이 본문은 훗날 편집자에 의해서 편집된 내용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예수의 부활 승천 이후 예수 공동체가 당면한 문제들은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그중에서 신앙 공동체와 가족 공동체의 갈등도 심각했을 겁니다. 이때 마가공동체는 참된 가족의 의미에 대한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해냈겠지요. 어머니와 동생들이 왔을 때 “누가 내 어머니이며 동생들이냐?”하는 예수님의 말씀에 근거해서 마가공동체의 내부적인 결속을 다질 수 있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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