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25일 이혼증서(2)

조회 수 4359 추천 수 3 2008.10.24 23:17:09
2008년 10월25일 이혼증서(2)

이르되 모세는 이혼 증서를 써주어 버리기를 허락하였나이다.(막 10:4)

모세는 왜 이혼증서를 써 주라고 했을까요? 일단 고대 이스라엘의 가부장적 문화가 만든 악한 질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남자가 마음만 먹으면 간단히 이혼증서를 써 주고 여자를 쫓아낼 수 있으니 말입니다. 우리나라에도 칠거지악(七去之惡)이 아내를 내쫓을 수 있는 근거로 통용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말이 많거나 질투 하는 것도 그런 근거였다고 하네요. 여자, 아이, 노예 등을 성인 남자에 비해서 어딘가 부족한 인간이라고 생각한 고대시대의 인간론이 모세의 이혼증서에도 작용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다른 관점도 가능합니다. 이것을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첫째, 모세의 이혼증서는 이혼의 불가피성을 인정한 것입니다. 부부가 처음부터 도저히 함께 살 수 없는 경우도 있고, 살다보니 그런 일이 벌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부부는 특별한 관계기 때문에 이런 문제에서 양면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웬만큼 차이가 있어도 살다보면 서로 이해하고 닮아가는 게 한 면이고, 작은 차이도 도저히 용납이 안 돼 상대방을 평생 괴롭히는 게 다른 한 면입니다. 이혼하지 않고 계속해서 괴롭히는 것보다는 차라리 이혼하는 게 지혜로운 일인지 모릅니다.

둘째, 이혼증서는 여성을 보호하기 위한 안전장치일 수 있습니다. 이것도 고대사회를 전제하고 생각해야 합니다. 그 당시에 이혼당한 여자는 아무 데도 의지할 데가 없었습니다. 이혼증서를 써서 여자를 내보라고 한 신명기는 이렇게 부언합니다. “그 여자는 그의 집에서 나가서 다른 사람의 아내가 되려니와”(신 24:2) 재혼을 합법화한 것입니다. 이혼증서가 있는 여자는 이제 떳떳하게 재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율법이 비록 시대적 한계에서 자유롭지 못했지만 기본적으로는 생명 지향성을 토대로 한다는 사실입니다. 오늘 어떤 제도가 인간의 생명을 풍요롭게 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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