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보도에 따르면 요즘 2012년 최저임금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설왕설래가 많다. 현재 최저임금은 시간당 4,320원이다. 사실 이것도 그대로 지켜지지 않는 데가 많다. 편의점 알바들은 3천원도 받지 못한다. 노동계는 애초 5,410원을 요구하다가 5,320원으로 조정해서 요구했다. 경영계는 올해보다 30원 오른 4,350원을 주장하고 있다. 0.7% 인상이다. 옆으로 나가는 말이지만 노동과 경제 전문가들이 끝자리를 왜 100원 단위가 아니라 10원 단위로 계산하는지 모르겠다. 요즘은 10원짜리 동전은 땅에 떨어져 있어도 줍지 않는 실정인데 말이다.

     노동계와 경영계의 주장 사이는 1천원 쯤 차이가 난다. 양쪽이 서로 양보해서 500원이 인상된다면 시간당 5천원이 조금 못된다. 계산하기 좋게 5천원으로 결정되었다고 생각해보자. 하루에 10시간 일하면 일당이 5만원이다. 토요일과 일요일도 쉬지 않고 한 달 내내 일하면 150만원의 월급을, 일주일에 이틀을 쉬면 110만원의 월급을 받을 수 있다. 이 돈으로 한 가족이 살기는 힘들고, 혼자서는 그럭저럭 먹고 살 수는 있다. 도시생활을 전제한 이야기다. 만약 시골에서 산다면 50만원만 있어도 부부가 생활하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다.

     전관예우라는 말이 있다. 판사나 검찰의 고위직에 근무하다 변호사로 나선 이들은 한두 해 동안 법조계에서 특별대우를 받는다고 한다. 믿기 힘든 말이지만 어떤 이는 일 년에 50억, 100억을 벌기도 한다. 기업 임원들도 연봉이 최소 몇 억에서 몇 십억에 이른다. 모두는 아니지만 의사들도 높은 임금을 받는다. 아주 드물지만 목사들 중에도 고액 연봉을 받는 분들이 있긴 하다. 한국의 임금 격차는 상상을 초월한다. 이것이 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시빗거리의 핵심이다.

     다 아는 이야기로, 대한민국의 대학 진학률은 세계 최고다. 향학열에 불타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는 대학졸업자와 그렇지 못한 이의 임금 격차가 근본 이유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지금 반값 등록금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데, 임금 격차를 줄이지 않은 채 등록금만 반값으로 하는 건 근본 처방이 되지 못한다. 특히 일종의 사기업처럼 운용되는 사학 중심의 대학 구조에서는 더 그렇다. 공립 대 사립의 비율도 대한민국이 최고라 한다. 자칫 대학이 물먹는 하마처럼 돈만 삼키는 기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야기가 자꾸 옆으로 늘어지는 것 같으니, 그만 줄여야겠다. 말하고 싶은 것은 다음이다. 임금격차를 파격적으로 줄이고, 대학을 국공립으로 전환하는 정책이 기초가 되지 않는 한 반값 등록금은 임시처방에 불과하다. 너무 오랫동안, 너무 치열하게 자본주의의 체제에 길들여진 우리가 이런 일을 해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한나라당이 재계를 향해서 ‘사다리 걷어차지 말라.’고 충고하는 걸 보니, 그런 조짐이 조금씩 보이긴 한다. 어쨌든지 하나님 나라를 기다리는 데서만 존재 이유를 확보할 수 있는 그리스도교 공동체가 이런 사회전반의 공공성을 회복하는데 일익을 감당했으면 좋겠다.(2011년 6월29일)

prof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