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 14일 (수) 밤 10:00~10:50 KBS 1TV 방송 [환경스페셜 375회]
신동만 PD의 생명이야기
뿔논병아리의 선물
연출·글 신동만
● 신동만 PD가 전하는 생명이야기, 그 세 번째 시간!
‘환경스페셜 - 신동만 PD의 생명이야기’ <집단의 힘>과 <야생의 반쪽, 수컷>편에서 야생동물과 함께 어울리며 진행하는 새로운 형식을 선보였던 신동만 PD.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자연, 환경다큐멘터리 전문 프로듀서인 그가 2009년 처음으로 전할 이야기는 무엇일까?
이번 편의 주인공은 ‘뿔논병아리’!!
를 업어서 키우고 자식을 위해 자신의 신체 일부까지 기꺼이 내주는 뿔논병아리의 묵묵한 사랑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2009년 새해 시청자들에게
전하는 가슴 따뜻한 선물!!
■■■ 물위의 댄서, 뿔논병아리 ■■■
뿔논병아리는 겨울철 얼지 않는 해안가에서 무리지어 사는데, 이때 뿔논병아리의 깃털은 회색으로 볼품이 없다. 하지만 겨울이 지나면 뿔논병아리는 화려한 깃털로 갈아입고 짝을 찾아 물이 있는 내륙의 습지로 떠난다.
번식지에서 짝을 찾기 위해 뿔논병아리는 어떻게 할까? 뿔논병아리의 특기는 바로 춤! 마음에 드는 짝을 만나면 ‘하트춤’(마주보며 하트모양을 그리며 추는 춤), 펭귄춤 등 다양한 춤을 추면서 구애를 한다. 특히 하트춤은 암수끼리, 끼리 추는 일종의 의식(儀式)이다. 그래서 뿔논병아리를 물위의 댄서, 물위의 춤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 뿔논병아리, 가장 멋진 수상가옥 ■■■
짝을 정한 뿔논병아리는 갈대와 부들을 이용해 물위에 둥지를 짓는다. 일종의 수상 가옥이다. 크기는 직경 1m 전후. 둥지는 물위에 떠있지만 신기하게도 둥지 안은 30도 이상으로 사랑의 온기가 돈다. 뿔논병아리는 젖은 둥지 안에서 어떻게 알을 품고 키워내는 것일까?
뿔논병아리는 춤 실력 뿐 아니라 은신술 또한 탁월하다. 뿔논병아리 둥지는 어느 새의 둥지보다 찾기가 어렵다. 둥지를 벗어나기 전 풀로 덮고 잠수를 해서 둥지를 벗어날 뿐만 아니라 들어갈 때도 바깥에서 잠수해서 들어간다.
■■■ 지극한 부모새의 사랑
업어키우고 깃털을 뽑아먹인다 ■■■
뿔논병아리 부모는 가 깨어나면 자신의 깃털을 뽑아 먹인다. 일종의 초유와도 같은 것으로 부모가 에게 주는 첫 번째 선물이다.
왜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물고기를 먹는 뿔논병아리의 특성상 깃털로 펠릿(소화되지 않고 남은 덩어리)을 만들기 위해서다. 맹금류도 쥐나 새를 잡아먹고 펠릿을 뱉어내기도 하지만 자신의 깃털을 뽑아 먹이는 것은 뿔논병아리(논병아리과)에게서만 볼 수 있는 행동이다. 자식을 위한 무한한 ‘내리사랑’이다. 이러한 사실은 이번에 처음으로 확인됐다.
뿔논병아리의 두 번째 선물은 마치 사람처럼 를 등에 업고 키워주는 일… 더욱 흥미로운 것은 암컷보다 수컷이 더 자주 업어준다는 점! 뿔논병아리의 부성애보다 더 묵묵한 사랑이 어디 있을까?
■■■ 자연의 기적
인공부화한 의 극적 부모상봉 ■■■
제작진은 뱀의 침입으로 부모새가 포기한 뿔논병아리 알을 인공 부화시키는데 성공했다. 3일 동안 품어주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가 깨어날 수 있었던 미스터리의 비밀은 무엇일까?
제작진은 인공 부화한 를 다시 물위에 가서 방사했는데, 서로 얼굴을 본 적도 없는데, 어미는 를 업어주었다. 어떻게 와 부모의 극적 상봉이 가능할까?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은 ‘각인효과’에 관한 신비한 비밀을 최초로 밝혀냈다. 그 진한 감동의 순간을 전격 공개한다.
"오랫동안 자연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면서 뿔논병아리 가족의 극적 상봉보다 더 감동적인 장면은 없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자연의 기적이 아닐까요?" - 신동만PD
● 최초 촬영!! 뿔논병아리의 2차 번식
제작진은 뿔논병아리가 1년에 두 번 번식한다는 사실도 처음으로 촬영했다. 어린 와 다 큰 를 함께 돌봐야하는 부모새는 언제나 바쁘다.
그리고 뿔논병아리의 수중생활, 부모새가 독립 비행시키는 장면, 맞바람을 이용해 비행 연습하는 장면 등 진기한 장면도 포착하는데 성공했다.
● 방송과 동시에 책이 나오다!!
어른과 아이를 위한 다큐동화 - 뿔논병아리의 선물 ●
<집단의 힘>과 <야생의 반쪽, 수컷>을 통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신동만 PD가 직접 쓴 ‘뿔논병아리의 선물’(동아시아 출판사)을 책으로도 만날 수가 있다!
올해로 14년째 야생동물의 생명활동을 밝히는 데 정열을 쏟아 부어 온 신동만 PD! 뿔논병아리의 헌신적 사랑을 ‘어른과 아이를 위한 다큐동화’ 형식으로 새롭게 풀어냈다.
를 업어주고, 기꺼이 자신의 깃털을 뽑아 먹이는 뿔논병아리의 생태와 딸의 이야기를 접목시킨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뿔논병아리의 선물>! IMF시절보다 더 힘들다는 새해, 뿔논병아리가 우리에게 전하는 가슴 찡한 사랑의 메시지!
“삶의 기본 토대인 가족까지 무너져가고 있다. 과연 우리에게 희망은 있는가? 어떤 경우에도 자식을 위해 헌신하는 뿔논병아리의 묵묵한 모습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기꺼이 사랑의 하트 춤을 추고, 를 업어서 키우며, 자신의 깃털을 뽑아 에게 먹이는 희생… 그것은 수많은 새 중의 하나인 뿔논병아리에 관한 얘기만은 아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 관한 얘기다.” - 신동만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