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부터 금요일 아침 9시~ 12시까지  마을식당 바베뜨 주방은  바쁘게 돌아간다.

어제는 정말 콩 튀듯 했다.

동네 어른들 점심식사 준비에 어린이들  저녁준비, 게다가

 세종시에서 오시는 견학 손님 40명 분의 점심 예약까지

 100여명의 식사를 준비해야 하는 상태(종종 견학손님들의 점심예약이 있다)라

  그야말로 전쟁을 방불케 하는 풍경이었다.


 정신없이 식사 준비를 하는데 밖에 인기척이 나는가 싶더니

" 어머~~ !!

 감사해요!!"

한 옥타브 올라간  지영 쌤의 목소리.

창문 밖으로 허리꼬부라진 배덕임 어르신의 웃음 띈 얼굴이 보인다.


곧 이어

주방으로 들어오는 지영쌤의 손에 들린 건 머위잎에 싼 자잘한 딸기알이다.

배덕임 어르신이 일하면서 먹으라고 따오셨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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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위잎에 싼 소꿉놀이 같은 딸기.

배덕임 어르신의 소녀감성이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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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어르신과 견학손님들이  한차례 식사를 하시고 썰물처럼 빠져 나간 식당에서

기진맥진해서

늦은 점심을 먹고 있는데

아까 점심을 드시고 간 어르신이 들어오신다.

"자기들끼리 더 맛있는 거 먹나 보러왔어~~"

비닐 봉지에서 참깨 세봉지를 꺼내놓으신다.

농사 지은 참깨라며.

"볶아서 주고 싶은디 나가 당췌 짬이 안나서 기냥 가져왔어.

집이 가서 볶아들 먹어."

그리곤 또 다시 밭으로 향한다.

몸빼 바지 사이로 굽은 다리...

농사일에 절은 평생이 뒷모습에서도 그대로 배어나온다.



 들기름을 짜다 주신 분도 있다.20180530_214320.jpg

 


자원봉사도 아닌데 이렇게 고마운 마음까지 받는다.

딸기 몇 알, 참깨 한 봉지... 들기름 한 병...

훍을 만지고 흙에서 나온 것들을 나누며 살아가는 사람들.

이곳 사람들의 사는 방식이다.

 참 따뜻한 위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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