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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딤돌

조회 수 2619 추천 수 0 2018.09.26 21:42:11

오늘 드디어 5년 이상 벼르고 벼르던 일을 처리했습니다. 마당에 현무암으로 디딤돌을 깔았습니다. 일단 전체 윤곽을 보십시요. C자형이라서 미학적으로 뛰어나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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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림은 돌을 적당하게 배열한 겁니다. 땅을 돌 모양으로 파서 현무암이 반쯤 묻히게 해야 합니다. 자, 아래에 완성된 모습을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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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으로 묻혔지요? 수고하신 분들이 다 돌아간 뒤에 제가 다시 물을 뿌린 다음에 찍은 사진입니다. 지금은 뭔가 산만해보이겠지만 잔디가 자라서 빈틈을 채우면 제 자리를 잡게 되겠지요. 오전 10시도 채 안 되서 두 남자 집사 마, 김 집사가 필요한 도구와 먹을거리를 바리바리 싸갖고 들이닥쳤습니다. 수고하는 것만도 미안한데 먹을 거 마저 갖고 오니, 뭐라 할 말이 없군요. 일하고 마당에서 놀기에 날씨가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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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집사가 뭔가를 궁리하는군요. 큰 돌과 작은 돌을 조화롭게 배치해야하는가 봅니다. 아래 그림을 보면 그런 조화를 느낄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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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아직 묻지 않은 상태입니다. 아래 사진은 다른 방향입니다. 잔디가 끝나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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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입한 현무암 용량이 딱 맞아떨어졌습니다. 기가 막히네요. 현관에서 콩크리트 길까지 거리가 얼마냐고 묻기에 15미터라 하니 거기에 맞도록 주문했나 봅니다. 전문가라서 한눈에 모든 견적이 나오는군요. 아래는 열심히 작업하는 장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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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포함해서 남자 여섯 명이 작업했습니다. 두명씩 짝을 이루었습니다. 마와 허, 정과 현, 저와 김 집사입니다. 일부러 숫자를 맞춘 것도 아니라는데, 딱 떨어졌습니다. 함께 하는 작업 자체가 재미있었습니다. 저의 파트너 일하는 모습을 가까이 찍었습니다. 아래 그림을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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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업으로 일을 했습니니다. 한 사람은 곡괭이로 흙을 파내고, 다른 사람은 그걸 고르게 하고, 함께 돌을 들어서 놓고, 균형이 맞지 않으면 다시 꺼내야 합니다. 아주 잘 될 때는 한큐로 해결이 됩니다. 돌을 놓을 때의 소리만 들어도 균형이 얼마나 잘 맞았는지, 느낌이 옵니다. 아래는 거의 끝나갈 때 정 집사가 물을 주는 장면입니다. 모래가 빈 공간으로 들어가게 하고, 또 돌 옆에 심은 잔디의 뿌리가 자리를 잡게 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이 시간에 마 집사는 고기 굽기 위해서 전용 숯에 불을 붙였습니다. 불을 붙일 때도 버너를 연결해서 하던데, 뭐든지 못하는 게 없는 분이라서 우리는 그저 신기하게 바라만 보았습니다. 함께 모여 앉아 즐겁게 담소하면서 먹는 장면이 아래에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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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바쁘고 피곤할 텐데 저의 집안 일로 시간을 내주셨으니 뭐가 감사해야할는지요. 고기를 멋지게 구웠습니다. 숯불에 구울 고기는 두꺼워야 합니다. 역시 고기는 이렇게 구워야 제 맛이 나네요. 연기 향이 고기에 배어들거든요. 작업은 3시간 정도 했고, 그릴 파티도 3시간 정도 한 것 같습니다. 맛있게 먹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중간에 본회퍼의 기도문에다가 지그프리트 피이츠가 작곡하고 부른 노래 '선한 능력으로'를 함께 불렀습니다. 이렇게 편안하고 즐거운 자리는 쉽지 않습니다.  기독교 신앙 안에서 하나이고, 정치적인 코드도 통하고, 서로 인간적인 친밀감을 느끼는 사이이니 오죽하겠습니까. 이번 연휴의 여러 모임에서 가장 멋진 자리였겠지요. 오늘, 오래 오래 기억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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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9]캔디

September 26, 2018
*.193.160.217

와! 정말 멋지고 아름답네요.

작품입니다.

작업하시는 분들도 즐겁고 신나게 하셨음이 흠뻑 느껴집니다.

수고들 하셨습니다.

언젠가 저도 그 디딤돌을 밟아볼날이 있겠지요.ㅎㅎㅎ

마지막 사진의 어우러진 구름배경도 볼만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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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September 27, 2018
*.182.156.177

예, 어제 하루 믿음의 동지들과 함께 재미있게 놀면서 지냈습니다.

삶이 놀이라는 걸 확인한 순간들이었지요.

어제 함께 디딤돌 깔기 놀이를 한 분들과

20년 후에 다시 이 자리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그때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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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1]beginner

September 30, 2018
*.230.4.200

아주 예술적으로 잘 하셨네요.
그곳에 모이신분들이 우리 교회의 디딤돌 같으십니다.
모두 멋져요!!
20년후에 만나신다는데 그때 저도 지팡이라도 짚고 갈 수 있을까요? ㅎㅎ
어쨌든 목사님댁은 나날이 아름다워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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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September 30, 2018
*.182.156.177

우리집은 나날이 지저분해집니다.

풀도 제멋대로 자라고 물건 정리도 잘 안 되거든요.

디딤돌이 그나마 제 구실을 해줄 거 같습니다.

추석 연휴를 모처럼 즐겁게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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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9]愚農

September 30, 2018
*.41.134.70

멋진 디딤돌입니다. 여러분들이 수고를 하셨네요. 집 위치가 고기 파티를 하기에 딱 좋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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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October 01, 2018
*.182.156.177

우농 님의 눈에 멋지게 보였다면 실제로 그런 거겠지요.

우리집이 마당에서 그릴 하기가 좋은 이유는

고기 냄새가 이웃으로 흩어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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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9]인자무적

October 02, 2018
*.151.91.215

그 긴 시간동안 사모님 속앓이를 앓게 하시더니 이제사 깔끔허니 예쁘네요.

목사님이 진정 마초이십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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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October 02, 2018
*.182.156.177

ㅎㅎ 맞습니다.

종종 페미니스트 목사로 자처하면서도

근본에서는 마초 기질을 보일 때마다 저도 놀라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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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1]QED

October 03, 2018
*.101.101.220

안녕하세요, 인사가 늦었지요. 미국사는 정집삽니다 목사님.


목사님 소식은 이렇게 홈페이지 들어오면 설교부터 묵상과 일상으로 쭉 알 수 있으니 좋네요.

저는 미국에 와서 돈 벌지 않고 벌서 여섯달을 '버티고' 있습니다.

근처 '지역대학'에서 여는 영어수업을 듣고 오면 오전이 지나가고, 오후엔 둘째 아이 데리고

오고, 남은 집안일 하다보면 하루가 지나가고, 이 동네 미국교회에서 하는 성경공부반을 

매주 금요일에 다니는 일정을 보내다 보니 어느 새 여섯달이 휘익하고 갔습니다.


저도 앞 뜰에 돌을 깔려고 구상 중인데,

목사님께 자문을 구해야겠군요.

근데, 돌 깔기전에 땅은 어떻게 다지셨어요?

전 그게 가장 궁금해요. 땅이 제대로 다져지지 않으면 돌을 딛고 다닌 자리가 기울어

몇 년이 지나면 돌이 끄덕거리거나 금이가서 부러지기도 하거든요. 사실 여기 집 

한 켠이 그런 일이 생겨 저도 구상 중이지요.


종종 소식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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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October 03, 2018
*.182.156.177

서울샘터교회 창립 멤버가 미국으로 떠나버리면 어쩝니까?

12월이 되면 벌써 10주년이 된답니다.

10년이 정말 우습게 지나갔으니

앞으로 10년도 역시 우습게, 아니 더 빨리 지나가겠지요.

미국 생활을 잘 하실 거로 믿습니다.


지반 다지는 일은 하지 않았어요.

두 가지 이유입니다.

1) 우리집 마당 흙이 돌보다 더 딱딱합니다.

2) 나중에 디딤돌이 조금씩 흔들려줘야 내가 할 일이 생기거든요.

주님의 평화가 모든 가족에게 함께 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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