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경험의 상투성

조회 수 1158 추천 수 0 2016.01.14 21:4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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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경험의 상투성

 

지난 설교에서 예수 부활을 설명하면서 일단 상투적인 생명 경험에서 벗어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런 경험은 세상이 우리에게 당연한 것으로 가르치고 강요하고 유혹하는 삶의 방식을 가리킨다. 흔하게 말하듯이 점수 잘 받아 일류 대학 나오고 높은 연봉 받으며, 더 나가서 세상에서 인정받고 사는 것이 세상이 가르치는 삶의 방식이자 목표다. 이런 삶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다. 가능하면 좋은 조건으로 살고 싶다는 욕망이나 세상에서 느끼는 열정과 재미를 매도해서도 안 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런 삶의 형식에 전적으로 매달리면 결국에는 생명 경험의 상투성에 떨어진다는 사실이다.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에는 동굴 안과 밖의 삶이 대비된다. 침침한 동굴 안의 삶을 당연하고 절대적인 규범으로 여기면서 살아가던 동굴 안의 사람들은 태양이 빛나고 나무와 산이 있고 향기가 나고 대나무 숲에 바람이 부는 동굴 밖의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도 이해하지 못한다. 초등학생들이 하이데거의 존재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는 거와 같다.

<트루먼쇼>라는 영화는 어릴 때부터 세트장에서 살아온 청년이 세트장 밖으로 뛰어나가는 이야기라고 한다. 세트장 안은 안전하고 행복하다. 감독이 완벽하게 연출해놓은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진짜 삶이 아니라 각본에 의해서 진행되는 연극에 불과하기 때문에 겉으로는 살아 있는 거 같지만 실제로는 죽은 거다. 지금 우리는 이런 세트장 안에서 생명의 상투성 안에 떨어져 있는 건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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