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기쁨?

조회 수 1631 추천 수 0 2016.01.18 22:02:32

118

하나님의 기쁨?

 

지난주일 설교 제목은 하나님이 기뻐하시리라!’였다. 기쁨은 희로애락(喜怒哀樂)의 첫 글자인 기쁠 희에 속하다. 성경에는 하나님의 진노, 하나님의 슬픔, 하나님의 화, 하나님의 고통 등등의 표현들이 나온다. 하나님은 하늘에 고고한 자리에 앉아 있는 무감정(apatheia)의 존재가 아니라 세상과 인간의 삶에 기꺼이 참여하는 열정(passion)의 존재라는 말이다. 헬라 신화에 나오는 신들은 이런 열정이 너무 지나쳐서 감정적으로 인간과 다를 게 없는 존재들로 묘사된다.

엄격하게 말해서 우리는 하나님의 속성이나 성향을 완전하게 아는 게 아니다. 하나님은 자비롭고 정의롭고 사랑이 충만하며 전지전능하다고 일반적으로 말하지만, 그런 표현 자체가 모순으로 나타날 때가 적지 않다. 극심한 장애를 안고 태어나는 아이들의 운명 앞에서 하나님의 자비는 상상하기 어렵다. 수백만 명의 유대인들이 학살당한 아우슈비츠 사건 앞에서 하나님의 정의와 전능을 상상하기는 어렵다. 성경은 무엇을 근거로 하나님이 기뻐하신다.’는 말에서 느낄 수 있듯이 하나님을 감정적인 존재로 묘사하는가?

하나님의 속성에 대한 성경의 모든 표현들은 하나님 전체가 아니라 한 부분을 가리킬 뿐이다. 거대한 퍼즐을 상상해보라. 한 조각이 사랑이고, 다른 한 조각이 정의이고, 다른 한 조각이 고통이고 다른 조각이 기쁨이다. 각각의 조각만으로는 퍼즐의 전체 그림을 알 수 없다. 거꾸로 각각의 조각이 없이는 퍼즐 전체 그림을 알 수도 없다. 하나의 조각은 다른 것과의 연관을 통해서 전체 그림을 드러낸다. 하나님의 기쁨이 하나님의 정의와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각각의 조각이 달라 보이지만 결국은 종합적으로 하나를 이루듯이 이런 연관의 깊이로 들어가면 하나님을 실질적으로 이해하고 경험하게 될 것이다. 마치 자궁 안의 태아로부터 시작해서 사춘기를 거쳐 어른이 될 때까지 그 아이가 엄마를 경험하는 차원이 다양하기도 하고 모순되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일치되는 것처럼 말이다.


profile

[레벨:29]최용우

2016.01.20 02:13:27

올해 제가 붙잡으려고 하는 말씀과 같군요. 저는 올해 '하나님의 기쁨'이 되고 싶습니다.

하나님께서 기뻐하는 사람, 하나님의 기쁨의 원인이 되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그것이 어떤 삶인지는 일년 내내 고민하면서 찾아가는 여정이 될 것 같습니다.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16.01.20 08:36:02

하나님이 기뻐하는 사람이라는 화두를 붙들고

올 한해 잘 살아볼까요?

하나님과의 일치가 그 대답이라는 건

우리가 다 아는데,

그렇게 살기가 까다롭다는 게 문제겠지요.

일단 자기 주관에서 벗어나서

하나님 말씀이라는 거울에 자기를 비쳐보는

훈련을 좀더 강도 있게 시작해봐야겠습니다.

평생 그런 식으로 살았는데도

앞으로 갈길이 머네요.

 

[레벨:18]은나라

2016.01.20 22:36:42

하나님의 기쁨이 하나님의 정의와 어떻게 연관되는지? 알고 싶어요..^^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16.01.20 22:46:59

하나님의 기쁨이 하나님에 의해서만 가능하듯이

하나님의 정의도 하나님에 의해서만 가능하겠지요.

하나님의 정의가 실현되는 것이

곧 하나님의 기쁨이 아니겠습니까.

 

[레벨:17]시골뜨기

2016.01.22 21:24:17

욥기서에서 '귀로만 듣던 하나님'을 '눈으로 보는 하나님'으로 인식하는 놀라운 경험이

하나님의 기쁨을 깨닫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16.01.22 22:02:01

예, 하나님의 세계를 조금씩 깊이 알아가는 것은

정말 신비로운 일인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는 다 은총일 뿐이지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3908 이사야와 예수 [7] 2016-01-27 1734
3907 예수의 고향사람들 2016-01-26 1390
3906 혹한 [4] 2016-01-25 1199
3905 세례와 삶 2016-01-23 1217
3904 하나님의 우주론적 구원 드라마 [2] 2016-01-22 1427
3903 거룩한 자존감 2016-01-21 1398
3902 축제 [9] 2016-01-20 1408
3901 기원전 538년 [4] 2016-01-19 1462
» 하나님의 기쁨? [6] 2016-01-18 1631
3899 하나님 경험 [2] 2016-01-16 1328
3898 임박한 하나님 나라 [2] 2016-01-16 1696
3897 생명 경험의 상투성 2016-01-14 1157
3896 투명한 영혼 [8] 2016-01-13 1523
3895 시편 2:7 2016-01-12 1268
3894 예수의 세례 [6] 2016-01-11 1681
3893 우주론적 구원 2016-01-09 1064
3892 하늘과 땅의 일치 2016-01-08 1395
3891 죄 용서 2016-01-07 1171
3890 하나님의 아들 [1] 2016-01-06 1121
3889 박테리아와 인간 [5] 2016-01-05 1260
TEL : 070-4085-1227, 010-8577-1227, Email: freude103801@hanmail.net
Copyright ⓒ 2008 대구성서아카데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