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20일
축제
지난 설교에서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의 예쁜 짓에 좌우되는 게 아니라 일방적이라는 사실을 설명하기 위해서 예수님의 비유 중에서 그 유명한 ‘탕자의 비유’(눅 15:11-32)를 예로 들었다. 이 본문은 무디나 빌리 그레함 등, 미국의 부흥사들에 의해서 단골로 사용되었다. 그들은 둘째 아들이 회개하고 돌아왔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런 이야기를 극적으로 전달하면 부모의 속을 썩이던 사람들, 부부 싸움을 자주하던 이들, 깡패와 사기꾼들, 이런저런 양심에 가책 되는 일이 많은 사람들은 눈물콧물 흘리면서 은혜를 받곤 했다.
이 본문의 초점을 둘째 아들에게 맞추면 곤란하다. 아버지의 일방적인 사랑이 본문의 핵심이다. 아버지는 가출한 아들을 걱정할 뿐이지 잘난 놈 못난 놈, 네가 뭘 잘못했는지 알지, 또 한 번 이런 일을 저지르면 용서 없어, 하면서 꼰대 짓도 않는다. 아버지는 아들을 그냥 부둥켜안고 입을 맞추고 잔치를 베푼다. 아버지가 베푸는 축제가 바로 임박한 하나님 나라의 본질이다.
아귀다툼 같은 세상을 어떻게 축제로 살아갈 수 있을까? 권태와 환락과 자기도취와 비열한 짓거리를 일상으로 직면할 수밖에 없는 이 세상에서 하나님 나라가 임박했다는 사실을 어떻게 경험할 수 있나? 간단하다. 한 끼 밥상을 축제로 받아들일 수 있다. 지금 내 서재 창문을 통해서 엷은 겨울 햇빛을 받으며 바람에 흔들리는 대나무가 보인다. 저것도 축제다. 느낌이 통하는 사람과 조촐한 식탁을 앞에 놓고 마주 앉은 자리도 축제다. 거기에는 축제의 속성인 자유, 기쁨, 평화가 자리한다. 절정의 축제는 물론 예배다.
꼰대짓이라는 표현이 재밌습니다. ㅎㅎ
정말이지 이 사회는 나이불문하고 꼰대질에 혈안이 된 나라같아 괴롭네요.
뭐 그렇게도 응당 그리 해야 할것들도 많고, 훈계할 것들이 많은지 ..
친한 동생놈도 직급이 좀 올라가면 갑자기 꼰대질하는 모습에 놀라곤 합니다.
그나저나, 질문있습니다.
촛점을 하나님의 사랑에 맞춰야겠지만,
탕자의 가난한 마음에도 맞춰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나님앞에 선 인간은 탕자처럼 가난하고 죄많은 인간일 수 밖에 없고,
그런 마음으로 하나님에 선 사람들은 또한 하나님이 사랑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근본적으로 모든 섭리는 하나님의 뜻이지만,
구하면 얻는다는 말씀 붙들고 수행하듯 매일을
하나님앞에서 보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과적으로 그렇게 인간의 역동적인 과정이 곧 하나님의 섭리이고,
그 과정을 온몸으로 뚫고 나갈 때 인생은 축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물론 성경의 세계에서 가난한 자는 복이 있어요.
전혀 다른 세계에 희망을 둘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소위 탕자의 비유 본문에서는
그것을 말하는 게 아니라
아버지의 일방적인 사랑이지요.
눅 15장에는 아흔아홉마리를 내버려두고
한 마리 양을 찾아가는 목자 이야기,
푼돈인 드라크마 찾는 이야기가 함께 나옵니다.
이 세 이야기가 서로 통해요.
하나님의 일방적인 사랑이 무언지를 아는 사람은
마음이 가난한 사람이 될 수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불고하고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니셔티브가 하나님에게 있다는 거지요.
하나님은 착한 사람에게나 못된 사람에게나
똑같이 비를 내리시고 햇빛을 주신다고
예수님도 말씀하셨더군요.
우리는 정말 하나님의 사랑에 빚진 자들입니다.
"아귀다툼 같은 세상을 어떻게 축제로 살아갈 수 있을까?
권태와 환락과 자기도취와 비열한 짓거리를 일상으로 직면할 수밖에 없는
이 세상에서 하나님 나라가 임박했다는 사실을 어떻게 경험할수 있나? "
한끼밥상,서재와 햇빛과 바람을 맞는 대나무, 느낌이 통하는 사람과의 조촐한 식탁..등이 축제로...
그리고 최고의 축제는 예배.. 이 축제들과 임박한 하나님나라의 관계가 무얼까? 를 생각했어요..
그것은 자유,기쁨, 평화가 자리하는 하나님의 다스림,통치..
목사님의 매일묵상을 주욱~~ 따라가며 같이 묵상하니까 전체가 하나로 연결이 됩니다.
ㅎㅎ 감사드립니다.
이번주말에는 각자 힘들게 버겁게 살아가는 아이들과 한끼의 밥상과 예배로 축제를 열어야겠습니다.^^
(꼰대질 하지말구요..ㅋㅋ)
목사님 설교나 글은 점이 달라요.. 촛점, 관점이요..
그래서 이해나 보는방향 자체가 달라지는.. 그 무엇이 있는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