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한 자존감

조회 수 1399 추천 수 0 2016.01.21 22: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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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자존감

 

설교 후반부에서 거룩한 자존감이라는 말을 했다. 보통 자존감이라는 말은 힐링이나 멘토링 등등의 일상에서도 흔히들 한다. 자신을 천하게 여기지 말고 존귀하게 여기자는 말이다. 다 좋은 이야기다. 다만 자칫하면 자기 집착에 떨어질 수도 있다.

설교에서 언급된 거룩한 자존감은 세상이 말하는 자존감과 동일한 게 아니다. 그것은 거룩함과의 관계를 통해서 주어지는 것이다. 거룩함은 보통 세속과 구별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성속 이원론적인 차원을 말하는 게 아니다. 생명의 가장 깊은 차원에서 만날 수 있는 힘이 거룩함이다. 성령이라고 해도 좋고, 하나님이라고 해도 좋다. 하나님을 거룩한 존재로 경험할 때 우리는 거룩한 자존감에 휩싸인다. 어제 예로 들은 탕자의 비유에 나오는 아버지가 바로 거룩함이다.

거룩함이라는 단어가 어떤 분들에게는 관념적으로 들릴 것이다. 단어의 뜻은 알겠지만 실제로 손에는 잘 잡히지 않는다. 다른 글에서 내가 자주 인용한 루돌프 오토의 명저 <Das Heilige>를 다시 소개한다. 인간에게 주어진 거룩한 두려움을 전문 용어로 누미노제라고 한다. 그게 종교의 본질이다. 그것은 노자가 말하는 도()도가도 비상도와 같다. 말로 규정할 수는 없지만 인간의 가장 깊은 심연에서, 또는 가장 원초적인 영성에서 경험하는 거룩한 두려움이 그것이다. 이런 거룩함과의 만남은 우리를 거룩한 자존감에 휩싸이게 한다. 이런 자존감은 내가 획득하는 게 아니라 주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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