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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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전 지하철을 이용하여 서울 어떤 곳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지하철 역사에서 계단을 이용하여 막 지상으로 올라오고 있을 때, 한국 땅에 살다보면 싫던 좋던
가끔 들을 수밖에 없는 바로 그 목탁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지상으로 올라거서 보니, 어떤 사람이 회색 복장을 하고(중 모습) 머리에는 어릴적 스케이트 탈때
쓰는 그런 모자를 쓰고는 사방에 마치 뚱뚱한 구렁이가 똬리를 틀고 있는 모습 비슷하게 생긴 통통한
돌부처상 사진과 함께 그 아래 '運數大通' 이라고 새겨진 높은 사각 시주함을 앞에 놓고 목탁을 두드
리며 지하철 역사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을 향해 연신 절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예전에도 도심에서 그러한 광경을 많이 목격해 왔던 터이지만, 전에 없이 이번에는
"아! 저게 바로 사기다" 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그냥 놓고보면 그건 단지 구걸행위이다. 그런데 그 사람은 그냥 '한푼 보태줍쇼' 혹은 서양 영화에서
처럼 '자비를 베풀어 줍쇼' 하지 않고, 석가모니 불교를 이용하여 구걸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나같은 사람만 있다면 그 사람은 한달을 그렇게 하더라도 거기서 동전 한 잎 얻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세상이란 게 참 묘해서 그래도 거기에 돈을 넣어주면 자신에게 뭔가 운이 따르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다.
예전에 "용의 눈물"인가 하는 드라마에서 보니, 고구려를 세운 궁예 말기에 이런 저런 문제와 함께 국운
은 점차 기울어가고 있는데, 왕 마누라가 어떤 술수 많은 사특한 중의 꾀임에 홀딱 넘어가서 중의 요구
대로 엄청난 양의 곡물을 우마차로 실어다가 어떤 절간에 몽땅 털어 갔다 바치는 등 제정신이 아닌 일을
하다가 결국은 몰락하고 마는 처량한 일이 있었다. 아마 그 때도 그 중은 왕 마누라에게 '운수대통'을
얘기했을 것이다.
인간이 언제나 태성적으로 운수대통을 바라게 되는 것인지 모르지만, 우리가 대충 알기로도 어떤 종교든
간에 운수대통을 말하지는 않는다. 그런 건 너무 수준이 낮아서 차라리 종교 축에도 끼지 못할 것이다.
그건 점장이에게 점보는 수준 정도이다. 대부분의 종교들은 근신하고 절제하며, 남을 위하고 성실하라는
내용이 겉으로 비쳐지는 어떤 공통점이다.
젓과 꿀이 흐르는 구원의 도성에 다다르기까지의 여정은 모든 것을 버리고 생명을 담보로 해야만 하는
험한 길이리라. 고통의 광야길을 통과하면서 모세는 "주여! 우리가 홍수처럼 쓸려 지나가나이다"라고 했다.
그 길은 연약한 육신들이 견대내기에 너무나도 힘든 길이었던 것이다.
종교를 이용한, 종교라는 포장지로 겉포장한 사기는, 예나 지금이나 이후로나 언제나 계속될 것이니,
적어도 주님의 다시 오셔서 모든 걸 평정하실 그 때가 오기까지는 말이다.
얼마나 계실런지, 궁금해지는군요... 한 수 잘 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