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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원 품꾼들의 비유"는 어떻게 해석해야만 하는가? 다시 말해서, 1세기에 로마가 지배하던 유대인들의 땅에서, 예수의 이 말씀을 들은 청중들은 어떻게 반응했을 것이라고 우리는 상상하는가?
물론 예수의 처음 청중들은 단지 오후 여섯 시에 벌어진 일에만 초점을 맞추어 그 포도원 주인의 공평함에 대한 찬반 입장을 주장했을 가능성도 있다. 그 청중들 모두는 그 품삯을 나누어준 것의 개인적인 정의에 관해 논쟁을 벌였을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갈릴리의 농민 청중들의 자유로운 반응이 단순히 이 문제에만 초점을 맞추어 논쟁을 벌였을 것이라는 점에 대해 확신이 서지 않는데, 다음 세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 번째 이유는 이 비유의 주인공이 "포도원 주인"이기 때문이다. 이런 직업은 첫 수확을 거두기 몇 년 전부터 많은 자본을 투자하여―아마도 산언덕에 축대를 쌓아 계단식 밭을 만들고―노동집약적인 방식으로 준비하고 유지할 필요가 있었다. 따라서 이 이야기의 처음 시작에서부터, 보통의 농민들/품꾼들은 그런 "자본가"(일꾼을 부려본 경험이 많은 사람 - 옮긴이)에게 사랑을 받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 이유는 예수가 그 포도원 주인을 가차없이 구두쇠로 묘사하기 때문이다. 그 주인은 계속해서 가능한 한 적은 수의 품꾼을 고용하려고 한다. 오전 여섯 시에(20:1의 "이른 아침에" - 옮긴이) 고용할 수 있는 사람들을 모두 한꺼번에 고용하기보다는 여러 차례 나가서―심지어 오후 다섯 시처럼 늦은 시간에도―일꾼들을 고용한다. 예수의 이야기는 그 주인이 네 차례나 더 나갔다는 점을 강조한다. 예수는―만일 원했다면―그 품꾼들이 스스로 하루 종일에 걸쳐 각자 그 시간에 도착했다고 말했을 수도 있었다.

마지막 이유는 오전 아홉 시와 오후 다섯 시에 "빈둥거림"에 대해 의도적으로 강조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노동자들을 이처럼 비방하는 말에 대해 그 품꾼들은 동의했을 것인가? 무엇보다도 그 주인은 오후 다섯 시에, 노동자들을 매우 화나게 만드는 도발적인 표현을 사용한다. 즉 "왜 당신들은 온종일 이렇게 하는 일 없이 빈둥거리고 있소?" 하는 표현이 그것이다. 우리는 그 노동자들이 (이빨을 갈면서?) "아무도 우리에게 일을 시켜주지 않아서, 이러고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는 것을 상상할 수 있다. (당시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실업자들을 게으름 때문이라고 비난한다). 아무도 일을 시켜주지 않아 항의했던 노동자들이 이 비유의 그 특별한 측면에 대해서만 논쟁을 벌였을 것인가?

나는 이런 세 가지 이유 때문에, 예수의 청중들 가운데 적어도 몇 사람, 대부분, 혹은 모두가 그 포도원 주인의 관대함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그 체제의 사악함에 대해 질문을 제기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포도원들이 한창 수확철이라 시간에 쫓기고 있기 때문에 일손이 모자라고 품삯은 가장 많이 줄 때임에도 불구하고, 도대체 그렇게 많은 일용직 품꾼들이 거의 저녁이 다 되도록 여전히 일자리를 구하고 있었다니 말이 되는가! 그런데 이 모든 것이 그 포도원 주인에게 유리했지 결코 노동자들에게 유리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가?


이 도전하는 비유의 의도와 목적은, 한편으로는 개인적인 정의와 불의 사이의 차이에 대해 청중들을 의식화시키는 것이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구조적 혹은 제도적 정의와 불의 사이의 차이에 대해 의식화시키는 것이었다. 만일 모두가 그 체제가 아니라 포도원 주인에 관해서만 말했다면, 예수의 도전은 실패했을 것이다. 예수님, 계속하세요. 다른 곳에서도 이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아니면 당신의 이야기 보따리에서 완전히 빼버리세요.


마지막으로 "빈둥거림"에 관해 비난하는 말들을 살펴보자. 이 비유가 그 포도원 주인의 관대함에 관한 것이라면, 그런 비난의 말은 실제로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청중들―혹은 적어도 이 비유 속의 일용직 노동자들―을 자극하여 개인적인 정의 혹은 불의(포도원 주인)와 구조적이며 제도적인 불의(경제) 사이의 차이를 의식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말들이다. 이 비유는 매우 강력하게―또한 매우 성공적으로―도전하는 비유다. 나는 이제 돈에 관한 또 다른 비유를 살펴볼 것인데, 돈을 지불하는 것에 관해 도전하는 비유로부터, 돈을 빌려주는 것에 관해 도전하는 비유로 넘어가는 것이다.  

- 크로산, 비유의 힘(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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