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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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농사가 모과 거두기로 끝났습니다.
텃밭에서 토마토, 방울토마토, 가지, 오이, 깻닢, 상추, 비트를
한철 얻어먹을 수 있었습니다.
나무에서는 앵두, 석류, 그에 앞서 매실이 열렸고,
해바라기도 우리 마당의 즐거움이었습니다.
이제 모든 좋은 시절이 갔습니다.
오늘 마지막으로 모과를 땄습니다.
이미 작은 세 개는 땅에 떨어졌었고,
비교적 튼실한 네 개를 땄습니다.
작대기로 살짝 건드리니까 떨어는군요.
떨어지면서 터질까 염려했지만 공연한 염려였습니다.
모과껍찔이 얼마나 딱딱한지 자칫 머리에 떨어지면
크게 다칠 거 같더군요.
단단히 돌덩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봄에 핀 작은 꽃에서 저런 우람하고 잘생기고 향기좋은
모과가 맺혔다는 건 '마술'이자 기적입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이 마술이고 기적이고 표적이고 은총이지요.
이제 우리 마당은 겨울잠 모드로 들어갑니다.
소나무 오형제가 이번 겨울을 잘 나야할텐데요.
아래 사진에 나오는 모과 모양이 우습지만
향기만은 끝내줍니다.
깨끗히 씻어서 교회차 카니발에 한 개,
집사람 소나타에 한 개 넣어둬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