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s 6,606
기도드리는 것은 하나님께 도달하는 말, 그 끈의 끝자락을 붙잡는다는 뜻이다. 그 힘이 클수록 그 말 속에서 더욱 높이 올라간다. 그러나 기도드리는 것은 또한 말의 반향이 낚싯줄 끝에 달린 추처럼 영혼의 깊은 곳으로 떨어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처럼 깊이 떨어질 마음의 준비가 순수할수록 그 말은 더욱 깊이 파고든다. (94)
위 표현은 상당히 관념적이다. 저걸 다시 풀어서 설명하는 것도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 그냥 이해되는 대로 이해하면 된다. 나도 내가 나름 이해하는 대로 말할 뿐이다. ‘낚싯줄 끝에 달린 추’는 물속에 들어 있기에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들이 그것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 기도도 보이지 않는 영혼의 깊은 물속으로 떨어지는 행위다. 영혼의 깊은 바닥에는 아무 것도 없다. 친구도 없고, 가족도 없고, 이웃도 없다. 혼자다. 절대 고독의 바닥으로 떨어져야만 살아있는 기도가 가능하다. 그 깊이는 보이지 않기에 가르치거나 배울 수 있는 게 아니라 스스로 경험할 수 있을 뿐이다. 우리가 좋은 기도를 배운다는 것은 기도 자체를 배운다기보다는 그것을 통해서 영혼의 깊이로 떨어지는 경험을 배운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