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 수련회의 주제는 <창조와 종말>입니다. 창세기의 시작은 창조 이야기이고, 요한계시록은 종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나머지 모든 성경 이야기는 그 사이에서 벌어지는 역사를 가리킵니다. 우리가 창조와 종말에 대해서 말한다는 것은 성경 전체에 대해서, 즉 여호와 하나님 신앙 전체에 대해서 이야기한다는 뜻입니다.

     사람들은 흔히 창조와 종말이 서로 다른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창조는 세상이 처음 만들어진 이야기이고, 종말은 그것이 끝나는 이야기로 말입니다. 형식적으로는 시작과 끝이지만 실제로는 하나의 사건을 가리킵니다. 창조는 종말이고, 종말은 창조입니다. 종말의 관점에서만 창조는 이해되고, 창조의 관점에서만 종말은 이해됩니다. 창조는 완료된 사건이 아니라 종말로 열린 사건입니다. 지금도 창조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종말에 완성됩니다. 종말에 가서야 창조의 실체가 드러나겠지요.

     창조와 종말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의 신앙생활을 위한 것만이 아니라 우리가 세상과 대화할 수 있는 통로이기도 합니다. 물리학과 생물학과 역사학은 모두 창조와 종말이 말하는 세계와 깊이 연관됩니다. 신앙은 세상의 학문이 제기하는 질문에 대해서 대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했다고 믿는 그리스도인들은 진화론을 거부해야만 할까요? 앞으로 지구와 태양과 우주는, 그리고 인류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인간의 자연과학은 인류와 지구를 구원할 수 있을까요?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은 창조와 종말에 대해서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이런 단어를 너무 멀게 느끼거나 너무 당연한 것으로 간주합니다. 그 단어가 가리키는 세계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을 뿐만 아니라 알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그런 것을 알지 못해도 신앙생활이나 세상살이를 하는데 아무런 불편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다른 하나는 이런 세계에 대해서 아무리 알려고 노력해도 결국 알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나름으로 일리가 있습니다. 단순히 예수만 잘 믿으면 그리스도인답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가 영적으로 어린아이에 머물지 않으려면 창조와 종말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존재하는 것, 죽는다는 것, 우주에 기원이 있다는 것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야만 성숙한 사람으로 살 수 있는 것과 비슷합니다.

     <창조와 종말>은 거시 담론이기 하지만 우리의 실제 삶과도 깊숙이 연관됩니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이 곧 하나님의 창조사건이고, 이 세상의 미래가 곧 종말 사건입니다. 창조와 종말에 대한 공부 없이 오늘 우리의 삶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 문제는 우리의 죽음과도 연관됩니다. 연관 정도가 아니라 직결됩니다. 죽음은 우리의 궁극적 미래로 들어가는 문이기 때문입니다. 죽음 이후에 우리의 지금 삶은 어떻게 될 것이며,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그것에 대해서 우리가 이런 여름에 완벽하게 파악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최소한의 밑그림이라도 그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정용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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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스

2011.06.10 18:00:50

목사님,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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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도아빠

2011.06.13 20:43:45

유니스님, 이모콘티라고 하나요, 참 예쁩니다. 붉은 심장이 뜁니다. 놀랍네요. 당연한 일일터인데, 놀랍습니다.     -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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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도아빠

2011.06.13 20:42:23

지난해 참석하지 못했던터라, 이번에는 꼭 가고 싶습니다. '창조와 종말',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하나님 안에서 이뤄지는 그 역사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목사님, 앞서 읽을 책이 있으면 알려주십시오. 늘 고맙습니다.     -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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