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8

수건빨래

조회 수 2881 추천 수 0 2018.10.11 21:57:37

어제밤에 집사람이 '내일 아침이 수건 빨래를 먼저 돌리세요. 그 다음에 내 빨래를 해야겠어요.' 하더군요. 하루에 세탁기를 두번이나 돌려야했습니다. 수건은 수건만 모아서 돌리고, 일반 세탁물은 그냥 한꺼번에 돌립니다. 여성용 스타킹이나 부드러운 천으로 된 옷, 또는 내 클러지 셔츠는 따로 돌립니다. 크게 봐서 우리집에서는 세탁물을 세 종류로 나눠서 돌립니다. 오늘은 두번 돌렸는데, 제가 다 돌리고 널었습니다. 수건 빨래를 돌리고 아침을 먹은 뒤에 조금 있으니 세탁이 끝났네요. 햇살 좋은 곳에 가지런히 널었습니다. 오늘 따라 빨래 걸이의 줄이 하나도 빈틈없이 꽉 찼습니다. 이럴 때는 아무 것도 아닌데도 기분이 좋습니다. 오후에 나가보니 여전히 햇살이 수건을 비추고 있었습니다. 보기 좋아서 사진에 담았습니다.

IMG_0427.JPG EXIF Viewer사진 크기1023x768

오래 사용한 수건들입니다. 우리의 체취가 그대로 묻어 있겠지요. 저 수건이 우리집에 오게 된 사연도 가지각색입니다. 햇살과 그림자가 적당하게 어울립니다. 단정하게 정리되지 않은 잔디와 잡풀, 그리고 코스모스와 다른 나무 가지들이 둘레에 서 있습니다. 수분이 조금씩 달아나면서 마르고 있는 수건들, 그것을 보고 있는 집주인, 아마 오늘 들린 우체부도 저걸 보았을 텐데요, 모든 것들이 조화를 이루면서 재미있는 순간들이었습니다.



profile

[레벨:19]愚農

October 11, 2018
*.41.134.70

오늘 빨래하기 좋은 날 이었습니다.

profile

[레벨:100]정용섭

October 12, 2018
*.182.156.135

바싹 마른 빨래를 거둘 때

천에서 나는 은은한 향기와 손에 닿는 질감은

황홀 그 자체지요.

거실 쪽에 가져다만 놓고 아직 정리하지는 못했습니다.


profile

[레벨:14]Lucia

October 15, 2018
*.81.41.57

언젠가 목사님께서 빨래가 잘 마르는고 있는
사진을 올려 주셨는데 오늘은 수건이군요 ^^
갑짜기 옛날생각이 나네요
그시절엔 집안에 수건이 많지 않았어요
낡아보이는 수건도 더 사용해야 했어요
안방문을 열고 들어가면
완편에 거울이 붙어 있고
그위에 수건이 못에 걸려 있었지요 ^^
아부지 엄마 오빠 동생 다같이 사용했지요ㅠ

수건풍요시대에 삽니다
한번 쓰고 휙~ 던집니다 ^^
빨래통이 가득합니다
수건돌리는 날 네...집집마다 ㅎㅎ
profile

[레벨:100]정용섭

October 15, 2018
*.182.156.135

루시아 님의 짧은 글에서

옛날 우리네 평범한 사람들이 살던 풍경이

생생하게 살아나는군요.

우리는 지금 아낄 필요가 없는 시대를 살기에

삶 자체도 건성으로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List of Articles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TEL : 070-4085-1227, 010-8577-1227, Email: freude103801@hanmail.net
Copyright ⓒ 2008 대구성서아카데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