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8
- Classic Style
- Zine Style
- Gallery Style
- Studio Style
- Blog Style
어제밤에 집사람이 '내일 아침이 수건 빨래를 먼저 돌리세요. 그 다음에 내 빨래를 해야겠어요.' 하더군요. 하루에 세탁기를 두번이나 돌려야했습니다. 수건은 수건만 모아서 돌리고, 일반 세탁물은 그냥 한꺼번에 돌립니다. 여성용 스타킹이나 부드러운 천으로 된 옷, 또는 내 클러지 셔츠는 따로 돌립니다. 크게 봐서 우리집에서는 세탁물을 세 종류로 나눠서 돌립니다. 오늘은 두번 돌렸는데, 제가 다 돌리고 널었습니다. 수건 빨래를 돌리고 아침을 먹은 뒤에 조금 있으니 세탁이 끝났네요. 햇살 좋은 곳에 가지런히 널었습니다. 오늘 따라 빨래 걸이의 줄이 하나도 빈틈없이 꽉 찼습니다. 이럴 때는 아무 것도 아닌데도 기분이 좋습니다. 오후에 나가보니 여전히 햇살이 수건을 비추고 있었습니다. 보기 좋아서 사진에 담았습니다.
EXIF Viewer사진 크기1023x768
오래 사용한 수건들입니다. 우리의 체취가 그대로 묻어 있겠지요. 저 수건이 우리집에 오게 된 사연도 가지각색입니다. 햇살과 그림자가 적당하게 어울립니다. 단정하게 정리되지 않은 잔디와 잡풀, 그리고 코스모스와 다른 나무 가지들이 둘레에 서 있습니다. 수분이 조금씩 달아나면서 마르고 있는 수건들, 그것을 보고 있는 집주인, 아마 오늘 들린 우체부도 저걸 보았을 텐데요, 모든 것들이 조화를 이루면서 재미있는 순간들이었습니다.
오늘 빨래하기 좋은 날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