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학생이 아래와 같은 질문을 쪽지로 보내왔습니다.

다른 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여기서 질문을 옮겨놓고

대답해보려고 합니다.

우선 질문을 읽어보세요.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조차 구분하지 못하는 부족한 인식과 통찰과 사고 속에서 살아가는
저를 항상 도와주시는 목사님 감사합니다.
오늘은 아까 질문드리려고 하다가 마저 다 못한 질문의 내용들에 대해서 여쭙고자 합니다.
창조, 타락, 구속은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사용되는 기독교 세계관의 틀입니다.
저는 학교에서 여러 수업을 통해 존 스토트 목사나, 알버트 월터스 목사의 책을 읽었고, 그럴 때마다 창조, 타락 구속
의 관점으로 기독교 세계관을 구축해나갔습니다.
하나님의 창조는 완벽했으며 선했고 문제가 없었으나, 선악과 사건 이후로 모든 창조세계가 타락(Fall)했으며,
그 타락된 세상은 예수의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 사건을 통해 구속되고,
우리는 선취된 구속의 완성을 위해서 삶으로서 참여한다는 것이 지금까지 제가 이해하고 배워온 기독교 세계관이었습니다.
그러나 요즘 점점 목사님께서 이야기하시는 죄론을 따라가다 보면
제 부족한 머리로는 창조된 완전했던 세상이 '어느 순간 타락↘했다가 다시 구속↗'되어 완전함을 되찾는다는 이야기는
틀린 명제가 되는 것 같아서 혼란스럽습니다.
목사님. 인간은 타락한적이 없나요? 처음부터 불완전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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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답 시도:
타락 교리는 그것 자체로 성립되는 것은 아니네.
보시게.
하나님의 창조가 선하고 아름다웠다는 사실과
인간이 타락했다는 사실은 모순이라네.
선악과 설화를 통해서 성서기자가 말하려는 핵심은
인간 현실이 죄의 지배를 받고 있다는 것이지
타락의 원인과 과정을 말하려는 게 아니네.
귀납적인 설명인 거네.
인간의 현실이 악하다는 사실과
이 세상과 인간은 하나님의 창조 행위라는 사실이 모순에 빠지지 않으려면
타락을 말할 수밖에 없다는 거네.
우리는 죄의 현실을 볼 뿐이지
타락의 순간을 볼 수는 없네.
그렇다고 해서 타락 교리가 틀렸다는 것은 아니네.
타락 교리를 중심에 놓을 수 없다는 말이네.
처음부터 불완전했느냐는 질문도 마찬가지네.
처음부터라고 하면 하나님의 창조 행위가 손상되고
아니라고 한다면 타락 교리를 주장해야 하네.
이렇게 정리하겠네.
타락교리는 소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죄의 현실은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면서,
더 근본적으로는 사죄의 은총을 중심에 놓아야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