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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부터인가 샘터 게시판에 수다에 관한 글이 올라 왔다
모두가 동참 하면 좋을듯 싶은 마음에 깃발을 들고 섰지만
혼자만의 수다로 전락하는것 같아 아쉬운 맘이 남는다
부동의 상태에서 동자의 상태로 서로를 한꺼풀씩 벗어...
내어 놓는다면 어색하고 무거운 우리의 만남이 조금은 부드럽고
가벼운 사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며 남자의 수다-2를 전개 합니다

 

오늘 저녁에 비가 온다는 아내의 말에 우산을 챙겨 가방안에 쑤셔넣고
말쑥한 차림으로 교회로 향하는 발걸음은 가볍다

 

몇시간전까지만 하더라도 우중충한 날씨와 저기압에 눌려 아무것도 하지않고
그냥 아프다는 핑계로 집에서 뒹굴거리며 쉬고 싶었던 마음이 굴뚝 같았었는데...
(난 집에서 별일없으면 면도도 안하고 어떻땐 세수도 안하고 거실과 방에서
뒹굴거리며 동그란 뻥튀기를 침으로 녹여먹는 놀이를 즐긴다)

 

둘째녀석의 테러로 평온 하였던 집안공기가 평정을 잃고
한치 앞도 내다볼수 없는 흑암의 순간이 되었다.둘째는 어떤일에 필이 꽂히면
그것을 실행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녀석이라 웬만한 달램으로는 해결이 안되고
나의 결정적 "한방"이 해결의 단초를 제공 한다.

 

흑암의 원인은 아내는 아이들을 위해 힘든(?)가운데서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점심을
준비하고 그것을 먹는 순간부터 점심은 잘 먹지 않고 컴터에 빠진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반짜증이....둘째는 컴터를 못하게하는 엄마에 대한 반감으로....
자신의 일을 마무리 않고 친구와 놀겠다는 선포에 아내가 브레이크를 걸면서 일어났다

 

점심을 먹은후.....
첫째는 열심히 아내의 허락을 받고 컴터 게임을 하고 둘째는 옆에서 구경을 하며
즐거워 한다 어느듯 게임 시간이 지나고도 자리를 일어나지 못하는 첫째를 보고
아내는 한소리하고 그에 질새라 미주알 고주알 말대꾸하는 아이 이때 정의의 사도처럼
난 설겆이 하는 손을 멈추고 큰소리로 아이를 불러 엄마에대한 아이의 불손함을 꾸짖고
다스린다(아내의 힘든 상태를 잘아는 지혜로운 남편인지라....ㅎㅎㅎ)


(아내는 첫째가 무엇이든 잘 먹지 않음에 걱정이 많다 그래서 큰놈이 먹고 싶은게
있으면 무엇이든 해 주고 싶은데 워낙 녀석이 ㄲㄲㄲ 근데다 오늘은 아내가 첮째가 좋아할
칼국수와 만두를 점심으로 준비 했는데 반응이 영 신통 찮았다)

 

그사이 슬그머니 컴터 앞에 자리를 차지하는 둘째....아내가 제재하는 소리
아내:주영 너 뭐 할려고 하니
둘째:뭣좀 찾아 볼려고.....
아내:뭘 찾을려고....
둘째:아~뭐좀 만들게 있는데....
(둘째는 스스로 게임을 만들어 자기 학급홈피에 올린다)
(지금 녀석은 자기 형도 게임을 했으니 자기도 하고 싶다는 강한 의지 표현이다
우리집은 일주일간 게임하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
그시간을 초과 하면 게임을 하지 못한다는 법이 있지만 거의 지켜지지 않는다.
왜!!!얼마나 하고 싶으면....그러나 오늘은 예외다
첫째의 중간고사가 내일부터 시작이고 쳇째가 게임을 한것은 주중에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작용 했기 때문 ...그런 이유로 둘째는 게임에 대한 자기 권리를 주장 못한다)

 

아내:이제 컴터 하지말고 밀린 숙제 해야지...
둘째:알았어요...그럼 친구하고 놀아야지...
(그리고 둘째는 전화기를 들고..아내는 말린다)
(그의 친구는 이시간 숙제중이기 때문에 놀지 못한다)
(아이의 대책없음에 폭발 하는아내...ㄳ ㄳ ㄳ ㄳ)

 

개수대의 그릇들이 달그락 달그락 부딪쳐 서로를 확인하며 하얀 비누방울에
몸을 맡기고 묵은때를 거의 벗을즈음 폭발한 아내의 소리에
연분홍빛 고무장갑에서 하얀 거품이 허공을 가르고 장닭의 "훼"치는 소리에
둘째는 목을 움츠리고 내앞에 와서 눈물을 흘린다.

 

강한 나의 "한방"에 첫째의 쿠데타와 둘째의 테러를 진압하고
의기양양 마져 남은 임무를 완수하고 속상해 하는 아내에게 한마디 건넨다...

 

여보 오늘 날씨도 꿀꿀한데 산책이나 나가지.....(교회출발 1시간전)
아내와 난 그렇게 학의천길을 걸으며 도란 도란
우리들 얘기를 한다


피 에쓰: 반응에 따라 산책편 있음


profile

우디

September 28, 2009

쿠데타, 테러 진압하는 강한 아버지를 보여주셨군요.

저도 어제 만 2살짜리 쿠데타 진압했는데 ...

확실히 진압해야하는데 자꾸 엉뚱한 레지스탕스(애엄마)가

거들어서 2살짜리가 점점 내성이 커져요.

애엄마를 먼저 진압해야하는데, 그건 불가능해서.

내가 진압 당하죠. 세계평화를 위해서 ...

profile

yonathan

September 29, 2009

감사 합니다

동지를 만났군요

그렇죠 레지스탕스의 강력한 커버링은

웬만한 화력으로 제압 하기가 쉽지 않죠

제압 했다손 치더라도

휴전 상태에서 갑지기 치고 들어 오는

그 발빠름은 타의 추종을 불허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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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수

September 28, 2009

제가 군대있을 때 지역대장(소령)이

5살 된 자신의 아들이 욕을 한다는 이유로 수영장에 데리고 가서 

두 손으로 두 발을 잡고 상채를 물 속에 넣더라고요.

한 5초 있다가 꺼내면서 "욕 또할래?" 묻고,

대답이 시원치 않으면 다시 넣고 빼고를 5회정도 했더니

아이가 다시는 욕을 안하더랍니다.

그러나 따라하시면 다칩니다.

요나단님 집은 아들이 둘이나 되니 합세하여 아빠를 물속에 던질까 걱정이 돼서요.

........

제가 산책편 들으려고 별 이야기를 다하네요~

그나저나 아들만 있는집은 재미 있겠어요.

우리집은 딸만 둘이라서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때가 많거든요.

profile

캔디

September 28, 2009

승수님!

 

"요나단님 집은 아들이 둘이나 되니 합세하여 아빠를 물속에 던질까 걱정이 돼서요"

 

 배꼽 달아나는줄 알았습니다.^^*

profile

yonathan

September 29, 2009

승수님

걱정은 안하셔도 되고요..

아직은 녹슬지 않은 한방이 있으니까

전 딸이 좋아요 그것 때문에 아내와 실랑이도 벌이지만

방울 소리만 요란한 집에 몇년 사시면  소리에 대한

인내가 필요 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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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디

September 28, 2009

승수님 처럼 우리집도  딸만 둘이라 조용한 편이긴했지만

아이들과 부대끼며 지내던 지난날들이 그리워지는군요.

한참 좋을때입니다.(지나고 보니...)

맘껏 누리시기 바랍니다.

다음편  목빼고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profile

yonathan

September 29, 2009

고맙 습니다....

한때 겠죠...

서서히 부모와 거리를 두고

비밀을 쌓아 가는 녀석들을 보면

떠날날이 몇일 남지 않았거니

생각 합니다...

 

profile

클라라

September 28, 2009

.

profile

yonathan

September 29, 2009

저 딸 좋아 해요...

근데 집사람이 사실은

사내놈들을 딸 스럽게 키워나

여간 수다 스러운게 아니예요...

둘째가 품에 안기면

가끔 넋이 나가기도 합니다

 

profile

은빛그림자

September 29, 2009

저는 진짜 요나단 님이 이렇게 글을 맛나게 쓰실 줄 상상도 못했습니다요^^

<연분홍빛 고무장갑에서 하얀 거품이 허공을 가르고 장닭의 "훼"치는 소리에>

요 문장 보면서 완전 쓰러졌다는...ㅋㅋ

profile

yonathan

September 29, 2009

역쉬...

포인트를 잡아 주시네요

젤 신경 쓴 부분 입니다

셈 답숩니다

준비는 잘 되시죠

빨리 보고 잡네요...

우짜든지 건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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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September 29, 2009

이정도 댓글 이면 "산책편"이 올라오겠죠?

요나단님 !책 한권 내시죠 내공이 보통이 아님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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