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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이야기 > 베드로와 수탉 ㅡ 딕스

조회 수 303 추천 수 0 2019.04.18 18:5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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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로와 수탉.jpg


이 작품은 오토 딕스의 <베드로와 수탉>으로

제목을 알지 못하여도 어떤 상황을 그린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예수께서 잡혀가시기 전에 베드로에게 

벽닭이 울기 전에 자신을 세번 부인할 것이라고 합니다.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전혀 짐작할 수도 없었던 베드로는

그럴 리가 없다고 크게 말하지요.

그러나 예수께서 로마군에게 잡혀가시던 밤이 지난 새벽, 

보잘 것 없는 여종의 물음에 

베드로가 저주하면서 세번 부인을 하자 마침내 새벽닭이 웁니다.

이는 복음서에서 정말 가슴 아픈 장면 중에 하나입니다. 


동이 트는 새벽에 

닭은 다시 되돌릴 수 없을 듯이 입을 크게 벌려 세차게 울고

베드로는 예수의 말을 떠올리고 얼굴을 감싸며 통곡합니다.

이렇게 다른 공간의 상황을 시간적 동시성으로 표현한 딕스의 힘을 느낍니다.


베드로의 이 통곡에 가슴이 아픈 것은

그는 예수를 순수한 열심으로 따르는 제자였고

고비마다 결정적인 믿음의 고백을 하였기 때문입니다. 

잡혀가는 예수를 멀찍이 따르던 베드로에게 이 일이 일어나서 그렇지 

다른 제자들은 먼발치로라도 따랐다고 하는 말은 없으니

예수공동체 개개인의 예수 부인과 뒤따를 통곡임에 다름이 아닙니다. 

베드로를 비롯한 제자들의 이때는 예수의 특별함은 알았지만

그를 증거할 만한 강력한 개연성이나 의무감은 없었습니다.

예수께서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였을 때

제자들은 그 의미를 온전히 알 수 없었습니다.

그 전날까지도 예수를 이스라엘 현실의 정치적 메시아로 생각하고

제자들간의 높은 자리에 대한 다툼이 있었으니까요.


3년간 동고동락한 그들의 지도자를 지키지 못했고

배신이 그 공동체에서 나왔습니다.

베드로 자신의 반석같은 믿음의 고백들을 무색케하는 부인이었으며

특히나 전날 예수께서 자신에게 언질한 말들이 전광석화처럼 지나갔기에

베드로는 무너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야말로 인간적인 제자도에 종지부를 찍는 순간입니다.

예수와 동행하는 시간은 이제 끝이 났습니다. 

마지막 만찬에서 예수께서는 자신을 기억해달라고 했습니다.

지금 베드로에게는 죽은 자 예수를 기억해야 할 몫만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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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은 약손, 네 배는 똥배... 유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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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94]정용섭

2019.04.18 21:38:07
*.182.156.135

오랜만에 유시스 님이 올리신 그림이야기에서 전달되는 감동이

지난 주일 저의 설교 '제자도의 위기'보다 한수 위군요.

'기억하라!'가 많은 걸 의미합니다.

이것을 설교 전에 볼 수 있었다면

설교도 좀더 깊이 있게 다룰 수 있었을 텐데, 시간의 엇박자가 났네요.

제목만 볼 때 이번 화재가 났던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 첨탑에 달렸던 닭모형 이야기인 줄 알았습니다.

그걸 불길에서 안전하게 지켜냈다고 합니다.

오토 딕스라는 화가를 기억해둬야겠습니다.

사족으로, 저런 그림은 초등학생들도 그릴 수 있을 거 같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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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1]유니스

2019.04.19 11:02:52
*.224.70.156

글을 써두고 목요일 쯤에 올리려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목사님의 말씀과 한흐름이어서 기뻤습니다.^^

첨탑의 닭모형이 그런 의미인 줄 몰랐었요.

다음부터는 아는 척을 좀 해야겠어요.

아...그리고 그림이 저래보여도 보통 작품이 아닙니다요.

대가들이 긴 세월을 지나서 결국은 

순수하고 자랑하지 않는 서툼으로 그 깊음이 더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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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5]캔디

2019.04.18 22:46:48
*.72.247.97

이렇게 오랜만에 좋은 그림이야기를 올려주셔서 고맙습니다.

마음이 찡하니 오래 기억될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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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1]유니스

2019.04.19 11:09:46
*.224.70.156

캔디님,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캔디님 댓글이 아니었으면 

그림도 없이 글만 떡하니 올리고 있었을 거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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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0]주안

2019.04.19 12:19:38
*.69.199.48

멋진 그림!
멋진 해설!
멋진 유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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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1]유니스

2019.04.19 17:46:09
*.224.70.156

감사합니다.

멋진 주안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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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2]은빛그림자

2019.04.19 14:47:04
*.223.35.3

유니스와 함께 하는 미술 이야기, 행사 기획해보고 싶습니다.ㅎㅎ

재미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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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1]유니스

2019.04.19 18:04:04
*.224.70.156

어후...무슨..^^;;
은빛, 북이벤트 하느라 진짜루 수고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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