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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점심상이다. 아침을 간단히 먹은 터라 배가 고파진다.

밥을 새로 짓고 상추를 따고 땅두룹과 참비름을 삶아 무치고 머우나물을 볶았다.

내 배가 고파야 열심히 움직여 음식을 만들고 싶은 의욕이 이는 게 모든 주부들의 공통점 아닐까?ㅎㅎ

차리고 보니 밥상에 오른 반찬들이 모두 거저 얻은 것들이다.


샹치쌈,. 땅두룹, 머우(?)나물, 참비름  그리고 마늘 쫑, 껫잎, 메론 장아찌등..

상치쌈은 텃밭에서 그리고 머우와 참비름, 땅두룹은 근처 야산에서  채취한 것이고

 파프리카와 장아찌 종류는 아는 분들이 주었다.

참! 고추장도 순천에 사는 지인이 손수 농사지은 태양초로 담은 것이라며

무주산골영화제를 다녀가면서 주고 간 것이다.

얼마나 빛깔이며 맛이 좋은지...아껴가면서 먹고있다.

우선 상추는 텃밭에서 따온 것이고  땅두룹도 근처에서 채취한 것이다. 

조금만 부지런히 움직이면 이렇게 자연밥상을 대할 수 있으니...

신기하고 또 감사하다.

도시에서 살 때 맛보지 못했던 신선한 감동이다.

새로 지은 밥을 남편과 맛있게 먹고 설겆이를 하는 남편에게 말했다.

"여보 너무 감사하지 않아?

어떻게 장에 가지 않아도 꾸준히 이렇게 먹을 게 생기지?"

생각할 수록 감사하다.


설거지를 마치고  디져트로 쑥송편을 먹었다.


이참에  쑥송편도 소개해야겠다.

쑥이 좀 억세지긴 했지만 그늘에 있는 연한 것으로 골라 따서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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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전에 엄마가 해주고 가셨는데 잘 먹고 있다.

충청도 식인지 모르겠지만 봄이면 연례행사처럼 엄마가 만들어 주시는

 엄마표 쑥떡이다. 어릴 때부터 먹었던 거다.

이번에 제대로 전수 받으려고 옆에서 하시는 걸 지켜보았다.

콩가루로 속을 넣은 송편이 식으면 참기름을 발라두는 것 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집에서 할 수 있는 완전한 홈메이드 떡이다.

쑥을 넣은 송편반죽색깔이 옥색으로  참 곱다.

이런 옥색으로 한복치마를 만들어 입고 싶다고 했더니

엄마가 시집올 때 해입었다는 옥색 치마에 세모시 깨끼 저고리이야기를 꺼내신다.

아직 쑥떡을 만들어 주실 수 있는 엄마랑 반백의 언니랑 부엌 식당에서 송편을 빚으면서

어떤 충일함을 맛보았다.

어쩜 다시 오기 어려운 시간일지도 모르겠다.

갖 쪄낸 송편은 별미다.

향긋한 쑥향과 고소한 송편 속이 어우러지는 맛.

목사님댁과 선희언니에게도 맛보라고 가져다 주었다.


시골에 와서 살다보니 머리 속이 가벼워진다.^^

쓰다보니 책상 너머로 잔뜩 흐렸던 하늘에서 빗낟이 흩뿌린다.

와~~  단비다...!!

해갈이 되도록 많이 내렸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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