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서해에서 한미연합 군사훈련이 실시되고 있소. 천안함 사태가 일어날 때도 역시 그 자리에서 비슷한 훈련이 실시되고 있었소. 이번 훈련은 6.25 이후 최대 규모라고 하오. 미국 항공모함인 조지 워싱턴 호가 들어왔소. 그 외에도 구축함, 이지스 함 등, 내가 이름을 열거하기도 힘든 군함들이 이번 훈련에 참여하고 있소. 조지 워싱턴 호를 필두로 하는 그 함대는 웬만한 국가의 전투력을 능가한다고 하오. 마음만 먹으면 북한의 주요 시설을 박살낼 수 있을 거요.

    나는 그 훈련 화면을 보면서 만감이 교차했소. 왜 이런 일들이 벌어져야만 하는 거요? 그대는 아마 이번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 사건을 말하고 싶을 거요. 그건 누가 보더라도 북한군의 만행이오. 아무리 그쪽 입장을 이해해주려고 해도 용서하기 힘든 일이오. 민간인들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 무차별적으로 포를 쏜다는 것은 미친 짓이오. 그렇지만 그걸 기화로 미 항공모함을 서해로 끌어들인다는 것은 지혜로운 게 아니오.

     대한민국은 언제까지 미국 신세를 져야만 하는 거요? 북한은 북중 연합 훈련을 하지 않소. 그런데 왜 우리만 한미 연합 훈련을 해야 하는 거요? 여기에는 여러 가지 국제정치적인 문제가 연루되어 있소. 내가 그걸 다 설명할 자신도 없소. 지금 남북문제는 남북 당사자 간의 문제가 아니라 북과 유엔의 문제로 남아 있소. 그래서 미군이 주도하는 거요. 복잡한 문제는 생략하고 그냥 전체 그림만으로 보면 우리의 처지가 좀 우습소. 마치 마마보이와 같소. 우리의 문제를 우리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미군에게 전적으로 의지한다는 게 말이나 되오. 우리가 힘이 없다면 그것도 이해가 가오. 그런데 지금 우리와 북한은 아예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차이가 나오. 모든 면에서 그렇소. 우리는 바로 얼마 전에 G20 회의를 치렀고, 아시아게임에서 월등한 실력으로 2위를 했고, 국방비도 북한의 10배 이상이나 되오. 세계 경제에서 13위 내외를 하오. 이 정도 덩치가 컸으면 좀 어른답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되는 거 아니오? 지금의 우리 모습은 마치 20살 성인이 되었는데도 동네 깡패처럼 구는 초등학생이 무서워서 이웃동네 레슬링 선수를 보디가드처럼 데리고 사는 모양이오. 더 복잡한 문제는 내가 모르겠고, 그냥 그림이 그렇다는 거요. 한미 연합 훈련을 보면서 자존심이 상한다는 느낌이 드오. 그대는 어떻소?

     사족이오. 이번 연평도 사건 이후로 전쟁을 불사할 것처럼 열을 올리는 사람들이 전작권 회수는 자꾸 뒤로 미루고 있소. 참으로 이상하지 않소? 전쟁불사가 말만이 아니라 진정성이 있는 거라면 전작권을 가능한 빨리 회수해야 한다고 주장해야 하오. 전작권도 없이 무슨 전쟁을 한다는 말이오. 그들은 모순되는 말을 하는 거요. 세계 초강대국 미군 뒤에 숨어서 큰 소리나 치는 겁쟁이요. (2010년 11월30일, 화)


작은목소리

2010.12.01 10:46:06

촌철살인이십니다.

바로 눈앞만 바라보느라 먼 앞은 바라보지 않고 운전을 하는것, 정말 위험한 일이지요.

특히 비가 엄청내리는 고속도로에서는요.

 

우리들 가슴에 묻은 무고한 생명들과

처참하게 무너져내린 눈물의 연평도를 생각하면 억장이 무너지지만

지금 우리는 너무 감정이 격해 있습니다.

미국의 입장과 우리의 현실의 어마어마한 차이를 간과한채...

 

지금은 무엇보다도 냉철한 분별력이 필요합니다.

더 크고 작은 비극을 막기 위해서

 

정 목사님께서 말씀하신 대화와 평화...

신앙, 이념, 정치... 그리고 우리모두의 인생에 있어서

대화는 영원한 정답이고 평화의 첫걸음입니다.

 

정 목사님의 걸음마다 주님의 발자취가 되어지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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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목민

2010.12.01 22:57:23

초교파 신학교를 졸업해서 동기들이 각 교단에서 사역을 합니다.

연락이 오면 가끔 만나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천안함 때도 그렇고 이번 일도 그렇고 다들 열변을 토하더군요.

지나가던 어린 아기가 욕했다고 성숙한 어른이 버릇 고친다고 몰매를 때리냐

몰라서 그런게지 하고 참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발언을 했다가

역적이 되었습니다.

학부 동기들 모임에 나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데 세상사가 그렇지 않아서 참석합니다.

도대체 우리 군대는 무엇을 했느냐는 발언들이 강했습니다.

저는 '이 사람들이 하나님의 나라를 기다리는 목사가 맞는가?'라는 의구심을  품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제가 중딩 때에 박통이 '미친개는 몽둥이가 필요하다'는 문구를 인용해가며

더 이상 참아서는 안되고 본때를 보여 주어야 한다는 요지였습니다.

제 눈에는 전쟁이 일어나기를 갈급해 하는 사람들 같더군요.

최초로 전쟁을 경험하지 않고 사령관을 지내고 예편한 분이 전쟁을 경험하지 못한 것이

아쉽고 자신이 사령관에 재직할 때 자이툰 파병을 자랑스러워하는 연설을 인터넷을 통해 들었습니다.

주님,  세상이 왜 이럽니까? 좀 빨리 오시면 안되시나요?

마라나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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