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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저는 오늘 빨래를 널었습니다. 세탁이 끝난 빨래를 세탁기에서 빼내 하나씩 털어가며 빨랫줄에 널었습니다. 제가 그렇게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일을 큰 어려움 없이 해낼 수 있다니, 얼마나 놀라운지 모르겠습니다. 빨래 통에 엉클어져 담긴 빨래를 요령껏 하나씩 꺼내는 것만 해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제 몸의 어느 한 부분이 불편하거나 신경이 마비되었거나, 제가 인간이 아니라 다른 동물이라면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주님, 빨래가 주는 감촉이 왜 그렇게도 황홀하게 느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직 촉촉한 습기가 가시지 않은 그 빨래를 손으로 느끼면서 제가 아직도 살아있다는 사실을 더 절감했습니다.
더 신나는 일은 바로 그 순간에 온몸으로 햇살을 받는 것이었습니다. 1억5천만 킬로미터 떨어진 태양으로부터 9분에 걸쳐 달려온 태양빛이 촉촉한 빨래에 내리꽂혔습니다. 빨래는 그 태양빛과 금세 친구가 되었습니다. 그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반갑다. 그래, 잘 지냈니. 함께 놀자.
주님, 오늘 빨래를 널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걸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빨래를 널겠습니다.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가을에 낙엽을 우연찮게 관심있게 봤습니다.
와~~너무너무 낙엽이 고운거에요.
반짝이고 윤기가 좌르르르 흐르고
낙엽이 이렇게 고운가? 생각할 정도였어요.
글고,
몸을 쪼그리고 앉아야 제대로 볼 수 있는 이름모를 작은 꽃도 보았어요.
새끼손톱보다 더 작은 꽃이 정말 예쁘게 4장의 잎을 피고 피었더군요.
남이 보면 '제 뭐하니?' 할 정도로 쪼그리고 앉아 꽃을 보면서
세상은 참 신비롭다 아름답다. 생각했었어요.
소소하지만 일상에서 보는 것들에 감사해야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