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11)
누가 교회를 떠나느냐 할 정도의 큰 갈등만이 아니라 사소한 의견의 차이로 인한 갈등도 교회 안에서 자주 벌어진다. 정책 당회를 연다고 하자. 아무개 장로가 ‘교회 재정 상태가 좋지 않으니 목사님 사례비를 내년에는 동결하는 게 어떨까요?’ 하고 의견을 냈다. 장로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할 것이다. 당사자인 목사는 내색을 하지 않아도 기분이 별로 좋지 않을 것이다. 목사 자신이 동결하는 게 좋겠다고 하면 모를까 장로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면 감정적으로는 불편해진다. 안수 집사를 추천하는 경우도 그렇고, 부교역자 초빙 문제도 그렇고, 목회 결과에 대한 평가 문제도 그렇다. 교인수나 헌금액수가 줄면 목회를 잘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언젠가 한국을 대표할 정도로 뛰어난 설교자요 목회자인 아무개 목사님에게서 들은 이야기다. 어떤 장로가 교회 재정 지출 문제로 늘 시비를 건다는 것이다. 그 내막이야 내가 일일이 알 수 없지만 아무리 모범적인 교회라고 하더라도 사람들이 모였기에 목회자와 장로들, 그리고 신자들 사이에 크고 작은 갈등이 따라오는 것은 분명하다.
이런 사소한 갈등을 한 방에 해결할 수 있는 묘수는 없다. 어느 정도 타당한 해결책을 말할 수 있기는 하지만 각각 교회의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도 어렵다. 모든 문제는 목사 자신이 지혜롭게 해결해나가는 수밖에 없다. 때로는 양보하고, 때로는 설득하고, 때로는 충분히 토론하고, 또는 다수결로 결정하고, 또는 만장일치에 이를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어떤 경우든지 중요한 것은 목사가 신자들의 대표자인 장로들을 경쟁의 대상으로 여기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마음에 들든 않든 불문하고 교회의 대표자들인 장로들은 모두 목사가 껴안고 가야할 믿음의 동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