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18일, 수
루터(12)
1521년 3월6일에 루터는 보름스 제국의회에 소환되었다. 4월17,18일에 심문받았다. 일종의 청문회 형식을 빌린 재판이었다. 자신의 모든 저서와 주장을 철회할 것인지 아닌지를 밝혀야만 했다. 철회하지 않으면 파문당할 수밖에 없다. 파문을 그야말로 죽음의 길로 들어서는 것이다. 그는 이미 1521년 1월3일에 교황 레오 10세에 의해서 출교당한 몸이었다. 그의 나이 38세다. 황제와 영주들과 교황청에서 파송한 추기경들이 늘어선 자리에서 루터의 마지막 변론이 있었다. 그 변론은 이렇게 시작한다.
지극히 침착하신 황제, 지극히 고명하신 제후들, 지극히 온후하신 귀족들, 나는 어제 저녁 내게 지정해 주신 시간에 맞추어 여러분들 앞에 나와 하나님의 자비를 의지하여 지극히 침착하신 폐하와 지극히 고명하신 각하들께서 나의 이 주장을 친절하게 들어주시기를 간정합니다. 나는 나의 이 주장이 정의와 진리의 주장이기를 바랍니다. 내가 경험이 없어서 어떤 분들에게 적합한 칭호를 드리지 못했거나 아니면 궁정의 관습과 예절을 범한 일이 있더라도 너그럽게 용서해 주시기를 간청합니다. 나는 궁정에 익숙하지 못하고 수도사의 독방에 익숙할 뿐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지금까지 소박한 마음으로 가르치고 써 온 것 이외에 내게 대해 다른 증거를 말할 수 없습니다. 나는 하나님의 영광과 그리스도의 신실한 백성들을 위한 건전한 교육만을 생각해 왔습니다.
마지막 단락의 한 부분을 다시 인용한다. 루터의 기품이 엿보이는 발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을 두려워해야만 합니다. 내가 이것들을 말하는 것은 여러분과 같은 지도자들에게 내 가르침이나 경고가 필요하기 때문이 아니라 나의 독일에 대한 충정을 거둘 수 없기 때문입니다. 나는 이 말씀으로 지극히 침착하신 폐하와 각하들의 처분에 나 자신을 맡기며, 내 적들의 선동으로 말미암아 까닭 없이 여러분들에게 미움을 받는 일이 없도록 앙망합니다. 이것으로 내 말을 마칩니다.
그러자 황제 대변인이 루터를 꾸짖었다. 궤변을 늘어놓지 말고 루터의 주장을 취소할 것인지 아닌지만 말하는 것이다. 대변인은 루터의 말을 못 알아들어서가 아니라 트집을 잡으려고 이렇게 주장한 것이다. 이제 루터는 다시 자신을 이렇게 변호한다. 이게 실제로 마지막 말이다. 아주 유명한 구절이다.
성서의 증거에 의해서나 아니면 분명한 이성에 의해서 저를 설복시키지 않는다면, -교황과 공의회는 종종 오류를 범했으며 스스로 모순에 빠진 적이 많았기 때문인데- 저는 제가 인용한 성서에 구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제 양심은 하나님의 말씀에 사로잡혀 있기에 저는 아무 것도 철회할 수 없으며 또한 철회하지 않겠습니다. 왜냐하면 양심에 역행하는 것은 저에게 안전하지도 않고 올바르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저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없습니다. 여기에 제가 서 있습니다. 하나님이 저를 도와주시기를 빕니다. 아멘. (루터 선집 5권, 컨콜디아사, 358쪽 이하, 문맥을 고쳐 적었음)
'하나님을 신앙한다는 것은,
하나님에 대한 규범을 넓혀가는 것이다.(정목사님 설교 중에서)'
하나님을 실체로 인식하고 믿음이라 착각하고 있던
세계를 깰 수 있었던 열쇠는(다비아를 통해서)
하나님 세계는,
1.전혀 다른 절대 생명 세계
2.종말론적 관점이었습니다.
판넨베르크의 만물을 규정하는 현실성인 하나님의
전체 생명세계와 하나 될때만이,
하나님 신앙을 제가 규정하고 완성하려는 죄성의
자아로 부터 해방되는 구원의 자유를 누립니다.
오백년전 머나먼 지구 저 편
루터 선생님 덕에 오늘 제가 가슴 뜁니다.
충만한 가을이 깊어져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