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너희 중 하나가 나를 팔리라' 말씀하셨고
베드로가 예수님께 누가 예수님을 파는 자인지를 물었을 때,
예수님께서는 '내가 떡 한조각을 적셔다 주는 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 다음에 가룟 유다에게 떡을 주시면서 '네가 하는 일을 속히 하라' 하셨습니다.
여기에서 의문이 생겨 질문을 올립니다.
예수님의 마음을 우리가 알 수 없으므로, 제 질문이 우문이 될 수 있겠지만
예수님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알고자 질문드리오니 현답을 부탁드립니다.
1. 예수님께서는 굳이 왜 제자들에게 자신을 팔 사람을 말씀하셨을까요?
아무 생각없이 하실리는 없고, 팔 사람을 말하게 되면 그 사람이 제자들로부터 당하는 모욕들도 고려하셨어야 했을텐데... 물론 제자들이 가룟 유다가 그 사람인 줄을 눈치채지 못한 것으로 기록이 되어 있지만...
사실, 제자들이 눈치채지 못한 것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2. 예수님은 가룟 유다에게 '가서 얼른 나를 팔아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어찌보면 유다에게 못할 짓을 시키신 것인데,
비록 유다가 이미 나쁜 마음을 먹었기에 어차피 예수님을 넘겼을 것이지만,
제 어리석은 생각으로는
그래도, 유다에게 '왜 나를 팔려 하느냐. 그러지 말아라'라고 말씀하셨어야 하지 않나 싶은데,
왜 그러셨을까요?
오랜만에 들러서 별 의미 없을 수도 있는 질문을 드려서 죄송합니다.
목사님의 가르침 부탁드립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이시라는 관점에서 보다 보니 예수님은 모든 것을 다 아셨던 것으로 잘못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군요.
그러니, '예수님은 유다가 배신할 것을 알았을텐데 왜 제자로 삼으셨느냐'라는 우문이 생기게 되고,
저와 같은 질문을 하게 되는 거네요.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유다가 배신할 것을 이른 것이 아니라, 유다를 떠보려고 하신 말씀일 수도 있겠군요.
결국은 유다가 팔 결심을 했다는 것을 눈치 채시고 생각대로 하라 하신 거고요.
제자들이 눈치 못챈 것이 아니라, 유다의 배교 사실이 만찬때 있었던 일과 꿰 맞춰지면서 맥락상 오류가 생긴 거네요.
목사님 말씀을 제대로 이해한건지요.^^
답변 감사드립니다.
우문은 아닙니다. 다만 답변이 어려울 뿐이지요.
1. 이에 관해서 네 복음서가 조금씩 다르게 전합니다.
유다의 기질을 잘 알고 계신 예수님이 유다의 배신을 예감하셨을 수도 있습니다.
성경에는 나오지 않으나, 평소에 하나님 나라에 관해서 예수님과 유다가 많은 대화를 나누었고,
서로 관점이 대립한다는 사실을 알았겠지요. 그런 사실을 직접, 또는 간접으로 말씀하신 건지 모릅니다.
2. 유다는 나름으로 자기 철학과 세계관이 확실했기에 예수님이 말린다고 해서 들을 사람이 아니지요.
그걸 알고 있었던 예수님은 유다에게 '당신의 생각을 밀고 나가라.'라는 뜻으로 그렇게 말씀하셨겠지요.
이 대목과 연관해서 우리는 네 가지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1) 예수 배신에 관해서는 유다와 베드로가 함께 거론됩니다. 똑같은 잘못이지요.
2) 훗날 유다가 배교했다는 사실이 이렇게 예수 공생애 이야기로 소급되었을 수도 있어요.
3) 예수와 제자들의 관계를 상하 수직으로 보면 안 됩니다. 친구들끼리의 유랑 공동체라고 보는 게 맞아요.
나이도 사실은 비슷했고요.
4) 열두 제자는 처음부터 그런 집단이 있었다기보다 후기 교회공동체에서 형성되었다고 보는 게 옳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