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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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걷이
어젯밤 아내와 함께 장성에 내려왔다. 아침 일찍 일어나 감을 땄다. 밭에서 뽑아 말린 팥을 떨고, 호박도 따고, 대추나무에서 딴 대추도 찾아오고, 돌 틈에 난 갓도 김치를 담그기 위해 잘라왔다. 어머님이 하시던 일인데, 이제 우리가 뒷마무리를 해야 한다.
어머님이 사용하시던 지팡이로 팥을 두들기고 있으니 지나가던 동네 아주머니가 쉽게 하는 방법을 알려 준다. 감을 따고 있으니 동네분이 ‘골난 놈만 골라 따라’ 고 알려 준다. 지붕에서 호박을 내리고 있으니 겉이 마른 놈은 못 먹으니 그냥 늘쿠고 연한 빛이 나는 놈은 쭉쭉 잘라서 말리라고 한다. 정말 농사는 뭐 하나 쉬운 게 없다.
어머님은 이런 ‘농사’를 해마다 어떻게 다 지으셨을까. 시골 사람들이 농사를 짓는 것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 그래서 ‘농사’는 의사, 박사, 교사, 목사 같은 ‘사’자 돌림인가 보다. ⓒ최용우
(시골에 혼자 사시던 어머님이 지난 8월15일 천국에 가심.)
고향집이 있는 분들을 볼 때마다
부러워 죽겠어요.
저는 감나무가 시골마다 그렇게 많은 걸
원당에 들어와서 처음 알았습니다.
곶감으로 만들어 겨우내내 군것질도 할 수 있고,
홍시로 만들어 먹을 수도 있고,
감이 시골에서는 효자더군요.
내년에는 우리집 마당에 대봉 나무 한 그루 심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