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19일
기원전 538년
유대의 기원전 538년은 우리의 1945년과 같다. 양쪽 모두 해방의 순간이다. 그때 유대는 50년간의 바벨론 식민시대에서 벗어났고, 한민족은 36년간의 일제 식민시대에서 벗어났다. 모든 게 잘 풀릴 줄 알았으나 실제의 역사는 그렇지 못했다.
기원전 538년의 바벨론 포로귀환은 유대인 스스로의 힘으로 만들어낸 역사가 아니었다. 바벨론이 페르시아에 의해서 패망했기 때문에 주어진 것이다. 당시 유대는 해방을 맞아 나라를 세울만한 능력도 없었고, 준비도 없었다. 만약 페르시아의 고레스가 유대인들을 돌려보내지 않았으면 유대는 영원히 나라를 잃었을지 모른다. 고대 근동에 그런 운명에 떨어진 나라가 어디 한 둘인가.
유대는 기원전 538년부터 예루살렘을 재건하고 성전을 재건축하기 위해서 매진했다. 무너진 성전 돌무더기 아래서 양피지로 된 성경을 발견하기도 했다. 설교에서 언급한 것처럼 당시 예루살렘 주민들의 생각이 제각각이어서 도대체 일이 추진될 수 없었다. 서로 이해타산이 맞지 않기도 했고, 기본적으로 나라에 대한 생각도 다 달랐다. 유대와 사마리아 지역 사람들은 더 크게 반목했다. 지금의 우리 남북한처럼 말이다. 지지부진한 20년의 세월이 지난 뒤에 다시 재건 운동이 시작되어서 예루살렘과 성전이 어느 정도 모양을 갖추기는 했지만, 다윗 왕조를 중심으로 하는 유대 민족의 정체성은 별로 굳건해지지 못했다. 세월이 흐르면서 자기나라 말도 사용하지 않게 될 정도였다. 예루살렘 성전을 중심으로 종교적인 명맥만 유지하다가 다시 로마제국의 지배를 받게 된다. 어디에 문제가 있었던 것일까?
우리는 과거 일제의 식민통치와 타자에 의한 해방, 전쟁의 소용돌이, 휴전 후에 이어진 내홍과, 기득권층의 이전투구 등으로 얼룩진 역사의 과정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그런 우리나라의 현주소를 통계로 보면, 복은 커녕 그저 한숨만 나오는 소위 헬조선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연일 터져 나오는 인면수심의 극악 범죄, 이혼, 자살, 실업, 부채, 가정.학교의 붕괴, 도덕과 윤리의 상실. . . 등등 이루다 표현 할 수 없는 그 현상이 지금 우리가 몸담고 사는 이나라의 현주소입니다. 그런 이 나라는 무엇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요? 저는 아무리 다시 봐도 명명백백 자신이 무슨 설교를 하고 있는지 조차도 모르는 목사들에게 그 책임이 있다 봅니다. 참진리와 생명을 외면 하고 세상의 우상만을 바라보게 만들어 정치인 되게 하고, 사회인 되게 했으며, 세월호 선장 만들고, 부모와 자식 되게 했고, 제 배만 채우는 정부관료들을 포함한, 참목자가 누구인지 조차도 못 알아보는 불쌍한 영혼들을 양산해 냈습니다. 그것은 그저 부흥 만을 외치고 이성과 진리의 성찰을 외면하고 엉뚱한 방향으로 치달은 한국식 신학과 교계의 당연한 생산물 입니다. 그러기에 신학과 신앙의 대전환이 없는 그런 대한민국은 결국에 망할 것입니다. 그것이 현실을 우상으로 소유한 교회의 결국일 것입니다. 다만 망할 때 함께 망하지 않는 자이며 공동체가 되길 지금 여기서 그 긍휼만을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