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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소소한 풍광

조회 수 2529 추천 수 0 2018.07.16 23:09:36

2018년 7월16일도 저물어갑니다. 지구에서 오늘 하루 벌어진 일을 다 기록하려면 슈퍼 컴퓨터로도 부족할 겁니다.

영천이 38도를 기록했답니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기온입니다. 우리집은 다행스럽게도 해만 지면 시원합니다.

작은 텃밭에 몇몇 작물이 자라고 있습니다. 내가 여기서 오늘 경험한 소소한 풍경 몇 장면을 올리겠습니다. 우선 사진을 보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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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부터 대추가 영글어가고 있습니다. 위 나무는 제가 직접 심은 게 아니라 집터를 만드느라 비탈길을 절개한 곳에 겨우 걸쳐 있더군요. 위치가 텃밭 바로 위라서 쉽게 저의 눈에 들어왔습니다. 몇 년 전에 한 그루는 마당에 옮겼는데, 이제 보니 또 다른 나무가 근처에서 이렇게 자라고 있습니다. 자연에서 자라는 것들은 사람의 손이 가지 않아도 잘 자랍니다. 가둔데 굻은 기둥은 대추나무 기둥이 아닙니다. 사진이 나온 대추나무의 뿌리는 위쪽에 있는데,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러니까 나무가 위로 서있는 게 아니라 옆으로 누워있는 겁니다. 그래서 알은 잘 여물고 있습니다. 아래는 마당에 옮겨심은 대추나무인데, 올해 처음으로 열렸습니다. 초가을이 되면 대추알이 굻어지면서 노을빛을 띠겠지요. 기대가 됩니다. 그때 다시 사진을 찍어보겠습니다. 저게 다 우주의 깊이를 안고 있는 풍경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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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에 심긴 대추나무는 정상적으로 위를 향했습니다. 몇번이나 옮겨 심었더니 성장 속도가 늦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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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무입니다. 부엌에 딸린 큰 유리창으로 내다보이는 텃밭에 며칠 전에 열무씨를 뿌렸더니 3일만에 나와서 잘 자라고 있습니다. 집사람이 시켜선 한 일입니다. 1미터 짜리 길이로 밭고랑 세 개를 냈습니다. 아래를 보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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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중간에 산딸나무가 한 그루 있습니다. 그 뒤쪽으로 해바라기를 몇 그루 심었는데 키가 작습니다. 꽃도 작네요. 작은 꽃도 예쁩니다. 우리집 텃밭은 동남향이라서 늦은 오후에는 해가 가립니다. 일조양이 적어서 해바라기도 작은 건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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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 뒤로는 대나무가 많습니다. 그 뒤로 1천평 가까이 되는 임야가 있는데, 아무도 농사를 짓지 않으니 대나무가 점점 더 욱어집니다.


아래는 보너스 사진입니다. 지난 토요일에 윔블던 테니스 대회 여자 결승전에서 세리나 윌리엄스를 2대0으로 가볍게 꺾은 독일 테니스 선수 케르버입니다. 어느 신문사인지 인터넷 판에서 본 사진인데, 인상 깊어서 퍼왔습니다. 아마 서른 살일 겁니다. 팔뚝을 보십시요. 근육이 장난이 아닙니다. 공을 노려보는 눈은 맹수가 먹이를 잡아채는 순간의 모습과 똑같습니다. 테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을 끝까지 보는 건데, 이게 쉽지 않습니다. 지난 주일에 류 집사가 '요즘 슬럼프에 빠졌는데,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시라.'고 하던데, 공을 끝까지 보도록 하는 것도 그 방법 중의 하나입니다. 세레나는 공격적인 선수이고 케르버는 수비적인 선수입니다. 이번에는 창이 아니라 방패가 이겼네요. 남자 결승에서는 조코비치 선수가 앤더슨 선수를 3대0으로 가볍께 꺽고 우승했습니다. 제가 응원한 페더러는 8강전에 예상 외로, 정말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건데, 앤더슨에게 2대3으로 역전패 당했습니다. 전문가들도 페더러의 우승을 가장 높게 봤는데, 8강에서 떨어졌으니 페더러가 받은 충격은 오래 갈 것으로 보입니다. 저도 오늘 테니스 장에 나갔는데, 날씨도 덥고 컨디션도 좋지 않아 2전2패를 하고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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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7]김사관

July 17, 2018
*.160.198.36

목사님, 오랜만에 인사올립니다. 다비아와 샘터교회 홈페이지는 늘 들락날락 하는데, 최근 이사를 하고 다소 불안정한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경북 영덕 낙평리에서 충남 당진 원당동(!)으로 전입 온지 이제 한 달 조금 지났네요. 그래서인지 목사님의 소소한 일상이 무척이나 부러운 요즘입니다. ^^ 이사 오기 전 5월 마지막 주간에 목사님 계신 원당리에 인사차 방문하러 갈까 휴대전화로 전화드린 후 사정상 제대로 메시지를 남기지 못했습니다. ㅠㅠ 그래도 영덕에 있을 때 목사님 꼭 한 번 뵙고 싶었는데 다음으로 기회를 미루게 되었네요. 당진이라는 도시도 전원의 모습이 많이 남아있고 제가 있는 곳도 숲이 우거진 곳이라 무척이나 마음에 듭니다. 아무쪼록 무더위에 강건하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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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July 17,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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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렇군요.

구세군은 파송제인지 청빙제인지가 궁금하군요.

아마 가톨릭교회처럼 파송제가 아닐까 예상됩니다.

교회의 본질로만 본다면 파송제가 가장 바람지합니다.

새로 부임한 곳도 숲속이라니 다행입니다.

언젠가 한번 대면할 날이 오겠지요.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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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9]캔디

July 17, 2018
*.193.160.217

소소한 싱그러운 풍광을 보며 잠간이나마 더위를 잊습니다. ㅎㅎ

대구 지역을 "대프리카" 라고 한다는 방송내용을 보며 목사님생각을 했는데

해만지면 시원하다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해바라기가 저를 보며 활짝 웃고있네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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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July 17, 2018
*.182.156.190

키워봐서 아시겠지만 해바라기는 생각보다 귀엽습니다.

내년에 씨를 보내드릴 테니, 잘 가꿔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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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3]하늘연어

July 17, 2018
*.106.98.51

해바라기를 보고 있으려니 마치 우주가 급속히 팽창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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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July 17, 2018
*.182.156.190

ㅎㅎ 상상력이 풍부하시군요.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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