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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초복이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지난 분들도 많을 겁니다. 예년 같으면 아직 장마가 끝나지 않았을 텐데, 금년은 모든 게 맞물려서 불볕더위기 일찌감치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마을회관에서 초복 잔치를 한다고 어제 방송을 하기에 오늘 11시30분에 집사람과 함께 집을 나서서 300미터 거리에 있는 마을회관으로 가서 한 시간쯤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돌아왔습니다. 점심 먹을 때부터 돌아오는 과정을 사진 몇 장으로 담았습니다. 퇴락해가는 마을의 풍경을 보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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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들입니다. 아직 주 메뉴가 들어오기 직전입니다. 70 전후 되는 분들은 상을 차리고 80전후 되는 분들은 밥상에 앉아 있는데, 가장 젊은 60대 초반의 한 여자도 가만히 앉아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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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 자리입니다. 머리 깍은 승려가 보일 겁니다. 오늘 점심은 그분이 내는 거라고 합니다. 밥만 여기서 하고 나머지는 다 배달 시킨 겁니다. 가자미 조림이 맛있어서 두 토막이나 제가 먹었습니다. 물김치도 시원했습니다. 먹걸리 몇 잔 걸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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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에 있는 절입니다. 사실 절은 아니고, 뭐라고 불러야 할지요. 암자, 아니면 포교당? 동네에서는 그냥 보운사라고 부릅니다. 5년전 우리가 마을에 들어갔을 때는 비구니가 주인이었는데, 2,3년 후에 비구로 바뀌었습니다. 요즘 활성화되는 듯한 분위기입니다. 마을 회관과 마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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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회관 앞으로 흐르는 냇물입니다. 우리집은 쭉 올라가서 왼편 언덕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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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회관입니다. 요즘 다른 마을의 회관은 번듯하지만 우리마을 회관은 형편이 말이 아닙니다. 땅을 영천시에 기부체납(?)을 하면 시에서 좋게 지어준다고 하는데, 마을 사람들이 그럴 마음이 없는가 봅니다. 농사를 짓지 않는 노인들은 매일 저 회관에 모여서 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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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회관 길 건너에 새로 육각정이 들어섰습니다. 이틀만에 짓더군요. 저거 하나 들어섰는데도 마을 풍경이 사뭇 '있어' 보입니다. 나는 아직 저 위에 올라가보지는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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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각정 바로 옆 모습니다. 육각정에 앉아서 보면 눈앞이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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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집으로 올라오면서 보는 풍경입니다. 버스 회차가 가능한 마을 광장 바로 옆에 있는 논입니다. 작년까지 벼를 싶었는데, 금년에는 파경입니다. 심지 않는 피가 기세를 부립니다. 이런 것도 다 함께 어울려 마을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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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피가 있는 논을 지나면 곧 만날 수 있는 집입니다. 마을 중앙에 위치합니다. 우리가 그곳에 들어가기 훨씬 전부터 비어있던 집입니다. 도시의 아무개가 구입하고서는 저렇게 방치한 겁니다. 이런 집들이 우리 마을에도 제법 됩니다. 흉물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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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 가까워옵니다. 우리집 바로 아래가 이장집입니다. 이장집 앞에 있는 고추밭입니다. 주인은 다른 사람입니다. 식사할 때 저와 마주보고 앉은 분이 주입니다. 아주 성실하게 밭을 가꾸셔서 그런지 고추 농사가 잘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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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집 밭과 바로 앞의 고추밭 사이에 예쁜 꽃이 피었습니다. 유명한 건데, 이름이 가물가물합니다. 도라지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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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펜스입니다. 금년 봄에 우리집 바로 아래 넓은 밭에 철망으로 펜스를 쳤습니다. 집주인이 다른 이에게 밭을 세 주면서 펜서를 친 겁니다. 그 주인이 우리 마을에서 제일 연장자입니다. 오늘도 저의 옆에서 식사를 하셨습니다. 자식과 손자 자랑을 꽤 하시는 분입니다. 아들이 의사이고, 손주가 엘지에 다니고 등등 ... 그래도 밉지 않게 말씀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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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바로 우리집 바로 아래 밭입니다. 작년까지 단풍나무가 심겨졌었는데, 다 옮겨가고, 금년부터는 다른 작물이 자랍니다. 이름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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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밭에서 왼편 언덕에 우리집이 자리합니다. 뒤로는 대나무와 참나무와 소나무가 자라고 있습니다. 숲으로 둘어쌓인 언덕이라서 요즘처럼 더운 계절에서 해만 지면 금방 시원해집니다. 밤에는 에어컨은 물론이고 선풍기도 키지 않고 잠을 잘 수 있습니다. 모르지요. 앞으로 더 더워지면 어떻게 될지요. 왼편 옹벽 위로 소나무와 해바라기가 운치를 더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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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에 올라와서 소나무 오형제를 바라봤습니다. 솔닢이 점점 무성히 자라고 있습니다. 멀리서 입양된 친구들인데, 죽지 않고 잘 견뎌주었으면 합니다. 제가 나름 최선으로 돌보고 있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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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소나무를 보다가 오른 편 마당으로 들어서면 현관을 만납니다. 오른쪽 아래에는 눈으로 알아보기 힘들겠지만, 코스모가 자랍니다. 3백미터를 다녀오는데도 더위가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편안한 밤이 되기를...
마을아랫쪽에서 목사님댁으로 오는 길을 따라 사진을 올려주시니 마치 함께 동행하면서
걸어올라가는 느낌이듭니다. 연일계속되는 무더위에 건강 잃지 않으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