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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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딩 때 나는 수업에 열중하기 보다는, 항상 잡담과 낮잠에 열중이었다.

잡담과 낮잠을 자지 않을 때는 선생 말꼬투리를 붙잡고, 어떻게든 수업분위기를 흐트러 뜨리려 했으니 원래 공부와는 거리가 먼 나였다.


고딩 2년 쯔음 일이었던 것 같다.

음악시간이었는데, 계속해서 노래부르고 시끄러우니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있나??

선생 말 중간에 무슨 농담인가를 했는데 반 전체가 시끄럽게 왁자지껄 웃음바다가 되었다.


음악선생이 수업을 이어갈 수가 없게 되자 ...

이 사태의 원인을 찾았다. "누구야?"

제법 서늘하게 다그치느라,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손을 들었다.

평소 음악선생의 가벼운 매질을 미루어 볼 때,

"몇 대 때리고 끝나겠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 선생이 짧은 몽둥이를 들고 다가섰다.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괜시리 애들 앞에서 자존심도 있고,

몇대 맞을지언정 쫄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어색한 미소를 지어대며 희죽거리고 있었다.

아마, 웃고 있다고 몇 대 더 때리고 말겠지.


그러나, 음악 선생은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다 한마디 툭 던진게,

"너는 너를 아는데도 오랜시간이 걸리겠구나~!!"

그리고는 뒤돌아 가버렸다.


순간 정신이 몽롱해졌다.

아 ~ 걍 몇 대 때리고 말것이지 ....

갑자기 난데 없이 그게 무슨말이람??


다가서자마자, 들고있던 몽둥이로 머리통을 후려칠 것 같더니,

뭔가 꿰뚫어보는 듯한 묘한 눈빛으로 몇 초를 응시하더니, 너는 너를 아는데 오래걸리겠다니 ..


사실 지금와서 드는 생각이지만, 그러는 당신께서는 당신 자신을 얼마나 잘알고 계셨는가? 를 되묻고 싶다.

아니, 이 세상에 자신을 알고 있는 사람이 도대체 몇이나 된단 말인가?


별 뜻 아닌 말이었을 지 모르나,

선생님이 하셨던 그 말씀은 오랜시간이 흘러서도 나를 붙잡고 있으며,

아무튼지간에 지금 실현되고 있다.



그 때가 10년전 쯤 일이니, 앞으로 얼마나 더 오래 가야 할까??

이제서야 책 들이 몸으로 느껴지고, 이제서야 인생이 "아~~인생이 구도자의 삶이구나"를 깨달았는데, 앞으로 얼마나 오래 걸어야 할까??

예수님 알기가 이렇게 어려운 줄 알았으면, 아예 시작부터 없었더라면 ............

이라고 생각하면 안되겠지만, 하여간 쉽지는 않다.



아무튼, 그 말대로 얼마나 오래 걸리던지간에 그런 날이 오기나 했으면 ...

첫날처럼

2009.11.05 11:41:14
*.54.79.126

글이 공감 만땅입니다... 정말 아직까지도 저도 저를 잘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죽을 때 까지도 알 수가 없겠죠...  

퀄리아

2009.11.06 13:14:35
*.222.66.211

ㅠㅠ;; 저는 아직도 고딩의 정신연령에서 한치도 못벗어난걸까욤?? 흑흑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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