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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적으로 되어간다는 것

Views 1690 Votes 0 2009.12.24 02: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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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종교적으로 되어간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우선 종교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종교적으로 되어간다는 질문에 대한 답할 수 있을 것이다. 아주 단순히 정의하자면, 종교란 세상을 바라보는 눈, 즉 세계관이다. (Ninian Smart가 Worldview라는 책에서 종교를 책제목처럼 Worldview로  정의했다.) 개인적으로 사람은 보는대로 믿는게 아니라, 믿는대로 본다고 믿기 때문에, 이런 의미에서 종교란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 렌즈, 또 그에 대한 신념이다. 그렇다면 이런 세계관을 배우고 또 이 세계관에 따라 삶을 살아가는 과정, 이 과정을 일컬어 "종교적으로 되어간다"라고 간단히 말할 수 있겠다. 예를 들자면, 그리스도교적으로 되어간다는 것, 그 말은 그리스도가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시각을 배우고 익히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신학적으로 말하자면, 그리스도가 선포한 메시지, 하느님 나라의 도래가 그리스도의 탄생, 삶, 가르침, 죽음, 부활, 승천을 통해 이미 이뤄졌다는 걸 체험하여 고백하고, 각자의 삶 속에서 그리스도가 이룬 하느님의 나라를 살아내는 것이라고 덧붙인다.) 따라서 종교적으로 되어가는 것은 그 종교의 언어를 배우고 익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리스도교 교육 (Christian Education)이라는 말, 이 때 education은 적절한 용어는 아니다. 왜냐하면 education의 근원인 educare는 "끄집어 내다"라는 뜻인데, 이때 그리스도교는 사람이 원래 있는 것을 끄집어 내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교의 가르침과 언어를 formation/형성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에는 Christian Education이라는 말보다 Formation이라는 말을 더 선호한다. 그리스도인으로 태어나는게 아니라 형성/만들어 진다는 걸 감안할때 Christian formation이 더 올바른 표현이겠다.

George Lindbeck이 종교적으로 되어감에 있어 설명한 구절이 있어 인용해본다.

Unlike we acquire language of some kind we cannot actualize our specifically human capacities for thought, action and feeling...To become religious involves becoming skilled in the language, in the symbol system of a given religion. To become a Christian involves learning the story of Israel and of Jesus well enough to interpret and experience oneself and one's world in its terms. A religion is above all an external word, a verbum externum, that molds and shapes the self and its world...To become religious-no less than to become culturally or linguistically competent-is to interiorize a set of skills by practice and training. One learns how to feel, act and think in conformity with a religious tradition. 

George Lindbeck, The Nature of Doctrine: Religion and Theology in a Postliberal Age(Philadelphia: Westminster, 1984), 34-35.

oscillating between absolutes and absences, recognizing truths derived from living rightly moment to moment and attending carefully to the irreducible particularities of each c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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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광

2009.12.24 09:54:51
*.64.73.47


"종교란 세상을 바라보는 눈, 즉 세계관이다" 라는 정의에 관해서 저는 왠지 물음표가 붙습니다.
우선 거기에는 "신"이 빠져 있고, 또한 종교를 단순히 세상적 차원으로 규정하려는데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신"은 세상이나 우주(포괄해서 "세계")의 존재 여부에 영향을 받지 않는 주체이지요.
나아가, 세상과 세계를 바라볼 수 있는 창은 모든 동물 중에서 오직 인간의 이성인데, 진정한
종교(예를 들어 기독교)는 인간의 이성이나 혹은 이성주의와는 거리가 먼 것이지요.

그 말씀이 종교보다는 차라리 철학에 관한 정의에 적당한 것이 아닐까 하는 느낌입니다.

  * 이처럼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은
 논쟁을 벌이자는 뜻이 아니며, 단지 이를 읽는 많은 
   이들의 판단에 오류가 생길 것을 염려하는 뜻에서이므로 양해를 구합니다.

Pater Paulus

2009.12.27 02:11:54
*.120.56.192

답변이 늦었습니다. 문제 제기를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글을 올리는 목적이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음으로서 제 시각을 넓히는 것이니 양해 구하실 일은 없으실 거 같아요.

일단 종교에 항상 "신"이 있어야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유교는 종교입니까 아니면 그냥 철학입니까? 
그리고 신이 세상이나 우주의 존재 여부에 영향을 받지 않는 주체라고 하셨는데, 이건 형이상학적인 부분이라서 그냥 넘어가겠습니다. 

제가 너무 어려운 주제를 건드린거죠? ㅎㅎㅎ
 


첫날처럼

2009.12.24 11:47:59
*.54.79.126

educate 와 formation의 차이가 깊이 느껴지네요...

기독교는 어디에 해당하는 것일까요?

educate 는 약간은 불교적인 느낌이 들고...

formation 이라고 해버리면 19세기의 문화 기독교가 생각이 나고...

둘 다 적절한 표현이 아닐 것 같기도 하고...

Pater Paulus

2009.12.27 02:15:03
*.120.56.192

둘 다 함께 적절하게 사용하면 될 듯 싶습니다..ㅎㅎㅎ
하느님께서 심어주신 당신의 형상을 끄집어 내서 (educare), 2000년의 기독교 전통과 고백들과 함께 호흡하며 신앙의 형성(formation)을 이루는...

ldg

2009.12.26 12:39:11
*.199.85.155

폐일언하고 껍데기는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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