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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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한일장신대학교 신학부 때

기독교 교육학 수업을 배웠던

박화경 교수님께서 수업 시간에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제가 신학공부하기 전에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했는데요.

우리나라 대중가수 중에서 이미자 씨의 목소리는

클래식 성악가들도 인정할 정도로 정말 좋은 목소리에요.

나중에 그분이 돌아가시면 그분 성대를 연구하려고 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실제로 박 교수님은 연세대에서 성악을 전공하신 후에 신학을 전공하셨습니다.

 

이미자 선생! 그분은 흔히 말하는 '국민가수'입니다.

저는 아무 데나 '국민'이라는 말을 갖다 붙이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이미자 선생께서 많은 국민들의 사랑을 오랫동안 받아 온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대중가수라는 점은 부인하기가  힘듭니다.

개인적으로 이미자 선생의 노래를 평소에 즐겨 듣지는 않고

지금까지 몇 번 정도 들어봤는데 많이 들어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분이 음악적으로 얼마나 대단한 실력을 가지셨는지, 얼마나 노래를 잘하시고

목소리가 얼마나 좋으신지는 느낄 수 있었습니다.

 

최근에 이미자 선생께서 모 방송프로그램에 나와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는군요.

저는 그 방송을 직접 보지는 못했습니다.

방송 사회자가 "요즘 가요계 후배들 노래 중에서 좋아하시는 노래가 있으십니까'라고 질문을 하자

그분이 이렇게 대답을 하셨다고 하는군요.

"솔직히 요즘 노래들 중에서 좋아하는 노래는 없어요. 힙 합 같은 음악은 제가 할 수도  없고

요즘 후배가수들 보면 감정이 없는 노래들을 많이 해요. 가사는 애절한데 얼굴 표정은 밝아요.

가사와 가수가 따로 노는 거죠. 감정이 없는 노래들을 하고 있는 거죠. 기쁨은 기쁨으로, 슬픔은 슬픔으로

전달할 수 있어야 진정한 가수에요. 가사에 충실하고 발음이 정확해야 한다. 심금을 울릴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다고 합니다.

 

제가 여기 사랑채 게시판에 예전에

"노래의 생명은 가사'라는 제목으로 글을 쓴 적이 있었는데요.

이 분 말씀을 듣고 나서 더욱 더 "노래의 생명은 가사다."라는 생각이 굳어지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제가 못했던 이야기를 여기서 하자면,

교회에서 부르는 찬송이나 찬양도

가사보다 음악 위주로, 곡 위주로 흘러가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제가 교회음악 전문가가 아니라서 감히 이러쿵저러쿵 어설프게

교회음악 비평을 할 수는 없지만 어렸을 때부터 교회에서 큰 사람이고

찬양대원으로도 오랫동안 섬겼고 교회음악에 대해 평소에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서

한 가지 생각을 이야기하자면 지금의 한국교회도 음악 이전에 먼저 찬송의 가사를

지금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가사 위주로 찬송을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하는 바입니다.

 

물론 찬송이나 찬양에 있어서 음악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긴 합니다.

찬양대가 매주일 하나님께 찬양을 드릴 때도 음악적인 부분을 아예 무시하고

찬양을 드릴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바른 찬양의 자세가 아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찬송이나 찬양은 역시 가사가 먼저다 하는 것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니, 강조해야만 합니다.

 

그 옛날 칼빈 선생 같은 분은

오죽하면 교회 안에서

오르간도 사용하면 안된다고 금했고

찬송의 내용도 성경말씀에 있는

시편, 십계명, 주기도 같은 내용들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었지요.

칼빈 선생이 음악을 천시하거나 무시해서 그랬던 건 아니고

음악의 남용으로 인해 찬송이 오염될까봐 우려했던 것입니다.

 

이 글을 쓰는 저는 개인적으로 음악을 매우 좋아하는 사람이고

찬송에 있어서도 음악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의 한 사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찬송을 할 때 음악에 치중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찬송은 가사만 좋으면 되기 때문에 어떤 장르의 음악으로 찬송을 하든 상관없다는 주장도

진지하게 생각해 보고 성찰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그렇다고 음악이 찬양의 본질일 수는 없는 것입니다.

음악은 찬양의 본질이 아니라 찬양의 형태이니까요. 우리가 신앙생활과 교회생활을 하면서

본질과 형태를 잘 구분하고 혼동해서는 안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찬양은 단순한 음악이나 노래가 아니지 않습니까! ^^

저도 참 이런 말 할 자격은 안되지만 우리 한국교회에서 예배시간이나

개인적으로 찬양할 때 얼마나 찬양의 가사를 깊이 생각하고 부르는지

깊은 성찰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찬양은 본질적으로 하나님을 향한 경배이고 예배이지요.

말 그대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이 찬양이므로 찬양에서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음악이 아닌 가사라는 것을 우리 한국교회 모든 신자들이(저를 포함해서)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찬양할 때 음악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다 보면 오히려 하나님에게 집중을 못하고

예배다운 예배를 드리지 못하게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아름다운 음악예술을 도구로 해서 찬양을 드리면서도 찬양가사의 내용과 뜻을 깊이 생각하고 거기에 집중하는 것!

그것은 어느 특정한 신자, 특정한 교회의 문제가 아니라 이 글을 쓰는 저를 포함해서

앞으로 모든 한국교회가 성령 안에서 하나되어서 보다 더 진지하게 고민하고 노력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은 사실 한국교회를 향한 글이라기보다

지금까지 찬양가사보다 음악에 더 치중하면서 찬양을 해 온

저의 고백이자 저 자신을 향한 쓴소리입니다. ^^


profile

정용섭

2014.09.16 23:37:10
*.94.91.64

잘 읽었습니다.

profile

여름비

2014.10.01 14:11:53
*.171.99.76

저는 카톨릭교에서 사용하는 성가집 악보가 단음으로만

되어있다는 것을 오늘 처음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아마 

말씀하신 가사의 중요성을 위해 그렇게 부르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profile

우쿵

2014.10.01 21:53:21
*.146.128.5

가톨릭 교회의 일반 신자들이 부르는 개창용 성가곡집은

단음으로 되어있는 것이 맞습니다. 그러나 혼성 합창용

기톨릭 성가집도 동시에 사용합니다. 개신교와 달리

일반 가톨릭 신자들은 미사에서 합창을 할 기회가

거의 전무하기에 보통은 개창용 성가집을  마련합니다.

profile

여름비

2014.10.02 13:26:33
*.171.99.76

안녕하세요, 우쿵 님?

제가 우물안 개구리로 지내다 이 곳에서

많이 배웁니다. 그레고리안 성가를

듣고 싶다는 생각을 늘 했었는데 언젠가

기회가 있겠지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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