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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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 하나가 떨어지네
어, 다시 올라가네
나비였네!
(모리다케)
붉은 꽃잎 하나가
소똥 위에 떨어져 있다
마치 불꽃처럼!
(부손)
얼마나 운이 좋은가
올해에도
모기에 물리다니!
(이싸)
가을이 깊었는데
이 애벌레는
아직도 나비가 못 되었구나
(바쇼)
목욕한 물을
버릴 곳이 없다
온통 벌레들 울음소리
(오니츠라)
뻐꾸기가 밖에서 부르지만
똥 누느라
나갈 수가 없다
(소세키, 정치인의 초대를 받고 답장으로 쓴 시)
마지막으로
아버지 얼굴에 앉은 파리를
쫓아 보냈네
(이싸, 아버지의 임종을 맞아 쓴 시)
*류시화 엮음, <한 줄도 너무 길다> 하이쿠 시 모음집에서 몇 개 추렸는데,
깊어가는 이 가을 밤에 한번 읽어보시지요.
앗! 하이쿠다!!
목사님께서 하이쿠 소개하시니
저도 신명이 나서..^^
첫날처럼님, 문전옥답님을 위해
좋아하는 하이쿠 몇 편 더 보태드릴께요.^^
흰이슬이여
감자밭 이랑마다 뻗은 은하수(부손)
가진 것이라곤 하나
나의 생은 가벼운 조롱박(바쇼)
떠나는 내게 머무는 그대에게
가을은 두 개 (시케)
돌아눕고 싶으니 자리 좀 비켜주게
귀뚜라미여(잇싸)
이 가을저녁
인간으로 태어난 것이 가볍지 않다(잇싸)
아, 글구..
이 하이쿠 좀 보래요!!
고요함이여,
바위에 스며드는 매미의 울음(바쇼)
-이 하이쿠에 이런 해설을 붙인 분이 계시네요.
"순간이 영원속으로 생명이 죽음속으로
혹은 그 반대의 것, 영원이 순간 속으로 죽음이 생명 속으로
역류하는 그 경계속에 비로소 우리는
시끄러움과 고요함을 넘어선 절대의 정적을 느낀다."
말 한마디 없이
손님과 주인과 하얀 국화와(료오다)
ㅎㅎ 추천이라니요.
우선 검색창을 이용해 보시고,
한 번 날 잡아서 도서관에서 본격적으로 찾아보신후에..
그런데, 하이쿠는 거의 해설겸한 엮음집이잖아요?
혹시.. 번역이나 해설에 갈증이 나신다면 원문에 도전 해보시는것도 좋을 듯 싶어요.
류시화씨가 그랬다네요.
참, 참고적으로
나비 한 마리 절의 종에 내려앉아 잠들어있다/부손
범종 위에 내려앉아 잠들었네. 나비 한마리/부손
->이 시의 원문직역은
절의 종에/ 나비가 앉아 있다/ 그 종을 칠때까지는(부손)
이라네요. 뉘앙스가 많이 다르지요?
아, 저도 하이쿠가 딱 제 스딸이어요.^^
두 그루 매화 그 느림과 빠름을 사랑하노라(부손)
나비가 난다 나의 몸도 먼지 같은 것(잇싸)
이러니, 어찌 안 좋아하겠어요?ㅎㅎ
해피 주말이네요. 평안한 주일 맞이하세요.
아.. 이게 일본 특유의 시형식이라는 거군요... "하이쿠" 라는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