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20일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10)


제구시에 예수께서 크게 소리 지르시되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하시니 이를 번역하면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하는 뜻이라.(15:34)


하나님으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예수님의 절규는 ‘무죄한 자의 고난’을 대표합니다. 예수님은 바로 무죄한 자의 대표로 고난을 당했습니다. 이후로 어느 누구도 고독하게 이런 고난을 당하지 않습니다. 그들 곁에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이 함께 하시기 때문입니다. 이런 신앙적인 대답을 문자적으로만 알고 있으면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 이전에 우리가 피하지 말아야 할 문제가 있습니다.  

무죄한 자의 고난 문제는 신학적인 용어로 신정론(神正論)이라고 합니다. 몇 가지 방식으로 이에 대한 신학적인 대답을 시도할 수는 있지만 그것은 궁극적인 대답이 되지 못합니다. 그냥 상식적으로만 생각해 봅시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는 이유를 알 수 없는 고난이 그치지 않습니다. 예컨대 선천적 장애가 그렇습니다. 평생 시각 장애로 사는 사람들이나 젊은 나이에 죽는 사람들의 운명에 대한 책임은 누가 져야할까요?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하나님을 믿을 수 있을까요? 특히 하나님을 사랑이 충만하시며 동시에 능력이 무한하신 분으로 믿을 수 있을까요?

태어나면서 시각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을 보고 누구의 죄 때문이냐, 하고 질문한 제자들에게 예수님은 저 사람의 책임도 아니고 부모의 책임도 아니고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라고 대답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를 치료하셨습니다. 무죄한 자의 고난은 우리 모두가 짊어져야 할 숙제가 아닐는지요.

오늘 우리 주변에도 “왜 나를 버리십니까?”하고 절망적인 절규를 내뱉을 수밖에 없는 이들이 있습니다. 진심으로 그들과 함께 해 줄 수 있는 사람은 똑같이 버림받은 경험이 있는 자입니다. 예수님이 바로 그 대표자입니다. 하나님으로부터 버림받은 모든 사람들의 그 운명에 예수님이 함께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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