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23일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13)


한 사람이 달려가서 해면에 신 포도주를 적시어 갈대에 꿰어 마시게 하고 이르되 가만 두라 엘리야가 와서 그를 내려 주나 보자 하더라.(15:36)


다른 한 사람이 해면에 신포도주를 적시어 예수님에게 마시겠다고 합니다. 이 구절은 시편 69:21절을 배경으로 합니다. “그들이 쓸개를 나의 음식물로 주며 목마를 때에는 초를 마시게 하였사오니” 앞서 막 15:23절이 보도하는 몰약을 탄 포도주는 고통을 감하게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만 위 구절의 신포도주는 목마름을 해소시키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심하게 만듭니다. 예수님은 몰약을 탄 포도주를 마시지 않았다고 마가복음 기자가 정확하게 짚는데 반해서 신 포도주를 어떻게 했는지는 말하지 않습니다.  요한복음은 신 포도주를 받으셨다고 하는군요.(요 19:30)   

예수님에게 신포도주를 마시게 했던 그들은 다시 엘리야가 와서 그를 내려주나 보자고 했습니다. 예수님을 메시아 참칭자로 계속해서 조롱하는 중입니다. 이런 말은 단지 십자가 주변에 있던 어떤 사람의 개인적인 진술로 끝나지 않습니다. 예수님과 초기 기독교 공동체 전체를 향한 문제 제기입니다. 그들의 눈에 예수는 아무런 구원의 능력이 없습니다. 거꾸로 구원을 받아야 할 초라한 운명입니다.

이런 논리는 이미 끝난 것일까요? 아닙니다. 이 세상은 호의든 악의든 예수님이 구원자인 근거를 계속 요구합니다. 하나님이 존재하는 증거를 대라고 말합니다. 하나님이 졸고 있는 건 아닌지 흔들어 깨우라고 말합니다. 그에 타당한 대답을 듣지 못하면 그들은 기독교 신앙을 비하하거나, 외면합니다.

그들의 말을 우리가 무조건 무시할 필요도 없고, 무시해서도 안 됩니다. 우리가 믿는 예수님이 왜 메시아인지를 그들이 알아듣도록 설명할 책임이 있습니다. 그 설명은 단순히 말로만 해결되는 게 아닙니다. 오늘 기독교인의 삶이 바로 그 설명이어야 합니다. 우리의 삶에 어떤 희망이 자라고 있는지 드러나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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