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29일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19)


예수께서 큰 소리를 지르시고 숨지시니라.(15:37)


우리는 앞에서 현대 신학과 철학적인 관점에서 하나님 죽음의 문제를 생각했는데, 다시 본문으로 돌아가겠습니다.

하나님의 아들이 “왜 나를 버리십니까?” 하고 큰소리를 질렀다는 복음서 기자의 보도는 우리를 당혹스럽게 합니다. 하나님의 아들이 하나님에게 버림받는다는 게 말이 안 되니까요. 기독교 신앙은 이렇게 말이 안 되는 자리에서 시작됩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이 세상의 경험론에 묶여 있는 한 말이 안 되는 주장입니다. 

말이 안 된다고 해서 기독교 신앙이 논리적이지 못하거나 비이성적이어도 좋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건 근본적으로 피조물이 창조주를 완전하게 인식할 수 없다는 근원적인 사태를 전제하는 말입니다. 우리에게 하나님의 존재는 신비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종말에 완전히 그 실체를 드러낼 하나님을 이 역사의 한 지점에 묶여 있는 우리가 실증적으로 인식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의 인식론적 차원에서 하나님의 구원 사건은 말이 안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왜 나를 버리십니까?”라는 외침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더 깊은 구원 은총을 발견합니다. 우리가 믿고 기다리는 하나님은 버림당한 분이십니다. 더 이상의 낮은 데가 없는 막장에 내려가신 분이십니다. 거기서 부활 생명이 발생했다면, 이 사실이 명백하다면 이 세상에는 구원받지 못할 이가 없습니다.

이 외침은 우리에게 또 하나의 중요한 사실을 가리킵니다. 하나님의 구원은 모든 것으로부터 버림받은 상황에서 일어납니다. 사람의 눈에는 아무런 구원의 빛이 들어올 수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하나님은 구원의 능력을 행사하십니다. 이미 그런 일이 예수 그리스도에게 일어났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무엇을 두려워하겠습니까? 바울의 고백을 들으십시오. “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어떤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리라.”(롬 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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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하늘

2009.11.29 23:08:31

대림절 이 첫날에 처절히 버림 받은 하나님을 생각해봅니다.

버림을 받았기에 새 생명이 꽃을 피우고, 영원하신 약속을 이어 주셨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우리가 끊어야 끊을 수없는 것임을 묵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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