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절에 관해서 연재 글을 쓰다가 잠시 멈추게 되었소. 이해해 주시구려. 한명숙 전 총리의 재판에 관한 이야기요. 한명숙 전 총리에게 9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건넸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던 한 아무개 씨(49세, 수감 중)가 어제(20일) 공판에서 그 사실을 뒤집었소. 검찰이 얼마나 당혹스러워했을지는 불을 보듯 분명하오. 이미 올해 초 한 전 총리가 곽영욱 씨에게서 5만 달러를 뇌물로 받았다는 재판에서도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적이 있었소. 당시 재판에서도 곽영욱 씨는 검찰이 겁을 주어서 어쩔 수 없이 검찰이 말하는 것을 그대로 인정했을 뿐이라고 토로했소.
한명숙 씨는 독실한 그리스도인이요. 그리스도인 정치인 중에서 존경을 받을만한 몇 안 되는 사람 중의 한 사람이오. 열길 물속은 알아도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있지만 그것은 일면에 속하오. 사람은 살아온 과정을 보면 어느 정도는 알 수 있소. 한명숙 씨에게 뇌물이나 불법 정치자금이라는 말은 전혀 어울리지 않소. 그는 그런 실수를 할 사람도 아니오. 나는 두 번의 검찰 기소와 재판 과정을 지켜보면서 본인이 의도하지 않은 가운데 트집잡힐만한 어떤 사건이 일어난 게 아닐까, 하고 염려 아닌 염려를 했었소. 대개의 사람들도 이렇게 생각했을 거요. 물론 조선일보 식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과 연관된 일이라면 무조건 배격하는 사람들은 노무현 정권 아래서 총리를 했고, 서거 정국에서 해심 역할을 한 한 전 총리를 겉으로만 청렴한 척하고 뒤로는 호박씨를 까는 파렴치한 사람으로 단정하려고 했을 거요. 이제 돈의 주인인 한 아무개 씨가 불법 정치자금 제공을 아예 부정했으니 이 재판의 결과는 이미 끝난 거라고 볼 수 있소.
나는 검찰의 행태가 이해가 가지 않소. 위에서 짚었듯이 곽영욱 건으로 큰 창피를 당했다면 이번만큼은 완벽한 조사를 거친 뒤에 기소를 하든지 말든지 해야만 했소. 그런데 가장 중요한 자금 제공자의 진술이 법정에서 완전히 뒤집어지고 말았다는 건 무엇을 뜻하는 거요? 둘 중의 하나요. 검찰들이 근본적으로 무능한 사람들이든지, 아니면 정치보복의 하수인으로 전락했다는 거요. 둘 다 믿기 힘든 사실이오. 검찰은 사법연수원 출신들 중에서도 성적이 좋은 이들에 속하오. 머리가 좋기로는 그 어떤 집단의 추종을 불허하오. 그런 이들이 이렇게 연달아 패착을 놓는다는 것은 불가사의요. 그렇다고 그들이 노골적으로 정치보복의 하수인으로 전락했다고 말하는 것은 검찰 전체를 모욕하는 일이니 곤란하고, 또한 그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대한민국의 수치이니 말하지 않는 게 좋겠소.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라면 일부 정치검찰의 공명심이 그 대답일지 모르겠소. 그대는 어느 쪽으로 생각하시오?
앞으로 공판이 이런 분위기로 흘러서 결국 공소 폐기로, 또는 무죄로 판명난다면 한명숙 전 총리가 그동안 받은 육체적, 물질적, 정신적 피해는 누가 보상하는 거요? 이런 일에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거나 오히려 영전하는 검사들이 최근 정권 들어서 많다는 사실은 도대체 이 나라가 법치국가인지 아닌지를 근본적으로 의심하게 만들고 있소. 대림절 넷째 주일을 기억하고, 성탄절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그대에게 인간의 무능과 비열함이 그대로 드러나는 이야기를 해서 미안하오.(2010년 12월21일, 화)
목사님, 성적이 좋다고 머리가 좋은 것은 아니지요.
법전을 암송하는 능력이 탁월한 것을 머리 좋다고 하신거지요?
마르크스의 논문이나 저서 한 권을 읽어본 일도 없이 지적인 호기심이나 탐구심도 없이
좌경이니 용공이니 하는 것처럼 인간에 대한 이해, 사회적 인식능력 부재 등등으로 흑백논리에
빠져있는 것이 아닐까요?
이를테면 옥탑방을 모르는 정치인처럼요,
보온병을 포탄 탄피라고 말하는 사람들처럼요.
이런 현상들은 인텔리들이 더 심해요.
소종파에 깊이 매료된 엘리트들처럼 말입니다.
목사님께서 가끔 인용하시는 '역사는 엉뚱한 곳으로 흐른다'는 말씀처럼
한명숙 전 총리 일이 잘 풀려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