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대림절 신앙에 대해서 신학적인 해명보다는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설명을 듣고 싶을 거요. 마지막 때에 예수님이 실제로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말이오. 그 예수님은 2천 년 전 요셉과 마리아 사이에서 태어나고, 서른쯤에 출가한 후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다가 십자가에 처형당한 한 유대인 남자를 가리키오. 그가 다시 세상에 오신다면 과연 어떤 모습이겠소?

    어떤 모습이라는 그런 생각을 머리에서 지우시오. 종말에 그런 역사적 예수를 우리가 만날 수는 없소. 그 예수는 죽었소. 대신 초기 그리스도교는 예수의 부활과 승천을 말하고 있소. 그 예수는 ‘하나님 우편자리’에 앉아 있다는 거요. 부활, 승천, 하나님 우편은 예수가 더 이상 이 세상의 생명형식에 속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가리키오. 예수는 더 이상 한 유대인 남자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는 게 아니오. 전적으로 변화되었소. 질적으로 변화되었소. 부활이 그런 변화를 가리키오. 그렇게 변화된 이가 다시 인간의 형태로 올 수는 없소. 성육신은 단 한번으로 끝났소. 이제는 이 세상이 완벽하게 하나님의 직접적인 통치 안에 들어오는 순간에 부활의 실체로 우리에게 오실 거요. 그 순간은 역사 자체가 허물어지는 때요. 이런 정도의 설명만으로도 그대는 재림의 예수를 한 유대인 남자로 상상할 수 없다는 사실을 눈치 챘을 것이오.

     여기서 나도 여전히 궁금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을 고백해야겠소. 역사적 예수와 재림주의 관련성에 대한 것이오. 겉모습이야 당연히 아무 상관이 없겠지만 인격적인 정체성은 연관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오. 부활의 주님이 제자들을 알아보았고, 제자들도 어느 순간에는 부활의 주님을 알아보았듯이 말이오. 그러나 이게 확실한 것은 아니오. 이렇게 되면 재림주와 가까운 사람도 있고, 좀 먼 사람도 생긴다는 모순에 빠지오. 부활이 약속으로가 아니라 실체로 드러나는 순간에는 모두가 그리스도 안에서 완벽하게 하나가 되어야 하지 않겠소? 그래야 영원한 생명의 나라라고 말할 수 있지 않겠소? 내가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완전한 생명의 실체로 오실 주님을 인간적인 차원에서 설명하려고 시도하면 신앙의 희화화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오. 신비는 신비로 내버려두는 게 더 지혜로울 것 같소. (2010년 12월23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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