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이 나라에서 동성애자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고단한지는

직접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알지 못합니다.

간혹 커밍아웃 하는 이들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동성애자들은 숨어서 삽니다.

특히 그가 기독교인이라고 한다면

감당해야 짐의 무게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한국교회는 노골적으로나 암시적으로

동성애를 가장 역겨운 죄의 하나로 단정합니다.

하나님의 창조 원리를 훼손했으며

육체적인 쾌락에 자기 몸을 던져버린 이들로 치부됩니다.

소돔과 고모라의 죄가 바로 동성애로 묘사되고,

바울이 로마서에서 거론한 죄의 목록에 동성애가 들어가 있고,

지난 기독교 2천년 역사도 동성애자들을

악마와 몸을 섞은 마녀처럼 다루었으니

오늘 동성애자들에 대한 한국교회의 반응을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바는 아니나,

이는 하나님의 창조행위에 대한 오해이며

기본적으로 성적 소수자에게 대한 다수자의 횡포가 아니겠습니까.

주님께서 동성애자들의 영혼을 보살피시어

자신들의 성적 취향으로 인해 죄책감에 빠지지 않게 해주십시오.

오늘의 한국교회도 윤리적 차원에서

성숙한 자세를 하루빨리 찾아가도록 인도해주십시오.

이성애자들과 동성애자들을 구분하지 않고

모든 인류의 죄를 대신해서 십자가를 지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아우

2012.04.13 19:56:18

목사님, 질문이 있어서 여쭈어 봅니다.

목사님의 글을 읽어보면 평소에 사도적 신앙을 많이 강조해 오셨다는 것을 기억합니다.

그런데 우연한 기회에 교부문헌을 읽게 되었습니다.

제목은 <사도전승>입니다. 저자는 히뽈리투스구요.

거기 보니까 교회에 입교하는 자들을 심사해서 받아들이는 규정이 있더군요.

몇 가지만 인용해 보겠습니다.

 

.... 만일 창녀들을 조종하는 포주이면 이를 그만 둘 것며 그렇지 않으면 돌려보낼 것이다.

만일 조각가나 화가이면 우상들을 만들지 말도록 가르칠 것이다.

그는 이를 그만 둘 것이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돌려보낼 것이다.

...검투사나 그들에게 싸우는 방법을 가르치는 사람,

경기장에서 맹수를 사냥하는 투사나 칼싸움경기에 종사하는 직원은 이를 그만 둘 것이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돌려보낼 것이다.

매춘부나 호색가나 자해하는 사람 그리고 언급하기조차 부끄러운 일을 하는 사람은 돌려보낼 것이니

이들은 불결한 자들이기 때문이다.....

 

매춘부를 돌려보내는 초대교회의 결정이 과연 성서적으로 올바른 것인지,

그리고 이것이 사도적 신앙을 계승하는 것이라면

오늘의 교회가 이런 대목에서 어떤 입장을 취해야하는지 궁금합니다.

 

사도들과 복음서 저자들이 복음서에서 간음한 여인이나 요한이나 수가성 여인의 부정을 모를리 없을텐데

어찌 매춘부에 대해서 단호한 입장을 취한 것인지 이해가 잘 되지 않네요.  

 

profile

정용섭

2012.04.13 23:14:55

이데아 님,

안녕하세요?

교부들의 책을 읽은 정도라면

책읽기의 수준이 대단하신 분이군요.

나는 교부들의 책을 별로 많이 읽지 못했습니다.

소개한 저 책도 못 읽었습니다.

사도적 전승이 중요하다는 말은 일반론적인 겁니다.

모든 사도의 전승을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말이 아니에요.

기독교 신앙은 사도들의 신앙에 의해서 간접적으로 전승된 것이지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직접 나온 게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사도들의 가르침 중에서 옥석을 가려야겠지요.

그 결과가 경전입니다.

많은 사도들과 속사도들의 작품들이 있었는데,

그걸 가려서 27권 경정을 정했어요.

위에서 소개한 저 책의 내용은 그냥 참고는 할 수 있어도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습니다.

당시의 윤리관에 따라서 적은 거니까요.

그런 윤리관도 기독교적인 것이라기보다는

로마적인 것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윤리적 기준은 시대마다 달라지니까

오늘의 관점에서 바르게 해석해야겠지요.

주님의 은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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