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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어제 하양 장날 귀여운 모종을 사왔습니다.
고추, 호박, 상추, 파, 딸기, 방울토마토...
우리의 이웃이며 친구들입니다.
오늘 비를 맞으며 원당 농가의 작은 텃밭에
이 친구들이 앞으로 살아갈 터를 마련해주었습니다.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흔들리는 지금의 저 어린 모종만 보면
거기서 먹을거리가 나올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힘듭니다.
그러나 앞으로 저들은 놀라운 능력으로
자신이 살아갈 길을 열어갈 것입니다.
땅에서 쉴 새 없이 물과 양분을 빨아들이고
탄소로 숨을 쉬고 태양빛을 받아
탄소동화작용을 일으킬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나비나 벌과 놀면서
하늘의 구름을 보고 상상력을 펼치겠지요.
깊은 밤도 두려워하지 않고
밤의 요정들과 대화할 것이며,
달빛과도 사랑을 속삭일 것입니다.
시간과 더불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몸이 굵어지고
꽃을 피우고 각양 열매를 맺겠지요.
그들이 벌이는 모든 생명 운동은
지구의 모든 생명을 가능하게 하는 원천입니다.
이 놀랍고 신비로운 생명 현상의 주인은
홀로 창조주이신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믿습니다.
들의 백합화를 하나님이 어떻게 입히시는지 보라고 말씀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