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제가 기도할 마음과 기도할 수 있는 여건을 허락하시니, 감사드립니다. 기도를 억지로 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마음이 있다 해도 여건이 허락하지 않을 수도 있지 않습니까.

     주님, 오늘 많은 사람들이 기도를 망각하고 삽니다. 그들은 기도를 정신적으로 어린 사람들의 종교 행태라고 여깁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도움 없이도 얼마든지 자율적으로 세상을 살아나갈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것은 인간의 실존을, 즉 인간이 자기 외부에 전적으로 의존해 있다는 사실을 뚫어보지 못하는데서 오는 어리석음입니다.

     주님, 오늘 많은 기독교인들에게도 기도가 오해되고 있습니다. 기도를 통해서 자신의 필요를 채워나가려고 합니다. 더 큰 힘을 받아서 자신의 욕망을 구현해나가려고 합니다. 이방인들처럼 중언부언하고 유대인들처럼 남에게 보이려고 기도할 뿐입니다.

     주님, 제가 기도를 드리는 이유는 그것이 바로 저의 구원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밥으로만 사는 게 아니라 하나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말씀으로도 살아야 하듯이, 숨을 쉬는 것만으로 생명을 얻는 게 아니라 영적 호흡으로 생명을 얻는다는 사실을 믿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제가 어찌 기도드리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기도를 가르쳐주신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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