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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하루종일 기분이 꿀꿀했다.
국정원에 의해서 자행된
노무현 김정일 대화록 공개 사건 때문이다.
나라가 아주 천박해졌다는 느낌이다.
애국 애족 국민을 입에 달고 다니는 분들이
실제로는 무엇이 국익인지 전혀 판단을 못하는 것 같다.
청와대와 국정원이 짜고 치는 고스톱을 한 건지
아니면 국정원장의 돌출행동인지 확실하게는 모르겠으나
지금 청와대는 크게 당황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론이 예상과과는 다르게 흘러가기 때문이다.
대화록이 공개되면 노무현(존칭 생략)에 대한 비난이
확인될 거라고 생각하고, 그걸 기대했겠지만 실제로는 그게 아니었다.
대통령의 어투에 어울리지 않는 부분이 있을지는 몰라도
국익에 반하거나 엔엘엘을 무력화하거나
김정일 앞에서 비굴하거나 한 것은 전혀 없었다.
나와 집사람은 대구지역의 정서와는 다르게
노무현을 꾸준하게 지지했다.
그가 대통령에 당선될 때는 함께 박수치며 환호했다.
그가 오해받고 있을 때도 지지는 변함이 없었다.
이런 정도면 노빠로 불릴지 모르겠다.
그를 지지하는 이유는 많다.
그걸 여기서 일일이 나열하지 않겠다.
다른 글에서 여러분 언급했다.
여기서는 다른 글에서 언급하지 않는 한 가지를 말해야겠다.
내가 보기에 그는 언어를 개념적으로 사용할 줄 아는 사람이다.
지금까지 많은 대통령 중에서 그가 유일하지 않을까 한다.
즉 그는 인문학적 바탕이 된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의 어투를 문제 삼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그렇게 느낄 때가 있다.
그것은 본질이 아니기에 별로 문제가 안 된다.
그가 인문학적인 사람이라는 말은
철학적인 사람이라는 뜻이다.
자신의 사상을 일관성 있게 밀고 나간다.
그 사상을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한다.
내가 보기에 그의 사상은 '인간다운 세상'을 만드는 데에 있다.
그게 말처럼 쉽다거나 누구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정치인들은 정략으로만 그걸 따른다.
그러나 노무현은 거기에 자신의 운명을 걸었다.
그를 이해하지 못한 사람은 적대적인 관계에 있는 사람들만이 아니라
같은 쪽에 있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진보 쪽 인사들 중에서도 그런 사람이 많다.
지금 민주당에 속한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정치를 인문학적으로 추구하다가
결국 미운털이 박힌 사람이 바로 노무현이다.
그나마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예상 외로 적지 않다는 게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밤비가 내린다.
(교정 없이 올렸으니, 오자가 나와도 이해해주세요.)
정욱식 선생의 해결책이 실현될 수 있을지요.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10130627202614§ion=05&t1=n
전국체전 개막 연설이 생각 납니다.
"여러분 서있기 힘드시지요, 다같이 화이팅" 이것으로 연설이 끝났습니다.
저는 이것을 보고, 이렇게 멋있는 연설이 처음이었습니다.
몇마디로 모든것을 압축하고 상대방을 배려하며 전체를 휘어 잡는 언어의 힘이 무엇인가 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