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합과 이세벨

조회 수 2398 추천 수 0 2016.05.31 21:5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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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합과 이세벨

 

지난 529일 설교의 배경은 북이스라엘 오므리 왕조 2대 왕인 아합이 통치하던 시대다. 아합은 이세벨을 아내로 맞은 것으로 유명하다. 두 사람이 바알숭배의 원흉으로 손꼽힌다. 왕상 16장에 따르면 이세벨은 시돈 왕 엣바알의 공주였다. 아합의 선왕인 오므리와 엣바알 사이에 어떤 거래가 있었는지 성경이 밝히고 있지만 않지만 대략 추정할 수 있다. 뭔가 양쪽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것이다. 이런 일들은 고대 왕실에서 어디서나 늘 일어났다.

이세벨은 정치력이 상당한 여자였던 것으로 보인다. 친정 나라에서 섬기던 바알신앙을 북이스라엘의 중심 종교가 되게 하는 데에 이세벨이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엘리야를 상대한 사람은 아합보다는 오히려 이세벨이라고 봐도 좋을 정도로 이세벨은 바알 신앙 확산에 적극적이었다. 바알 선지자들이 엘리야와의 경쟁에서 패한 후에 모두 몰살당했다는 소식을 들은 이세벨은 엘리야에게 사신을 보내서 이렇게 말한다. ‘내가 내일 이맘때에는 반드시 네 생명을 저 사람들 중 한 사람의 생명과 같게 하리라 그렇게 하지 아니하면 신들이 내게 벌 위에 벌을 내림이 마땅하니라.’(왕상 19:2).

이 말을 듣고 엘리야는 간담이 서늘해졌다. ‘목숨아 나 살려라.’ 하는 심정으로 줄행랑을 쳤다(3). 가까운 곳으로 잠시 피한 게 아니라 유다 땅 브엘세바까지 내려갔다. 브엘세바는 유다 땅에서도 가장 남쪽으로 처진 지역이다. 일종의 망명생활이 시작된 것이다. 광야로 들어가서 죽고 싶은 심정을 이렇게 표현했다. ‘여호와여 넉넉하오니 지금 내 생명을 거두시옵소서 나는 재 조상들보다 낫지 못하니이다.’(4). 엘리야가 이세벨을 얼마나 두려워했는지를 알만한 대목이다.

왕상 21장에 아합과 이세벨이 비교되는 장면이 나온다. 사마리아 궁 곁에 나봇이라는 사람의 포도원이 있었다. 아합은 그 포도원을 구입해서 채소를 심으려고 했다. 나봇은 왕의 흥정을 거절했다. 아합은 끙끙 앓아누웠다. 생각보다 그는 소심한 인물이다. 그 모습을 본 이세벨이 왕에게 걱정 하지 말라 하고, 자기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선다. 나봇을 인민재판에 붙인다. 두 사람의 증인을 내세워서 나봇이 하나님과 왕을 저주했다고 말하게 한다. 백성들이 나봇을 돌로 쳐 죽였다. 이런 일이 벌어졌으니 왕을 향한 백성들의 마음이 급속도로 나빠지지 않았겠는가. 원래 이세벨이 이렇게 악독한 왕비였는지, 아합이 그렇게 하도록 방치한 것인지, 저 깊고 어두운 역사의 속살을 누가 다 알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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