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선(-19), 김어준 김용옥

조회 수 1717 추천 수 0 2017.04.20 19:14:10

19대 대선(-19)

김어준, 김용옥

 

김어준 씨는 나꼼수팟케스트를 방송할 때부터 내가 유심히 지켜본 사람이다. 언론인이라고 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걸출한 인물임에 틀림없다. 일반적으로는 딴지일보 총수로 불린다. 표면적으로 나타난 그분의 스타일은 나와 거리가 먼데, 세계를 바라보는 눈은 아주 가깝다. 내가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세계를 바라보는 눈이 넓고 깊고 날카롭다. 마음에 든다. 요즘 그의 방송 파파이즈뉴스공장을 즐겨보고 듣는다.

오늘 뉴스공장의 인터뷰이는 도올 김용옥 선생이었다. 오래 전 티브이 교육방송에서 도올의 동양학 강의를 즐겨 시청했다. 그의 책도 몇 권 읽어서 그의 생각을 대충은 안다. 전공은 중국철학이지만 아는 것도 많고 관심 분야도 넓다. 아마 <여자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책도 있을 것이다. 오늘 25분 정도 김어준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번 촛불 현상을 신학적으로 해석한 책을 들고 나왔다. 정확한 제목는 모르겠는데, <로마서>의 바울 사상을 다룬 책이다. 김어준 씨가 대선에 대해서 묻지 않았을 리가 없다. 다섯 명의 후보자에 대해서 짤막하게나마 촌평을 부탁했다. 그 촌평이 내 생각과 일치했다. 내가 어렴풋하게 생각했던 것을 그는 명료하게 개념화했다.

 

1) 문재인- 사심 없음, 투명함, 든든함

2) 홍준표- 막가파 식이지만 밉지는 않음

3) 안철수- 불투명, 가슴의 울림이 없음

4) 유승민- 지지해줘야 할 건전한 보수

5) 심상정- 지켜줘야 할 보물 같은 진보

 

내가 기억으로만 정리한 것이라 워딩으로 얼마나 정확한 건지는 자신이 없다. 대충 맞을 것이다. 의외였다. 모든 후보를 좋게 평가했는데, 유독 안철수만 야박하게 평가했다. 최근에 안철수의 웅변 식으로 변한 목소리를 잠간 흉내 내면서 (나의 속된 표현으로) ‘밥맛이야하는 듯했다. 안철수가 무슨 생각으로 대통령을 하겠다는 것인지, 어떤 국가 운영을 생각하는 것인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안철수와 국민의 당이 크게 불편할만하다. 이런 촌평이 나는 전적으로 옳다고 생각한다.

특히 문재인과 안철수를 대비해서 볼 수 있는 단어가 나온다. 문재인은 투명, 안철수는 불투명이다. 이걸 내 버전으로 바꾸면 문재인은 영혼이 맑고, 안철수는 영혼이 흐리다. 사람에게는 어떤 느낌이라는 게 있다. 똑똑하냐 아니냐와 상관없이, 도덕적이냐 아니냐와 상관없이 전달되는 요소다. 영혼이 순전한 사람이 있고, 순전하지 못한 사람이 있다. 지나간 대통령들을 비교하자면 노무현에게서는 전자의 느낌이, 이명박 대통령에게서 후자의 느낌이 강했다. 이것도 주관적인 판단이니 이해를 바란다. 영혼이 투명한 사람은 영혼이 투명한 사람을 알아보고 그에게 끌리는 법이다.

인터뷰 대목을 링크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Hs1qGCPDV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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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7.04.20 19:52:03

대선토론회 티브이 방송을나는 안 봅니다.

큰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사람을 평가할 때 평소의 그를 보면 되지

토론회에 나와서 순발력을 발휘하는 것을 볼 필요는 없거든요.

보도를 통해서 한 가지 논란거리를 확인했습니다.

유승민 후보가 문재인 후보에게

'북한이 주적인가?'에 대답하라고 했다는군요.

유승민답지 않는 공격입니다.

문재인의 대답은 나름으로 최선이었습니다.

주적이라는 말은 국방장관이 쓸 수 있지만

대통령으로는 접합하게 아니라고 했다네요.

오늘도 안철수 후보측과 홍준표 후보측이 주적 문제를 지적하면서

북한을 주적으로 말하지 못하는 문재인을 비판했습니다.

코메디 같은 현상이지만 그게 득표가 된다고 보고 지르는 거겠지요.

그래도 눈이 밝은 사람들은 전반적인 사태를 분간할 겁니다.

'주적'이라는 표현은 국방백서에도 나오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런 자극적인 단어로 상대방을 공격하는 사람은 

대통령 자격이 아예 없다고 봐야 합니다.

전형적인 매카시즘이자 마녀 사냥이거든요.

그렇지 않아도 분단체제가 우리의 응어리 진 아픔인데,

그걸 이용해서 득표하려는 작태가 비극이라면 비극입니다.

북한 체제를 어떻게 대처해나갈 것인지에 대해서

정책 토론은 없고, 주적 논쟁을 하고 있으니...

[레벨:7]intervelo

2017.04.21 01:58:40

안녕하세요. 목사님. 
김어준은 타고난 선동가 같습니다. 황우석 사태 때 황우석을 변호하던 그의 모습이 떠오르네요.  음모론을 잘 활용 하는 사람이라 할까요. 아무튼  
김어준이 더플랜이 위험한 지점은 대선패배의 책임을 다른 곳으로 돌려 성찰을 막는 것 같습니다. 

분명, 2012년 대선은 부정한 방법이 동원된 선거였습니다. 하지만, 개표 부정이 아닌 국가기관인 국정원, 국군사이버사령부가 불법적으로 선거에 개입한 대선이었습니다. 국정원 요원이 댓글로 여론을 왜곡 했을 뿐만 아니라 서울 지방 경찰 청장이 허위 기자 회견으로 박근혜에게 거짓 면죄부를 주었던 초유의 반 헌법적 불법선거였습니다. 대선 당시 국정원 불법 개입 물증이 나왔을 뿐만 아니라 국정원 직원 댓글 현장을 잡았지만 새누리당의 옹호와 김용판 서울지방경찰 청장의 허위 기자회견으로 진실은 기만 당했습니다. 또한, 문재인의 승복으로 대선의 결과를 바꾸질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개표 부정을 제기하는 것이 무슨 득이 있을까? 문재인에게 득이 될까요? 코 앞인 선거에서 다른 개표 시스템을 도입하자는 것인지? 


음모론이 위험한 것은 그 것의 비합리성 보다, 책임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때문입니다. 기독교 음모론의 대표적인 프리메이슨, 일루미나티는 악을 왜곡 시킵니다. 소수의 악의 세력들이 세상을 좌지우지 한다고 합니다. 사단의 세력이 배후라는 논리를 넣어 죄를 추상화하는 영지주의(그노스시즘)의 태도와 같습니다.(목사님 글에서 얻은 생각입니다.) 사단은 그림자 정부가 아니라 일상의 네 이웃을 사랑하지 않는, 주위의 소외를 돌보지 않는 우리를 통해 역사한합니다. 프리메이슨 류의 음모론은 세상의 악, 불평, 불의 고통의 원인의 책임을 소수의 악의 세력에게 전가 하는 것입니다. 자신들은 상관 없다는 것입니다. 죄의 구조 속에서 침묵, 방관, 동조하는 자신들의 책임을 프리메이슨에 돌리는 것입니다. 

개표 부정을 주장하는 것은 원래는 이긴 선거 인데 음모에 의해 정권을 빼았겼다는 것처럼 생각하게 만듭니다. 박근혜를 이기지 못한 것에 대한 성찰과 자기 혁신을 막는 것입니다. 왜 국민에게 지지를 받지 못했는가? 이명박에게 정권을 넘긴 참여정부는 무엇이 문제 였는가에 대한 성찰을 막습니다. 더플랜류의 음모론은 문재인에게도 정권 교체를 바라는 많이 이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의식의 퇴행일 뿐인 것 같습니다. 


더플랜에 대한 반론은 많이 나와 있어서 보셨을 거라 생각이 들지만 링크 올립니다. 김어준의 딴지일보에서 끌쓰는 박성호(내부총질?)가

잘 정리해서 남깁니다. 

http://fb.me/1TcJ8TaOz


언제나 평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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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7.04.21 09:51:52

인터벨로 님의 글을 잘 읽었습니다.

황우석 사태에 김어준 씨가 얼마나 개입되었는지 제가 전혀 모르는 일이에요.

최근에 접한 몇몇 그의 언행에서 진정성과 통찰력을 확인할 있었어요.

내가 확인해봤자 일부에 불과하겠지만요.

'더 플랜'은 음모론과는 좀 거리가 있어 보이던데요.

컴퓨터 사이언스에 가까운 거 아닌가요?

조지 오웰의 <1984년>이라는 책과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인간>이라는 책도 어떻게 보면 음모론이고,

요즘 제가 읽고 있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도 비슷한데,

또 어떻게 보면 과학 이야기에요.

그 차이가 종이 한장과 같습니다.

그래서 분간하기가 어렵고 또 분간해야만 하겠지요.

어쨌든지 김어준에게서 저는 영혼의 투명성을

한줄기 여명으로나마 보았기에,

특히 정치 사회적 관점에서 공명이 전달되었기에

다른 많은 차이에도 불구하고 지지하고 있습니다.

[레벨:7]intervelo

2017.04.21 19:12:05

안녕하세요. 목사님. 답변 감사합니다.
더플랜의 개표부정은 2012년 대선 후 부터 나왔던 얘기 입니다. 당시 민주당에서는 2013년 1월 1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함께 개표시연회를 열고, 며칠 뒤 문재인 후보가 당선소송 제기하지 않고, 선거에 무조건 승복한다는 입장표명을 했습니다. 의혹이 있다면 끝가지 물고 늘어져야 했는데 말입니다.
조지오웰의 1984는 완벽히 통제된 독재 사회로 사생활이 하나도 없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실제 현대 사회에서 사생활은 거대한 네트워크에 의해서 감시 당하고 있지요. 예언자적입니다. 가장 좋아하는 작가중 한명입니다. 저도 1Q84를 읽었습니다. 상식적이지 않은 상황이 펼쳐집니다. 문학입니다. 그 것들은 독자도 픽션으로 받아들이고요.(현실화 된 것도 있지만요)
하지만 영화 더플랜은 다큐멘터리입니다. 과학적인 전제하에 치밀하게 증명해 나가야 합니다. 하지만 여러 부분에서 모순이나 반론을 가져 옵니다. 제가 올려 드린 박성호씨 블로그에서 자세한 내용은 확인이 가능 할 것입니다. 과학적인 반론들입니다. 천재적인 해커가 해킹을 했다 하더라도 수검표를 포함 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부정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이 개표 시스템은 김대중이 도입했습니다. 이회창이 노무현에게 패하고 재검표를 요구 했지만 결과는 그대로였습니다. 개표부정에 성공하려면 서로 다른 이해 당사자들을 모두 매수해야만 가능한 부정입니다. 당시 시시인에서도 기사를 실었습니다.
http://bit.ly/Y4auQt
이렇듯 변수가 많지 않은 조건에서 실현 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이런 사안을 앞 글에 말씀드린 것처럼 의미론적으로 해악이 많습니다. 황우석 사태 때도 비슷했습니다. PD수첩이 폭로하자 황우석을 계속 두둔했었습니다. 저는 정치 팟캐스트는 듣지 않습니다. 그나마 수준이 낫다고 생각한 노유진을 몇 차례 들은 것 뿐입니다. 왜냐하면 매우 정파적이고 선동적이기 때문입니다. 팩트와 주장을 교차하며 듣든 이들을 확증편향 속으로 몰고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적으로 삼은 대상을 마타도어하기도 싶고요(물론 쉽게 정치에 접하는 부분 빠른 부분등 장점도 있지만 말입니다). 정치적 뉴스는 해석이 들어가는 것이 많기 때문에 한 걸음 물러서거나 판단을 유보하는 태도가 진실에 접근 하는데 더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텍스트를 찾아 사안에 접근하는 편입니다.
"영혼의 투명성" 아 저는 적응이 안되네요. 목사님의 많은 글에서 보여준 태도와 너무나 다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김어준이 조용기 목사 비슷해 보입니다. 본질을 왜곡해 자신의 목적에 충실한 탁월한 선동가요. 그의 투명성을 어떻게 증명 할 수 있는지 궁금하고요. 목사님의 의견이니 존중할 수밖에요. 김어준. 후대의 역사에서 어떤 평가를 내리는지 더 지켜 봐야겠지요. 나꼼수 멤버 였던 김용민이 김어준 평전을 내서 보았는데 저는 실소 밖에 나오질 않았습니다. 오늘 회사에서 퇴근 하기 전 대리 한분과 대선에 대해 짧게 얘기를 나눴습니다. 안철수가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을 도와 주지 않고 미국으로 도망 갔다고 합니다. 그래서 싫다고. 하. 제가 광화문 문재인 마지막 유세장에서 문과안이 포응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후보 양보 후 문재인을 지지하는 선거운동을 강남역에서 만나 환호를 했던 기억도 있습니다. 조금만 기사를 찾아 검증하면 다 돕고 투표후 당선 될 문재인을 위해 미국으로 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팟캐스트 에서는 그렇게 말하지 않더군요.
졸문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평화가 있기를.

[레벨:7]intervelo

2017.04.21 09:17:56

안녕하세요. 목사님.

지난 촛불집회때 단상에 올라가 발언하던 김용옥을 생각납니다. 흥분하여 주어진 시간 보다 발언을 길게해 사회자가 제지 하는 상황까지 발생했습니다. 자의식이 대단한 사람인 건 알았지만 단상에서 발언하는 모습을 보며 실감 할 수 있었습니다. 김용옥도 자극적인 선동에 능한 사람입니다. 저는 강준만의 "이문열과 김용옥" 이라는 실명비판서를 통해 그에 대한 이해를 갖게 되었습니다. 목사님도 아시겠지만 강준만 교수는 목사님의 '설교 비평' 처럼 인물과 사상을 통해 '지식인 실명 비판'의 장을 연 인물입니다. 또한 주장만 한 것이 아니라 이에 반박하는 견해를 자유롭게 <인물과 사상>에 실음으로써 '논의의 장'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 받습니다. (목사님의 설교비평 3권 '설교의 절망과 희망' 처럼 말입니다.

강준만은 '이문열과 김용옥'에서 아래와 같이 주장합니다.
"어찌됐건, 김용옥이 김우중을 '성인'으로 모신 건 그의 어린아이 같은 유치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이었음에 틀림없다. 어떤 이들은 그걸 아주 사악하게 보는데, 세상에 그런 바보 같은 사악함이있을 수 있는지 한번쯤 생각해 보는 게 어떨까 한다.
어린애와 같은 김용옥은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에겐 무조건 감격한다. 반면 자기를 몰라주는 자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건 간에 경멸하고 증오한다. 어린애와 같은 김용옥은 그런 사실마저 숨기지 않고 그게 무슨 자랑이라고 되는 양 발설한다. 김용옥은 『대화』에서 이렇게 말한다.
"난 날 못 알아보는 자들을 경멸하는 엘리티즘이 뼛속까지 깊게 물들어져 있다. 그리고 날 알아보는 자들에게 감격하는 치정주의가 있다."
김용옥이 김우중을 우러러본 이유도 매우 단순하다. 어린애들이 맛있는 거 사주는 어른을 좋아하는 이유와 똑같다. 그 아저씨가 어떤 아저씨인지 그건 전혀 중요하지 않다. 맛있는 걸 사 주었다는 사실만이 중요한 것이다. 김용옥은 김우중이 사준 '맛있는 것'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김 회장이 나에게 인사를 한 탣는 제스처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진실한 공손이 감추어져 있었다. 나는 사실 감격했다. …… 이 세상을 사는 데 가장 신나는 일은 자기를 인정해주는 사람을 만난다는 일이다. …… 나는 여태껏 이 사회의 이스태블리쉬먼트 지도급인사로부터 과감한 인정을 받아본 적이 없다. 주변의 어린아이들, 나의 원광대학 학우들까지도 김용옥이라는 인물을 처음부터 깔보고 들어오려고 애를 쓴다. 그 기쓰는 모습들이 처량하다. 단지 내가 학생이라는 이유 때문에 학생으로서의 모든 것을 강요당해야만 하는 내 자신의 모습이 비애롭다. 이런 피해 망상증에 걸려있는 나의 의식에 김우중 회장의 행위는 정말 정직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과연 그게 전부였을까? 그렇진 않다. 어린애들도 때론 매우 영악하다. 김용옥은 "고대 철학과 교수로 있을 때 대회사 회장실 다니면서 제 연구에 일 년에 천만 원만 투자하라고 구걸하러 다니면서 면박당했던"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연구도 연구지만 그의 궁극적인 꿈은 자신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대학을 하나 만드는 거다. 나는 김용옥이 김우중에게서 그 꿈의 실현 가능성을 꿈꾸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아닌게 아니라 김우중은 김용옥에게 지원을 약속했고 두 사람 사이에선 대학의이름을 두 사람의 호와 이름을 따 '도우서원'으로 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얘기까지 오고 갔다. 비록 실현되진 못했지만, 김용옥으로선 김우중을 '성인'으로 떠받들 충분한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 pp.120-121

나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누리고 있으면서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권위주의적인 지식인들이 적잖이 있다는 걸잘 알고 있다. 이젠 그런 풍토는 끝장 내야 한다. 우리 모두 한국 지식인들의 문화특권주의 박탈하고 지식폭력 척결해 명랑사회 이룩하자. — p.296

"난 중, 고, 대학 시절을 상당한 열등의식 속에서 보냈습니다. 형에 대한 것도 그렇지만 큰형의 애들이 5남매인데 거기서 딸 하나만 빼고 아들 넷이 전부 경기중학교를 들어갔거든요. 큰형도 경기였고, 그래서 5부자가 모두 경기 출신이예요. 그 당시는 그게 쉬운 게 아니죠. 영국의 이튼스쿨보다 더 어려운 게 경기였으니까. 집안에는 조카들의 찬란한 경기뺏지가 우르르르…… 난 그때 큰형집에서 살았는데, 나 혼자만 보성 출신에다가 서울대 뺏지를 못 달았습니다. 그러니깐 내가 이런 환경 속에선 주눅들어 살 수밖에 없었죠. 안 그렇겠습니까? 그 중에 큰 조카 한둘은 나와 나이가 비슷해서 지금도 나를 잘 이해 못해요. 저 새끼는 보성에서도 공부 못한 새낀데 지금 폼 잡어봐야 얼마나 잡겠니 하고 생각할지도 모르죠. 걔들이 내 실체를 볼 수 없는 것은 좀 운명적일 것 같애요."

이게 한두 번 나온 이야기가 아니다. 그의 책마다 자주 출몰하는 이야기다. 얼마나 한이 맺혔으면 그럴까? 그는 1990년 9월에 쓴 글에서도 일본 학자들에게 김용옥을 욕하면서 김용옥의 일본 초청을 반대한 '서울대학 동양사학의 대가라는 민모 교수'를 욕하면서도 자신의 한을 토로하는 걸 빠뜨리지 않는다.

"네끼 이 녀석! 회의장에 나와 "끼웃거리는 그 놈의 민가 놈 쌍판때기에다가 검지와 중지의 기절골의 강한 압력을 세차게 가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으나 내 이미 마하트마 간디보다도 더 심오한 비폭력철학을 확립한 터인지라 허허 웃고 말았다. 국제적으로 그렇게 씹어대서라도 자기의 국제적 석학임을 확인하고 싶어하는 학인의 가련한 꼬라지가 한없이 연민스럽게만 보였다. 허긴 가까운 집안 내에서조차 케이-에스를 나왔다고 자만에 빠져 옛날 생각만 하고 있는 어린 학동에게 지금까지도 무시를 당하는 씁쓰름한 심정에 사로잡힐 때가 한두 번이 아닌 다음에야 내가 서울대학에게 뭘 더 바랄 게 있으랴!"(고딕체는 인용자 강조) — pp.19-20

"김씨는 노 대통령에게 최대의 미사여구를 사용하여 찬사를 보낸다. 편지는 인간적으로 만나고 싶다는 얘기에서 시작된다. 김씨에 의하면 노대통령은 이미 사사로운 개인이 아니다. 개인은 개인이되 '보편사적 개인'이다. 그런 보편사적 개인인 노씨를 철학자로서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김용옥은 노 대통령을 '아내보다 더 사랑한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역사의 대세에 휩쓸려간 카터나 레이건, 박종철과 이한열과는 달리, 노씨야말로 '새 역사의 개벽의 대운세를 결정할 수 있는 실존적 결단의 여지를 소유한', '아사달 창세기 이후 최초의 행운을 가진', '우리 조선의 자랑스러운, 위대한 대통령'이다. 또 김씨는 한국인들이 '민중혁명의 전기'를 마련한 6·29를 제대로 해석하지 못한다고 불평하고 있다. 김씨는 '이 땅의 지고한 영도자 노태우'에게 자신의 '애틋하게 사랑하는 마음'을 직접 전달할 길이 없음을 안타까워하기도 한다. 김씨는 '노 대통령을 절대로 비판하거나 미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맹세하면서, '믿어 주십시오. 이 보통사람 도올의 거짓 없는 충정을!' 하고 호소한다." 이상 이문열과 김용옥

그가 노태우에게 보낸 편지는 이와 같습니다. (신동아에 기고 됨)


"노태우 대통령께 아뢰옵니다.
대통령께서 저를 알고 계신지, 혹은 제 문장이나 책을 읽으신 적이 계신지, 저로서는 알 길이 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대통령님을 잘 알고 있습니다.우선 저는 노태우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이 나라의 대통령…대통령이라는 지고한 직업을 가지신 분의 분망한 시간을 공연히 제 편지로 인해 뺐는다는 것이 결례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고,…인간적으로 만나고 싶었습니다…한 번 만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나이로 따져도 저에겐 셋 째 형뻘이니까 그렇게 소원하게 느껴질 것도 없구요….

(가운데 몽땅 생략)저는 이글을 쓰면서 너무도 울고 또 울었습니다….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격려해 주십시오. 당신에게 해가 가는 일을 저는 하지 않을 것 입니다. 민중과 학생의 욕을 얻어먹더라도 저는 당신의 아름다운 6공의 신화를 만드는 데 일조를 하고 싶습니다."

이 글은 김용옥이 <신동아> 1990년 1월호에 쓴 글인데, 그는 이 글을 보낸 뒤 노태우 쪽으로부터 아무런 관심도 받지 못하자 그로부터 몇 달 뒤 느닷없이 노태우 를 비판하기 시작 했습니다. '지고한 노태우대통령'은 '노군'이 되었고, '노는 이미 이 나라 대통령이 아니다'라는 단언이 이어졌습니다.
최근에는 시진평에 대한 성찬이 대단 했습니다. 대한민국을 자신들의 속국 정도 생각하는 이를 극찬합니다. 글이 길어 지니 내용은 생략 하겠습니다.

문재인의 장점이 김용옥 앞에서 힘을 발휘할 듯 합니다. 박근혜에게 까지 90도로 인사하는 문재인의 '겸손'이 김용옥에게 대단한 어필을 했다는 생각입니다. 그의 발언 이력을 보니 그의 평가가 언제 바뀔지 궁금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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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7.04.21 10:07:19

인터벨로 님이 김용옥에 대한 강준만 교수의 글을 길게 인용해주셨네요.

고맙습니다. 

아마 강 교수가 정확하게 본 거겠지요.

나는 그런 것까지는 잘 모르겠어요.

김용옥 선생의 기독교 비판에 대해 나는 동의하지 않고,

'어린애 같이' 자기 도취적인 행태도 내 취향이 아닙니다.

각자 개성이 있으니 그런 방식으로 열심히 살면 됩니다.

그런데 사람의 느낌과 마음이라는 게 미묘해서

어느 지점에서 그게 공명되면 그런 약점까지 받아들이게 되더라구요.

그 '어느 지점'이라는 게 저의 경우에는 노무현입니다.

강준만 선생은 노무현을 오랫 동안 요즘 표현으로 무척 까댔지요?

노무현이 재직 중에 보수 측의 비판이야 당연하겠지만

진보 연 하는 사람들의 비판은, 또는 비난은 내가 보기에 좀 웃기는 시츄에이션이었어요.

그에 관한 저의 글을 여기 다비아에서 찾을 수 있을 겁니다.

강준만 교수가 아무리 딱 부러지는 논리를 제시해도

그게 저에게는 공허하게 들립니다.

문재인이 '겸손'하기는 하지요?

꾸며진 겸손이 아니라는 건 잘 아실 겁니다.

[레벨:7]intervelo

2017.04.21 20:18:35

노무현. 정말 저도 그 지점이 있습니다. 작년 봉화마을에서 그의 묘를 보며 눈물이 한 참 흘렸습니다. 인간 노무현은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있습니다. 그래서 감싸주고 싶고, 이해해 주고 싶었습니다.
대통령 노무현. 이부분은 정말 제대로 복기 해봐야 하는 부분 같습니다. 당시 진보언론의 비판을 누가 야기한 것일까요? 그는 정권을 잡자 마자 한 일이 자신을 지지한 호남을 버린 것이었습니다. 그것도 부패한 세력으로 낙인을 찍어서 말입니다. 대북송금 특검을 내각 모두가 반대하는데 문재인 밀어 붙였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거대 열린우리당을 국민은 만들어 줍니다 (저도 찍었습니다) 하지만 여대야소가 한 것이 무엇이 있는지요? 박근혜에게 밀려 4대 개혁 입법 실패하고 착한? FTA로 서민의 삶은 더 곤고 해졌습니다. 참여정부(작명을 삼성경제연구소에서 했다고 합니다.) 그냥 anything but DJ 하려다 깊이와 철학 부재로 좌충우돌하며 삼성에 질질 끌려 다니다, 막판MB에게 의탁 했다가 배신 당한것 아닌지요. 유시민은 "새누리당에 정권 넘어가도 나라 안 망한다"했지요. 실제 노무현은 박근혜에게 대연정을 하자 했고요 (그가 하면 착한 연정. 남이하면 악마화). 그렇게 이명박근혜에게 정권을 내준 것이 참여 정부입니다. 남은 유산은 권위주의 타파와 시스템화인데 이것마저 문후보가 완벽히 부수고 계신것 같습니다.
저는 지난 겨울 촛불집회에 초기 부터 참여 했습니다. 사람들 날 추운데 잠바 껴입고 나가있는데, 뒤에서 박근혜랑 미팅잡어, 명예로운 퇴로 열어줘 하는 민주당 햐! 정말 얼마나 화가 나던지요. 그러더니 수십만에서 100만 넘어가니 뒤늦게 참여합니다. 팩트입니다. 기사 찾아보면 나오는 것입니다.

문재인.
박원순 지지자들을 적으로 만들고, 이재명 지지자들을 적으로 만들고, 안희정 지지자들을 적으로 만들고, 안철수 지지자들을 적으로 만들고, 심상정 지지자들을 적으로 만들고, 양념이라고 합니다. 정말 독한 양념입니다.
그러면서 홍준표, 유승민의 선전을 기원합니다. (조국교수가 선전을 기원하고 있지요)

문재인 쪽 마타도어 능력은 타 정파를 초월합니다. 타당은 족탈불급이지요. 타의 추종을 불허 합니다.조금만 찾아 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댓글만 찾아봐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심상정을 얼마나 디스 하는지요. 아. 오늘 기사보니 안철수=이명박이라는 유언비어를 유포 했다고 합니다.
목사님. 문재인 세력이 만드는 정치가 두렵습니다. 모든 정의와 선을 자신들이 다 가지고 있다는 오만함이 역합니다. 자신들이 하면 착한 것이고 다른이가 하면 악입니다. 이중잣대가 얼마나 큰지요.

 저는 문재인에게서 겸손의 이미지만 보이지 진실을 볼 수 가 없습니다. 그래서 그와 참여 정부가 했던 것을 열심히 찾아 보았습니다. 왜 진실이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내가 지지 했던 문재인을 왜 사람들이 비토 할까??

목사님. 목사님은 제게 빨간약을 주신 분입니다. 보수교단이 만들어 논 기독교 매트릭스에서 벗어나게 해 주신 분입니다. 큰 은혜이고 항상 감사합니다.

이번 대선은 끝가지 가봐야 알것입니다. 새누리 세력은 소멸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심상정도 선전 했으면 좋겠습니다.

주말입니다. 다소 격한 말 있으면 죄송합니다.

항상 목사님 설교에서 빛을 봅니다.
평안한 저녁 되십시요. 


PS. 강준만 교수. 김대중죽이기와 노무현죽이기란 책으로 민주정부 10년을 만드는데 공헌한 사람입니다. 학자적 양심에서 왜 참여정부는 정권 창출에 실패 했는가를 찾다보니 노무현 비판이 많이 진것 같습니다. 정치를 종교로 만들고 증오심으로 정치하는 친노에 비판이 많지요. 하지만 많이 유해졌더군요.

2. 목사님. 최순실 청문회 때 활약이 많았던 주갤에서 퍼온 글입니다. 팟캐스트 만큼 흥미가 갑니다. 일독을 부탁드립니다

문트릭스 탈출 대서사시.txt - 문재인의 실체 총정리 매우 잘돼있음.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stock_new2&no=1374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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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7.04.21 21:22:21

인터벨로 님과 이렇게 대화하는 게 재미있군요.

신앙적으로 같은 지점에 서 있지만

정치를 바라보는 눈에는 큰 차이가 있네요.

그래도 다 좋습니다.

인터벨로 님도 문재인 포비아를 갖고 있군요.

걱정 마세요.

아마 정용섭 목사가 목회하는 것보다

문재인은 국정을 더 치밀하고 치열하고 인간답고 민주적으로 잘 하실 겁니다.

내기 걸어도 좋아요.

[레벨:7]intervelo

2017.04.22 14:30:46

ㅎㅎ 포비아 없습니다. 목사님.  솔직히 이명박근혜를 경험한 대한민국은 누가 되도 조금이라도 나아 질 듯 합니다.   하도 엉망으로 만들어 놔서 쉽지 안겠지만 말입니다. 

공포증 없고요. 지난 대선에 우리 부부가 2표나 찍었는데요. 

제가 어려서 부터 정덕이라 오랫동안 정치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아내가 집안일이나 걱정 하라고 타박할 정도로요. ㅎ 

전공도 역사에 사회학이니 얼마나 정치에 관심이 많겠습니까.  문재인도 호감을 느끼고 봤던 사람이고 지지 했었죠..  그런데 지난 4년을 지켜보니 생각이 많이 바뀔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람 좋은 것으로 대통령을 하는 것은 아니 니까요.  주위에 좋은 분들도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정말 제가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여전히 그의 주위에 있습니다. 조기숙, 탁현민, 정청래, 문성근 등.   이들에게 영향 받은 깨시민들... 정치를 종교로 만드는 이들이 걱정 됩니다. 


아휴. 목사님이 문재인 같이 대구성서아카데미를 이끌었다면 함께하지 못했을 겁니다. 그는 19대 국회 법안 통과가 0으로 최하위 권입니다. 또, 이렇게 생각 다른 제글도 넉넉히 읽어 주시고요.  존경이 됩니다.^^


말씀 준비에 바쁘실 듯 합니다.  평안이 가득한 토요일 오후 되시기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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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7.04.22 21:14:23

예, 잘 알았습니다.

재미로, 또는 축제로 알고 대선 날짜를 기다려봅시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 신경 좀 써주실라나 모르겠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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