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 구원(29)

조회 수 1056 추천 수 0 2018.02.09 22:20:49

(29)

존재 지향적 목회의 구체적인 예를 몇 가지만 들겠다. 먼저 존재 지향적 설교 행위다. 존재 지향적 설교는 설교 자체에 집중하는 설교를 가리킨다. 설교 행위 자체가 아니라 설교를 들어야 할 회중들에게 집중하는 설교가 많다. 그런 설교를 하는 목사들은 설교의 목적이 회중들에게 은혜를 끼치는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이게 당연한 것처럼 보이겠지만, 그리고 신학대학 설교학 교수들이 그렇게 가르치기도 하겠지만, 설교 행위에 대한 오해에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설교 행위는 말하기에 앞서 듣는 것이다. 일단 하나님의 말씀을 들어야 한다. 구약의 선지자들도 선포하기에 앞서 들었다. 들은 충격이 너무 커서 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브라함도 하나님의 말씀을 들었고, 모세도 역시 마찬가지다. 이사야와 예레미야 등, 모든 선지자들은 다 하나님의 말씀을 들었다. 그걸 신탁(神託) 경험이라고 한다. 오늘의 설교자들도 자신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들었다고 주장할 것이다. 그런 설교자를 향해서 당신은 못 들었어.’ 해봐야 소용이 없다. 그들이 전혀 못 들은 것은 아닐 것이다. 다만 회중들의 영혼을 책임질 수 있을 정도의 깊이에서 말씀을 들은 건 아니다. 자신의 수준에서만 들은 채, 또는 전혀 감을 잡지 못하면서 들은 것처럼 착각한 채 나는 설교자야.’ 하고 큰소리친다. 그런 설교자들 앞에서 회중들의 영혼은 훼손된다. 특히 영혼이 예민한 신자들은 상처를 갑절로 받는다. 아주 심한 경우에는 자학에 이른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다는 것은 성경 텍스트의 깊이로 들어간다는 뜻이다. 그 깊이에 하나님의 말씀이 숨어 있다. 은폐성이 하나님 말씀의 속성이다. 앞에서 차창룡 시인의 시를 인용했는데, 다시 이시영 시인의 한 줄로 된 시를 인용하겠다. 제목은 산길이다. ‘밤새워 고라니가 파놓은 흙 위에 흰 눈이 소복이 쌓이셨다이런 결정적인 순간은 사람들 눈에 뜨이지 않는다. 고라니가 파놓은 건지 아닌지도 확인할 길은 없지만 시인의 눈에 그렇게 보인 것이다. 눈은 그냥 쌓였다고 말하면 안 되고 쌓이셨다고 존칭으로 묘사되어야 한다. 아주 작은 사물과 순간에 대한 시인의 경건한 마음이 마치 기도처럼 바쳐진 것이다. 이런 따뜻하고 세밀하며 심층적인 통찰 없이 성경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다는 주장은 허튼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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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3]하늘연어

2018.02.10 17:49:37

이 세상 모든 이들 중 그런 은폐된 언어의 세계를 세밀하게 통찰하면서

하나님의 말씀을 알아 듣고, 그 말씀의 깊이로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그 사람들만이 사랑의 대상일까요. 화가 나네요....


이 시대의 신학대학은 목회 자가 아닌,

목회 업자를 양산하는 곳이 되어버린 건가요??


하나님을 두려워 한다면 어찌 저리도 겁대가리(?)들이 없는지....

늘 의아 했었는데..


하나님 말씀이 아닌,

돈과 청중의 환호에 목마른 목사들이 많은 모양입니다.


오늘 목사님 앞에 외람된 막말을 토로했습니다.

용서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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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8.02.10 22:39:35

용서는 무슨 용서라구요.

겁대가리 없는 설교자들이 많고

거기에 호응하는 신자들도 많으니

그런말 들어 싸지요.

3월8일에 열리는 50회 국가조찬기도회에

소강석 목사가 설교자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입니다.

밖에 세워도 부끄럽지 않을만한 설교자들도 많은데

하필이면 밤무대 스타일의 설교자를 선정했다니

유구무언입니다.

교회 정치로 변질된 국가조찬기도회 같은 거

하루빨리 없어지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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